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중공업 동서울터미널 재개발 일방추진에 임차상인 반발

상인비상대책위 “30년간 상권 개발한 상인 불법 강제퇴거 즉시 중단해야“
한진중공업 “법적 문제 없어, 사전협의 요청시 대화에 나서겠다”

김시우 기자 승인 2020.01.17 13:22 | 최종 수정 2020.01.17 16:43 의견 0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 조감도[사진=연합뉴스]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 조감도[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동서울터미널 재개발을 두고 이해 당사자인 임차상인과 한진중공업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17일  동서울터미널 임차인 비상대책위원회와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지난 15일 동서울터미널 임차상인들이 한진중공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동서울터미널 재개발 반대 및 보상안 촉구 시위를 벌였다.

한진중공업이 재개발을 이유로 터미널 내의 모든 상점에 대해 2020년 1월 1일부터 동서울터미널에서 나가라는 강제 퇴거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임차상인들은 이날 집회에서 대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강제퇴거 내용증명을 발송한 한진중공업에 투쟁 결의를 다졌다.

임차상인들은 “한진중공업이 30여 년간 상권을 개발해 온 상인들을 일방적으로 내쫓고 재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면서 “상생협의에 조속히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어 “한진중공업이 현재 서울시와 사전협의도 없는 상태에서 개발계획을 명분으로 터미널의 모든 상점을 쫓아내고 있다”며, “터미널은 공익 시설로서 재건축은 터미널 이용객의 불편을 최소화하고 터미널 상인의 생존권을 보장하는 체계적이고 합법적 방법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동서울터미널을 관리·운영하던 한진중공업이 1년 단위로 해오던 임대차 계약을 지난해 12월 31일부터 중단하면서 임차상인들은 빈손으로 터미널을 떠나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대부분의 상인들은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이 임차인을 보호해주는 기간인 10년이 지난데다, 한진중공업이 임대차 계약 만료 약 2개월 전에 내용증명을 보내 임대차 계약 종료 의사를 표명하면서 법적인 보호도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고희동 동서울터미널상인대책위원장은 “30년 동안 하루 수만 명이 이용하는 버스 터미널에 승객의 편익을 위해 앞장섰고, 동서울터미널의 가치상승 및 상권개발에 핵심적 역할을 했다.”며 “이 모든 노력은 한진중공업으로부터 존중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은 상생을 외면하고 일방적으로 내쫓는 불법 강제퇴거를 즉시 중단하라”며 “임차상인과 공존하는 상생의 재건축을 추진하라”고 촉구했다.

한진중공업은 상가임대차보호법으로 임대차계약 당시 ‘재개발을 한다면 퇴거 조치를 하겠다’는 계약을 명시했고, 미리 퇴거 조치사항을 전달했기 때문에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재건축을 위해 서울시와 사전협상에 들어간 2017년부터 1년 단위로 계약을 맺었고, 재건축 여부에 따라 계약 갱신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도 충분히 알렸다”며 “계약서의 절차대로 이행했고, 사전에 미리 퇴거조치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어 “원만한 해결을 위해 사전협의를 추진할 계획이지만 비대위측의 공식적인 대화요청이 없다”면서 “정식 채널을 통해 협의하자는 요청이 온다면 대화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고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의 정식 협의 요청이 없었다는 주장에 “한진중공업에 수차례 면담을 요청했지만 거부당했다”고 반박했다.

고 위원장은 “한진중공업이 임차상인들의 상생대책 협의 요청을 무시하고, 재건축 설명회 한번 없이 무조건 나가라는 내용증명을 보내는 등 임차상인들을 협박하고 있다”면서 “공식 협의 요청을 했지만 묵묵부답으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전협의 없이 재개발을 추진한다면 상생대책이 관철될 때까지 사즉생의 각오로 강력 투쟁하겠다”고 강조했다.

임차상인들은 서울시에 개발사업 협상시 구제방안이 포함되도록 중재를 요청했다.

고 위원장은 "지난 12월 23일 박원순 서울시장을 면담했을 때 사전협의가 진행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생 재건축을 명령하겠다는 약속 정도만 받았다"면서 "서울시와 한진중공업이 함께 모여서 이 문제를 잘 해결할 수 있는 재건축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서울시 관계자는 “아직 비대위와 한진중공업이 사전협의가 되지 않았고, 개발주체가 한진과 신세계로 바뀌면서 구체적인 개발 계획안을 받지 못했다”면서“사업 계획서가 제출되면 검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동서울터미널 재개발을 위해 작년 7월, 신세계 계열 부동산 개발업체인 신세계프라퍼티와 합작하여 신세계동서울PFV를 설립했고, 구의동 동서울터미널 부지를 10월, 신세계동서울PFV에 약 4천억에 매각했다. 지분은 신세계동서울PFV가 85%, 한진중공업이 10%, KDB산업은행이 5%다.

저작권자 ⓒ 토요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