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정기인사는 옛말?…코로나가 앞당긴 유통가 ‘인사 시계’

롯데·이마트 조기 ‘인사 카드’…코로나19 위기 돌파 위한 “고삐 죄자”
롯데, 창사 이래 첫 비정기 인사…11월 인적 쇄신
이마트, 지난해 이어 올해 역시 이르면 이달 중 인사 전망

김동현 기자 승인 2020.10.13 13:43 의견 0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유통가의 인사 시계가 빨라졌다. 코로나19로 급변하는 시장에 위기 돌파를 위한 쇄신의 고삐를 죄겠다는 강한 의지로 풀이된다.

13일 재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부진한 실적을 낸 롯데‧신세계그룹이 정기 인사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은 매년 12월 초·중순께 임원 인사를 단행했지만, 올해는 그 시기가 11월로 빨라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앞서 롯데그룹의 조기 인사설은 올해 8월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전격 퇴진하면서부터 끊이지 않고 있다. 당시 황 부회장 퇴임과 함께 롯데지주와 롯데물산, 롯데하이마트 등 일부 계열사 대표들도 교체됐다.

롯데가 연말 정기 인사철이 아닌 시기에 임원 인사를 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업계는 신동빈 회장이 롯데가 처한 상황을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해석하고 있다. 실제 올해 2분기 롯데그룹 양대 축인 유통‧화학 부분의 영업이익은 각각 98.5%, 90.5%로 급감해 모두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라는 특수 상황이 있지만, 업계의 다른 기업에 비해서도 유독 실적이 저조한 것을 두고 신 회장이 위기의식을 더욱 크게 느꼈다는 시각도 있다. 롯데그룹은 인사에 앞서 매년 11월께 각 계열사 대표로부터 받던 임원 평가서를 올해는 이미 추석 연휴 이전에 받은 것으로 알려져 인사 시기가 앞당겨질 것이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인사 규모에도 관심이 쏠린다. 롯데는 지난해 계열사 대표 22명을 바꾸는 대규모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6월 이후 임직원 30여명을 줄였던 롯데지주의 경우 이후 추가로 일부 계열사로 직원들을 보내는 등 몸집 줄이기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재계에서는 지난 8월 이후 일본에 머무는 신 회장이 귀국하는 대로 인사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이마트도 이르면 이달 중 인사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마트는 신세계와 함께 매년 12월 1일 자로 정기 인사를 했지만, 지난해에는 2분기에 창사 이래 첫 분기 적자를 내자 관례를 깨고 인사 시점을 한 달 이상 앞당기며 예외적으로 10월 중순에 정기 임원인사를 단행한 바 있다. 당시 이마트는 할인점 부문 부진이 계속되면서 2분기 연결기준 474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이에 컨설팅사 출신인 강희석 대표를 영입하고, 이마트 부문 임원 40명 중 11명을 한꺼번에 교체하는 등 ‘고강도’ 쇄신을 단행했다. 당초 이마트가 정기 인사를 한 달 이상 앞당겨 실시한 것도, 외부 출신 대표를 영입한 것도 모두 처음이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연말 정기 인사를 앞당겨 이르면 이달 말 단행할 예정인 것으로 점쳐진다. 최근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 총괄사장은 각각 이명희 회장으로부터 지분을 증여받아 이마트와 신세계 1대 주주로 부상했다. 이번 증여로 분리 경영이 가속화되면서 어느 해보다 코로나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설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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