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진출 20년 만 쾌커…5G 시장 뚫은 삼성전자 “버라이즌에 8조원 장비 공급”

세계 최대 규모 단일 수출 계약 체결
미국 이어 유럽·인도 등에서도 추가 수주 기대
협력사 매출·고용 확대 전망

김동현 기자 승인 2020.09.07 12:34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삼성전자가 국내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을 따냈다.

7일 삼성전자는 미국 1위 통신사업자이자 이동통신 매출 기준 세계 1위 통신사업자인 버라이즌과 7조9000억원(미화 66억4000만달러)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계약을 맺었다고 공시했다. 계약기간은 오는 2025년까지다. 국내 통신장비 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단일 수출 계약이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버라이즌에 5G 이동통신 장비를 포함한 네트워크 솔루션을 5년간 공급하고 설치, 유지보수를 하게 된다.

이번 계약은 삼성전자가 미국 5G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는 의미를 가진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서비스 시장이자 세계 기지국 투자의 20∼25%를 차지하는 미국 시장 진출 20여 년 만에 핵심 장비 공급자로 인정받게 된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삼성전자의 해외 5G 시장 확대에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앞서 미국은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민간 통신사업자를 위한 6GHz 이하(서브-6GHz) 주파수 경매를 완료했다. 이전까지는 고주파 대역을 중심으로 경매가 이뤄졌다. 그간 주파수 부족으로 5G 망을 확대하지 못했던 버라이즌은 주파수 경매 완료를 계기로 5G 투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다른 미국 통신사들 역시 4분기부터 5G에 대규모로 투자할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미국의 5G 투자 확대 기조에서 혜택을 톡톡히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미국 통신사들이 세계 1위 통신장비사인 화웨이의 장비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에릭슨, 노키아와 함께 삼성전자가 미국 이동통신사에 5G 장비를 나눠서 공급하는 ‘3파전’이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규모 수주로 미국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 확대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미국 최대 통신사업자의 기술, 보안 검증을 통과했다는 점을 내세워 유럽 등 다른 국가에서도 5G 장비 영토를 넓히는 데 활용할 수 있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는 이미 미국에 이어 영국, 캐나다, 호주, 인도 등이 자국 5G 네트워크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겠다고 밝힌 상황이어서 화웨이의 빈자리를 삼성전자가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삼성전자가 최근 5G 장비 수주 계약을 한 캐나다 이통사 텔러스는 기존에 화웨이 장비를 100% 사용하고 있었으나, 5G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면서 삼성전자, 에릭슨, 노키아를 장비 공급사로 선정한 바 있다.

이번 수주는 코로나19로 생긴 수출 공백을 메우면서 많은 중소 협력사들의 매출 확대와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삼성전자는 국내 중소 장비부품회사 86개사와 협력해 네트워크 제품을 제조하고 있고, 5G 장비는 국내 부품비중이 40∼60%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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