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공사, '사조직' 비리 알고도 덮었나

공사 측 “지난 국감 때 언급된 사조직과는 별개”
“내부감사, 다음달 국감 전까지 마무리”

신유림 기자 승인 2020.09.25 15:22 의견 0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한국가스공사 내에 인사까지 개입하는 사조직이 있다는 폭로가 나온 가운데 지난해 국감에서도 사조직의 실체가 언급된 바 있어 공사가 이를 알고도 덮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주회’라 불리는 가스공사 내 사조직은 약 40여명의 전‧현직 임직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인사에 막강한 영향력이 있는 1급 이상 직급자(퇴직자 포함) 15명도 참여했다. 

이 중 본부장급 이상은 5명이고 그중 2명이 감사실 소속 직급자다. 또 1급 간부 10명 중 8명이 감사실 소속이다. 고위급 15명 중 10명이 감사실 소속인 셈이다. 이는 곧 ‘셀프감사’로 이어져 감사 행위 자체가 유명무실해질 수밖에 없다.

2010년 결성된 수주회는 대구지역 회원들이 매주 수요일 퇴근 후에 모인 데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특히 이들은 수년에 걸쳐 인사에 개입해왔다는 게 내부자의 증언이다.

내부자의 폭로에 따르면 수주회는 상사·동료·타부서 직원들에 대한 인사고과를 조작하고 회원들에게 승진평가 결과 등의 조작을 지시하는 방법으로 인사에 개입했다.

사조직의 실체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10월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국정감사에서도 김경협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사조직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2015년 당시 공사는 배임 혐의로 전임 사장을 고발해놓고도 정작 검찰수사 과정에서는 공사 예산으로 전 사장과 현 부사장의 구명활동을 벌였다.

당시 김 의원은 국감에서 “공사 내 특정 사조직 세력이 비밀리에 공사 돈을 써서 법무법인에 법률자문을 의뢰하고 그 자문을 통해 전 사장과 현 부사장이 검찰수사망에서 빠져나온 것”이라며 기획재정부에 직무정지 및 수사의뢰를 촉구한 바 있다.

이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산업통상자원부와 협의해 관련 내용을 파악해 보겠다"고 답했다. 

공사 관계자는 이번 사조직 의혹에 대해 “지난 국감에서 언급된 사조직과 현재 감사 중인 사조직은 전혀 다르다”며 “당시 김 의원은 출신학교를 따지면서 학연을 사조직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재 내부감사 중이라 이에 대해 언급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다"며 "다음달 국감 전까지 마무리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내부자의 증언에 따르면 일부 공사 직원이 승진을 위해 수주회에 가입하기까지 했다는 점에서 역대 사장들과 공사 측이 해당 사조직의 존재를 몰랐다는 반론은 신빙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현재 진행 중인 내부감사가 얼마나 투명성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럼에도 만일 이번 감사에서 해당 사조직과 그들의 전횡이 밝혀질 경우 공정가치를 추구하는 문재인 정부의 가치를 공기업이 정면으로 위배했다는 점에서 채희봉 사장의 책임론이 불거질 수도 있다.
 
한편, 공사는 다음달 20일 국정감사를 앞두고 있어 이번 수주회 부당 인사개입 의혹의 후폭풍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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