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바꾼 배달 생태계…“자전거로 등록하고 오토바이로” 꼼수 급증

배달의민족, 21일간 154건 적발
등록 운송수단 위반 119명 등…최종 계약 해지 및 재계약 불가 조치

김동현 기자 승인 2020.09.17 10:54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코로나19로 비대면 소비가 대세로 떠오르며 배달앱 시장이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제도의 허점을 노린 꼼수들이 등장해 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운송수단을 자전거로 등록하고 실제로는 오토바이로 배달하는 이른바 ‘자토바이’족이 늘고 있는 것이다.

17일 배달업계에 따르면 맛집 배달 서비스 ‘배민라이더스’를 운영하는 우아한청년들은 최근 라이더(배달원·배달 대행기사)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배송정책 위반 적발 현황을 공개했다.

우아한청년들은 “지난달 28일 배송정책 위반 제보센터가 신설된 이후 21일간 총 697건의 위반 의심 건이 제보됐다”며 “이 가운데 단순 의견이나 정보 불충분 건을 제외한 154건에 대해 주의 시정 요청, 재발 방지 서약서 작성, 계약 해지 등의 조치가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등록 운송수단 위반으로 확인된 119명과 타인 계정 공유 사실이 확인된 15명은 소명 절차를 거쳐 최종 계약이 해지됐고, 재계약이 불가하도록 조처됐다”고 강조했다.

특히 업계에서는 ‘등록 운송수단 위반’이 최근 빈번하게 일어난다고 성토한다. 등록 운송수단 위반은 라이더가 자전거·킥보드로 운송수단을 등록해놓고, 실제로는 오토바이·자동차를 이용해 신속하게 배달하는 경우를 말한다. 이 같은 일이 빚어지는 까닭은 배달 주문을 할당할 때 단거리 주문일수록 자전거, 킥보드, 도보를 우선시하기 때문이다.

현재 배달 거리 1㎞ 이내는 도보, 2㎞ 이내는 자전거·킥보드, 3㎞ 이상은 오토바이가 우선 배차된다. 이에 따라 등록 수단과 달리 오토바이를 몰래 이용하게 되면 그만큼 많은 단거리 주문을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어 더 많은 돈을 손에 넣을 수 있다.

이를 두고 업계는 “배달 시장이 커지면서 경쟁도 치열해지자 이 같은 꼼수까지 나타난 것”이라는 의견이 분분하다.

라이더들이 모인 온라인 공간에서는 이 같은 사례를 ‘자토바이’(자전거로 등록 후 실제 오토바이로 배달), ‘킥토바이’(킥보드로 등록 후 실제 오토바이로 배달) 등으로 부르며 조속한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우아한청년들은 이 같은 문제가 불거지자 지난달 제보센터를 만들고 현장 라이더들로부터 제보를 받아왔다.

우아한청년들 측은 “등록 수단과 다른 교통수단으로 배달을 하다가 사고가 나면 보험 적용이 안 돼 많은 문제가 발생한다”며 “이 같은 ‘꼼수’를 쓰지 못하도록 발견하는 대로 엄정하게 조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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