한국판 뉴딜 실효성 의문...“이름만 ‘뉴딜, 진짜 ‘뉴딜’ 아냐”

재계, 경기 부양 효과 없고, 국가채무만 늘려 장기성장에 역효과
시민단체, 패러다임 전환 명확하지 않아...과거 성장주의 정책 답습

김사선 기자 승인 2020.07.23 10:13 | 최종 수정 2020.07.23 10:17 의견 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한국판 뉴딜 국민보고대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해 경기 부양 효과가 없고, 국가채무만 늘려 장기성장에 역효과를 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 구체적인 실행계획이 불분명하고 패러다임 전환이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14일 한국판 뉴딜 정책 구상과 계획에 대해 선도국가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으로 대전환한다는 비전과 함께 '선도형 경제, 저탄소 경제, 포용 사회'로 도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는 2025년까지 국고 114조원을 직접 투자하고, 민간과 지자체까지 포함하여 약 160조원을 투입하겠다"는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특히 "2022년까지 국고 49조 원 등 총 68조 원을 투입하여 체감할 수 있는 변화를 만들어내겠다"면서 "새로운 일자리도 2022년까지 89만 개, 2025년까지 190만 개가 창출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재계 등 일각에서는 한국판 뉴딜 정책에 대해 경기 부양 효과가 없고, 국가채무만 늘려 장기성장에 역효과를 줄 것이라며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새로운 것이 없는 한국판 뉴딜 정책, 예비타당성조사 조차 통과하지 못하는 사업 등의 추진은 생산적인 곳에서 세금을 걷어 비생산적인 곳으로 재원을 이전하는 행위에 지나지 않아 경기부양 효과는 없고 국가채무만 증가해 장기성장에 역효과를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책부작용을 재정으로 해결하려는 재정만능주의로 인해 국가채무가 지난 3년간 104조600억원이 증가했고 올해는 111조원이나 증가할 것”이라면서 재정만능주의가 만연하고 국회의 '나라살림 지킴이' 역할마저 실종되면서 국가 부도위기를 겪은 나라들의 전철을 밟고 있다고 우려했다.

환경단체들도 국비 73조4000억원을 투자할 '그린 뉴딜'에 대해 '그린 없는 그린뉴딜'이라고 비판한데 이어 노동시민단체도 “이름만 ‘한국판 뉴딜’이지, 진짜 ‘뉴딜’이 아니다.”며 평가절하했다.

참여연대 및 시민사회단체도 정부가 주축이 돼 신산업을 육성하려는 과거 성장주의 정책과 하등 다를 바 없다며 한국판 뉴딜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다.

윤홍식 참여연대 사회복지위원회 위원장(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은 “문재인 정부의 뉴딜은 보수정부 시기와 비교하면 진전된 내용을 담고 있는 게 분명하다”며 일부 내용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한국판 뉴딜은 개발국가의 산업정책이라는 한국의 오랜 전통에 기초한 또 하나의 성장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윤홍식 위원장은 ‘뉴딜’로서의 결격사유로 패러다임 전환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을 꼽았다.

윤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도 이전 보수정부와 같이 재정균형과 인플레이션을 중심으로 한 경제정책에 기초하고 있다는 점에서 기존 신자유주의 패러다임에서 변화하지 않았다”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는 현재 코로나19 상황을 예외로 인식하지, 패러다임을 전환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비판했다.

또 국내 환경단체들은 문 대통령이 73조4000억원을 투자해 일자리 65만9000개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한 그린 뉴딜에 대해 비판했다.

녹색연합 관계자는 "이번 그린뉴딜 계획에는 목표가 보이지 않는다"며 "이번 정부 발표에는 지극히 추상적이고 막연한 방향만 담겨있을 뿐, 구체적인 목표는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며 "어디로 가야 할지 목표와 방향이 없는 그린 뉴딜로는 닥쳐오는 기후재난에 맞서 국민들의 삶을 지킬 수 없으므로 목표와 방향을 다시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한국판 뉴딜의 핵심 뼈대인 일자리정책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박용석 민주노총 부설 민주노동연구원장은 “정부는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 창출’을 국정과제로 제시했으나 공공서비스 인력 확충 정책은 거의 외면하고 있다”며 “지금 곳곳에서 벌어지는 휴·폐업이나 구조조정 등 고용위기 상황에 대한 예방대책도 없다”고 비판했다.

경제전문가는 “한국판 뉴딜정책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추진의지와 비전 제시에도 불구하고 구호만 있고 실행계획이 없다”면서 "비전과 목표에 동감하더라도 얼마나 실현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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