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 '연계편성' 금지되나…방송법 개정안 국회 제출

사과식초 효능보는데 옆 채널서 또 사과식초 광고… '연계편성' 여전
협찬·부당행위 규정 개정안 10월 국회 올라…"규제당국 연계편성 판매제품도 점검해야"

김시우 기자 승인 2020.10.20 18:19 | 최종 수정 2020.10.21 08:19 의견 0
지난 17일 TV조선채널과 롯데홈쇼핑은 동일시간대 사과초모식초 상품을 방영했다. 연계편성에 해당한다. (사진 위) 롯데홈쇼핑의 사과초모식초 방송, (아래)TV조선의 건강프로그램서 사과 초모식초 효능을 다루는 장면. (사진=김자혜 기자)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유튜브 뒷광고’는 지난 9월부터 금지됐으나 방송의 ‘홈쇼핑 연계편성’은 여전히 횡행하고 있다. 최근 연계편성을 금지하는 요지의 개정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해 국회 제출을 앞두고 있다. 법안이 통과되면 건강프로그램 재방송과 홈쇼핑의 연계편성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20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방송법 일부 개정법률안(이하 개정안)’이 이날 국무회의에서 의결됐다.

개정안은 ‘방송 협찬의 투명성을 높이고 시청자 기만을 막기 위해 방송법에 협찬의 법적 근거가 신설되고, 협찬 및 협찬 고지 범위가 정해진다’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 방송법은 협찬에 대한 규정이 없어 협찬과 관련한 부당행위를 통제하기 어려웠다.

◆ 사과식초 효능보는데 옆채널서 또 사과식초 광고 '연계편성' 여전

홈쇼핑 연계편성은 방송 내 시사·교양 프로그램이나 생활정보 프로그램에서 특정 제품을 소개하고, 같은 시간대 홈쇼핑 채널에서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연계편성은 관계법이 미비해 현재까지 횡행해 왔다. 지난 17일 TV조선의 시사·교양 프로그램 ‘백세시대 프로젝트 위대한 유산’은 비만과 관련된 이야기를 하던 중 ‘사과초모식초’ 효능을 다뤘다. 같은 시각 롯데홈쇼핑에서는 사과초모식초를 판매했다. 

이에 대해 롯데홈쇼핑 측은 “협력업체에서 종편(종합편성방송) 등에 간접광고를 진행하는 것으로 보여진다”며 “그런 광고는 협력업체가 방송사 등과 협의해서 진행하는 사안이라 사측이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처럼 방송사의 프로그램과 홈쇼핑의 연계편성은 관련법이 미비해 현재까지 방송이 이뤄지고 있다. 

연계편성 사례는 이뿐만 아니다. 방송통신위원회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 2019년 11월부터 2020년 1월까지 3개월 동안 SBS, MBC, TV조선, 채널A, MBN, JTBC 등 6개 지상파 및 종편 방송사에서 ‘홈쇼핑 연계편성’을 실행한 횟수가 총 423회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사별로는 SBS가 총 5개 프로그램에서 총 127회 연계편성을 실시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으로는 MBN이 4개 프로그램에서 총 105회, TV조선이 5개 프로그램에서 80회, MBC가 3개 프로그램에서 49회, JTBC가 4개 프로그램에서 37회, 그리고 채널A가 3개 프로그램에서 25회의 연계편성을 실시한 것으로 밝혀졌다.

과거 연계편성으로 수억 원 대 과징금까지 물었음에도 방송사들은 이익확보를 위해 연계편성을 계속 이어온 것이다.

협찬 정의 넣고 부당행위 범위도 마련…"규제당국 연계편성 판매제품도 점검해야" 

이번 개정안에서 협찬에 대한 규정과 관련 부당행위도 범위도 정해지면서 홈쇼핑 연계편성에 영향이 미칠 전망이다.

새로운 개정안은 협찬을 ‘방송프로그램의 제작 또는 공익적 성격의 행사·캠페인에 직접적·간접적으로 필요한 경비·물품·용역인력 또는 장소 등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이를 바탕으로 협찬 금지대상과 협찬 관련 부당행위도 새로 규정됐다.

협찬주가 판매하는 상품 및 용역의 구매를 권유하는 내용의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조건으로 대가를 받는 행위 등 협찬 관련 부당행위를 금지한다. 즉, 방송 프로그램에서 뒷광고처럼 댓가를 받아 홈쇼핑 판매상품과 연계편성 할 경우 부당행위로 간주 될 수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협찬주가 판매하는 상품 또는 용역 관련 효능이나 효과를 다루는 방송프로그램의 경우 반드시 협찬고지를 하도록 하는 ‘필수적 협찬고지’ 규정을 신설했다. 시청자 기만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시청자가 협찬 사실을 인지할 수 있도록 ‘필수적 협찬고지’ 규정이 신설됐다. 방송프로그램에서 협찬주가 판매하는 상품 또는 용역과 관련된 효능이나 효과 등을 다룰 경우에는 반드시 협찬 고지를 하도록 하도록 했다.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일정 규모 이상의 방송사업자는 협찬 관련 자료를 5년 동안 보관해야 한다. 이번 개정안은 10월 중 국회 제출된다. 

한편 이번 개정안 통과 뿐 아니라 판매제품에 대한 점검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소비자는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를 바탕으로 재핑(zapping·채널돌리기)을 하다 보면 구매로 이어질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연계편성은 소비자들의 착각을 불러일으키거나 오인 시킬 수 있는데 소비자들은 시청하는 방송프로그램을 신뢰할 만 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규제 당국은 같은 시간 내 방송프로그램과 판매하는 제품을 점검해 적절한 조치를 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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