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직장’ 코트라, 국감서 집중 포화···‘금 간’ 권평오 대표 리더십

관리부실 백화점 코트라 해외무역관···3년간 568건 감사지적
해외무역관, 관용차 운용지침 무시···국민 혈세로 전지휴양비 지급
잇단 해외무역관 성폭행·성희롱···성폭행 혐의 무역관 ‘억대 퇴직금’

신유림 기자 승인 2020.10.15 16:29 | 최종 수정 2020.10.15 21:57 의견 0
 권평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사장. (사진=연합뉴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이하 코트라)가 ‘종합세트’를 방불케 하는 각종 비위 행위로 국감에서 집중 포화를 맞고 있다. 이에 ‘코트라다운 코트라를 만들겠다’던 권평오 대표의 리더십에 금이 간 모습이다.
 
15일 국정감사에 따르면 코트라는 해외무역관의 부적절한 회계처리, 자금유용 등과 관용차 운용지침 무시, 잇단 성범죄와 직장 내 괴롭힘, 또 이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 전지휴양비와 퇴직금 과다 지급 등으로 그 민낯이 여실히 드러났다.

◆ 관리부실 백화점 코트라 해외무역관···3년간 568건 감사지적

수출 중소기업을 위해 현지 마케팅, 조사사업 등을 담당하는 코트라 해외무역관의 부적절한 회계 처리, 자금유용 등의 감사 지적이 전체 568건에 달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의원이 코트라로부터 제출받은 ‘2017~2019년도 연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해외무역관 125개소가 코트라 감사실로부터 총 568건의 지적을 받았다.

주요 지적사항으로는 부적절한 회계 처리다. 중남미의 A무역관의 경우 사업비 계좌 금액이 실제 장부 금액보다 적은 ‘마이너스 계좌’가 총 619건 발생했고 유럽의 B무역관은 최대 91일간 ‘마이너스 계좌’를 기록했다.

미국의 C무역관에서는 330만원가량(2904달러)의 아마존 기프트카드를 기관 비용으로 구매해 상품권 구입 지침을 어긴 사례가 나왔으며 D무역관의 경우 사용 목적을 부실 기재한 교통비 청구 내역이 총 736건으로 나타났다. 

무역관의 사업비를 개인이 유용한 사례도 있다. 유럽의 E무역관의 경우 자녀교육비 중 개인 부담분을 무역관 사업비로 청구하고 F무역관의 경우 139만원 상당의 사택관리 용품을 본사 승인 없이 기본사업비로 처리했다. 중남미 G무역관은 공용차와 개인차량에 대한 주유를 구분하지 않고 주유대를 집행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런 상황에도 코트라의 징계는 대부분 경징계에 그쳤고 전체 지적의 60%가량이 후속 조치가 없었다. 3년간 본사의 징계는 단 1건으로 후속 조치 없이 주의만 부과되는 ‘현지조치’는 337건에 달했다. 전체 감사 지적의 60%가량이 현지조치로 처리된 것이다. 

강 의원은 “무역관 1곳 당 감사실의 평균 지적 건수는 4.5건으로 무역관의 관리가 미비한데도 대부분이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며 “무역관은 본사와 물리적 거리가 있는 기관인 만큼 본사에서 해외무역관 관리에 더욱 철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코트라 해외무역관 관용차 운용지침 무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최승재 의원은 “코트라 해외무역관 관용차 운용지침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공직기강 해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KOTRA의 해외무역관 관용차량 운용지침은 국산차 구입이 원칙이며 국산차량 구매에 어려움이 있는 지역이거나 수리가 곤란한 지역의 경우 예외적으로 외제차를 구매할 수 있다. 또한 안전과 관련한 사양 외에 불필요한 사치성 사양은 배제함을 원칙으로 한다.

그러나 코트라 해외무역관 관용차 운용 현황을 보면 총 116대의 차량 중에 외제차의 비율은 20%인 23대이며 세부내역을 보면 외제차를 구입한 무역관들은 특별히 국산차를 이용하기 힘든 지역들이 아니었다. 

오히려 에디오피아나 가나 같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국산차를 운용하는데도 뉴델리, 멜버른, 상하이 같은 대도시에서 외제차를 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특히 바그다드 무역관에서 구매한 1억6000만원이 넘는 일본 렉서스 차량은 지침을 위반한 사치성 사양이 많이 포함되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 코트라, 성폭행 혐의 前 파리무역관 ‘억대 퇴직금’ 지급

코트라가 같은 사무실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는 前 파리무역관장에 대해 아무런 징계도 없이 직권면직하고 2억원에 가까운 퇴직금까지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수진 의원이 코트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前 파리무역관장 A씨는 지난해 1월 해당 사무소에서 근무하던 한국인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돼 현재까지 구속수사 중인 상태다. 

