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 깊어지는 보톡스 분쟁…美ITC 조사국 “대웅 나보타 수입 ‘영구’ 금지해야”

불공정수입조사국, 대웅제약 이의제기 ‘반박’ 의견서 제출
내달 19일 최종 판결…대웅제약 “OUII 주장, 이미 ‘깨진 가설’”

김동현 기자 승인 2020.10.26 10:39 | 최종 수정 2020.10.26 10:41 의견 0
대웅제약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 (사진=대웅제약)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 불공정수입조사국(OUII)이 메디톡스‧대웅제약의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 대한 ITC의 최종 판결을 앞두고 “대웅제약의 이의 신청에 반대하고 기존 예비판결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나아가 대웅제약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는 결론이 나올 경우 이 회사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미국 제품명 주보)를 10년이 아니라 무기한 금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ITC의 최종 판결이 내달 19일로 예정돼있는 가운데 ‘보톡스 분쟁’의 골이 더욱 깊어지는 모양새다.  

26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미 ITC 내 OUII는 ITC의 예비판결에 대웅제약이 제기한 이의 신청에 반대한다며 이 같은 내용이 담긴 공식 의견서를 재판부에 제출했다.

OUII는 ITC 산하 조직이자 공공 이익을 대변하는 독립적 기관으로서 소송 안건에 대한 의견을 제시한다. ITC 재판부는 최종 판결을 내릴 때 원고와 피고의 입장에 더해 OUII의 의견까지 종합적으로 참고한다.

앞서 ITC는 지난 7월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등 영업비밀을 도용했다고 판단하고, 나보타의 10년 수입 금지를 권고하는 예비 판결을 내린 바 있다. 이후 대웅제약은 “예비판결이 합당치 않다”며 이의를 제기했다. 대웅제약의 이의 신청에 따라 ITC는 재검토에 착수했고, OUII가 다시 대웅제약의 의견을 반박하는 의견서를 내놓은 것이다.

OUII는 의견서에서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툴리눔 균주를 찾는 게 매우 어려웠다는 점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훔칠 수밖에 없었던 이유”라며 “대웅제약의 입장을 대변하는 이들이 주장하는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권 침해보다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데 더 큰 공익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대웅제약이 메디톡스의 균주를 도용했다는 최종 판결이 나면 해당 제품에 대한 수입금지 명령은 무기한 효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웅제약은 OUII가 의견서에서 상업적으로 사용 가능한 보툴리눔 균주를 찾기 어려워 도용했다고 추정한 부분은 이미 ‘깨진 가설’이라는 주장이다.

지난 9월 이의신청할 당시 미국에서 메디톡스의 균주와 동일한 보툴리눔 균주(홀 에이 하이퍼 균주)를 구매함으로써 지금도 균주는 쉽게 구할 수 있고, 그 과정이 몇개월 걸리지도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대웅제약 측은 “OUII가 의견서에 담은 주장은 예비판결 때부터 이어져 온 것으로, ITC에서는 이 주장까지 포함해 재검토한다고 결정했다”며 “편향적 의견이라는 사실을 ITC에서도 인지하고 있는 만큼 큰 의미를 지니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반박했다.

한편, 메디톡스와 대웅제약은 이른바 ‘보톡스’로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원료인 보툴리눔 균주 출처를 둘러싸고 지난 2016년부터 갈등을 벌여왔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의 보툴리눔 균주와 제조공정 기술문서 등을 훔쳐 갔다”고 주장하며, 국내외에서 민·형사소송을 제기하고 지난해 1월 ITC에 대웅제약을 영업비밀 침해 혐의로 공식 제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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