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선 시인의 土曜 詩論]

정진선 시인 승인 2020.09.19 09:30 의견 0

  정진선

꽃동산에서 놀던

아이의 손이

사금파리에 찔렸다

 

우는 걸 달래면서도

 

조심해서 놀지

못 했느냐고

혼을 낸다

 

꽃동산은

정말 아름답게 가꾸어 졌지만

 

신비롭게 느꼈던 꽃향기는

아픔과 질책으로 엮이면서

두려운 존재가 된다

 

꽃을 꺽어

묶을 수 있는 끈이

그리 만들어졌다

 

세상을 살아가기 위한 교육은 많은 이유로 각색하여 인식하거나 또는 다른 모습으로 다가 온다. 받아들이는 사람의 내면 틀에 맞춰져 흡수되기 때문이다.

사금파리를 품은 꽃의 뿌리. 아이에게 아픔을 줄지는 몰랐다. 향기는 위험을 감추게 한다. 아니 아직 알기 전이 맞다. 그러한 사실에 대해 경험이 더 많이 축적된 인식은 영역의 확대를 강요한다. 봄이 오기를 강요하는 것은 꽃보다 겨울일 수 있는 것처럼.

엄마는 아픔을 회피하는 훈련으로 “이거 하지마” 라고 한다. 아이는 사금파리를 찾고 있지 않았는데도 말이다. 이제 아이는 가꾸지 않고 꽃을 꺽는다. 안전하게 향기를 즐길 수 있는 경험을 강요받게 된다. 사회의 격은 사금파리를 욕하고 피하는 법을 얘기하는 어떤 수준이다. 쓰게 될 끈은 그 수준에 맞추어 만들어진다.

다치기 싫어 가꾸지 않는 손. 꺽어지는 꽃 무더기. 다양한 끈. 그리 꽃다발 만들다 보면 꽃동산은 어찌될까?

시인 정진선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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