이에 코트라는 “지난해 2월 A씨의 구속수감으로 무역관장으로서의 직무수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직위해제했다”며 “수사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해 같은 해 7월 직권면직 처리했으나 수사 중인 사실만으로는 징계처분이 불가능했다”고 밝혔다.

또 코트라는 A씨가 직권면직되자 1일 통상임금액 31만4455원에 근속연수를 적용한 퇴직금 1억8407만2489원을 전액 지급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코트라가 아직도 ‘제 식구 감싸기’에 여념이 없다”며 “성범죄로 징계를 받고 퇴직하면 재취업이 힘들 것을 우려해 일부러 징계하지 않은 것”이라며 공사의 부적절한 처신을 질타했다. 

◆ 국민 혈세로 지급되는 전지휴양비

코트라는 최근 5년간 명확한 근거 규정 없이 내부 결재만으로 해외 무역관 직원과 동반가족들에게 총 23억원의 전지휴양비를 지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코트라는 예규에 따른 특수지·고지대 명목 외에 ‘생활여건 낙후지역’이라는 유형을 임의로 신설해 해당 지역의 무역관 직원과 가족들에게 총 5억4000만원의 전지휴양비를 지급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 의원은 “정부출자 100% 기관인 코트라가 최근 30억원의 영업손실까지 입은 상황에서 직원들 해외휴양비까지 지급하는 것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공사 경영 차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며 “체재비 삭감을 비롯해 전지휴양비 예산을 대폭 감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잇단 해외무역관 성폭행·성희롱

코트라 해외무역관의 성폭행, 성희롱, 직장 내 괴롭힘이 잇달아 발생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구자근 의원이 밝힌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월 코트라 프랑스 파리무역관장으로 근무하던 A씨가 여직원을 성폭행한 혐의로 현지 경찰에 체포됐다. 

또 같은 해 9월에도 말레이시아 코알라룸푸르 B무역관이 현지직원을 성희롱해 피해 신고가 접수됐으나 코트라는 자체감사 결과 ‘비위의 정도가 약하고 경과실’이라며 견책처분을 내렸다.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해 C무역관장은 회식자리에서 직원에게 폭탄주를 마시도록 강요하고, 여직원이 혼자 사는 집으로 2차를 요구했다. 또 예산을 사적으로 사용하는 행위 등 직장 내 괴롭힘 행위로 감봉 처분을 받았다. 

D무역관 과장은 반복적인 욕설과 폭언을 일삼아 직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 또 직원들 앞에서 특정 직원에게 모욕감을 주고 반복적으로 개인 심부름을 시키기도 했다. 특히 임산부에게 휴일근무를 강요하는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아 감봉 징계를 받았다. 

또한, 비서가 못생기고 뚱뚱하다고 발언하며 외모비하 발언과 함께 “우리 직원들은 시장점원, 전화판매원 같다, 직원들 지식이 부족하고 무능력하다”며 직원 비하 표현을 상습적으로 일삼았다. 

운전직원에게는 외교차량인데 보안검문에 응했다고 질책하고 직원들 앞에서 모욕을 줘 해당 직원은 스트레스로 퇴사를 결심했다. 

한편, 권평오 사장은 2018년 4월 ‘코트라의 혁신을 잘 이끌 것’이라는 기대 속에 취임했다. 이에 권 사장은 '빨간펜 부대'라는 코트라의 관료주의, 권위주의적인 오명을 깨고 '서비스 정신'을 강화하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면서 권 사장은 “부당한 업무 지시나 지위나 권한을 남용하는 행위를 절대 하지 말아달라”면서 “소위 말하는 갑질 등 지위를 이용해 누군가의 인격을 침해하는 행위는 절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권 사장은 특히 혁신 작업을 구체화하기 위해 ‘코트라다운 코트라 만들기 위원회’까지 구성했다. 또 외국인투자 유치와 해외진출기업 유턴 등을 지원하기 위해 최적화한 조직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도 드러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제기된 코트라 논란은 권 사장의 이 같은 의지를 물거품으로 만든 모양새다. 또 해외 진출 기업의 ‘리쇼어링’ 정책도 사실상 실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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