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끌’ 갭투자 후유증...전세보증금 반환 못한 집주인 급증

HUG, 1~8월 대위변제 3015억원 ‘사상 최대’

김사선 기자 승인 2020.09.07 12:34 의견 0

 

[토요경제=김사선 기자] 올해 전세 계약기간이 끝났음에도 전세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못한 집 주인이 늘면서 보증기관이 집주인 대신 세입자에게 돌려준 보증금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최근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로 향후 매매시장이 하락세로 전환할 경우 전세를 끼고 갭투자를 한 집주인들이 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돌려주지 못하는 '갭투자 후유증' 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7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에 따르면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대위변제 금액은 올해 1∼8월 3015억원(1516가구)으로, 작년 한 해 총액인 2836억원(1364가구)을 넘어섰다.

전세금반환보증보험은 집주인이 임차 계약 기간 만료 후에도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면 보증기관이 가입자(세입자)에게 대신 보증금을 지급(대위변제)해주고, 나중에 구상권을 행사해 집주인에게 청구하는 상품으로 2013년 9월 도입됐다.

공공기관인 HUG와 민간기관인 SGI 두 곳만이 반환보증을 취급한다. HUG와 SGI가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전세금을 주고, 차후 집주인에게 구상권 등을 청구해 회수한다.

2013년 9월에 출시된 해당 상품의 대위변제 금액은 실적 집계가 시작된 2015년부터 매년 증가하고 있다. 대위변제 금액은 2017년 34억원에서 2018년 583억원으로 폭증했고, 올해는 아직 4개월이나 남은 시점에 3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이 늘어나는 것은 '갭투자' 영향 때문으로 풀이된다.

영혼까지 끌어다 대출받아 투자한 이른바 '영끌' 갭투자자들이 정부규제와 세 부담 상승, 경기침체, 코로나19로 자금력이 약해졌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도입 등 새 임대차법 시행으로 집주인과 세입자 간 갈등과 전세보증금 반환 분쟁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우려한 세입자들의 전세보증금 반환보증보험 가입 수요도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세보증금반환보증보험 발급 금액(가구 수)과 보증사고 금액(가구 수)은 지난해 각각 30조6443억원(15만6095가구), 3442억원(1630가구)으로 상품 출시 이후 연간 최대치였다.

올해는 지난달까지 각각 22조9131억원(11만2495가구), 3254억원(1654가구)을 기록 중이라 이 역시 연간 최대치를 경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HUG는 임차인의 보증금 보호 강화를 위해 전세보증금 반환 보증료율을 기존 2단계에서 18단계로 세분화하고, 그간 보증가입이 어려웠던 다가구·다중주택의 세입자 가입 요건을 개선해 이날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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