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탈화석연료 시대, 좌초위기산업의 미래>···철강 부문③ 동국제강

친환경 신공법과 프리미엄 제품으로 지속가능 경쟁력 창출

신유림 기자 승인 2020.11.10 17:54 | 최종 수정 2020.11.11 08:45 의견 0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사진=동국제강)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본격적인 ‘그린뉴딜’ 시대를 맞아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관해선 아쉽게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잣대로 탄소배출량과 저감 목표 등이 주목 받고 있는 가운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차기 대권을 잡게 되면서 친환경정책이 더 강화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낡은 산업 구조를 가진 제조업은 이른바 ‘좌초산업’ 군에 속해 국제적 보이콧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대표적으로 철강, 석유화학, 조선, 자동차, 시멘트 등이 꼽힌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데다 같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외국보다 1.5배의 에너지를 사용할 만큼 세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라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철강산업은 대표적 환경파괴의 주범이다. 국내 온실가스 배출량의 15.1%, 제조업 부문에서는 37.3%를 차지하는 최대 배출원이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저탄소가 화두로 부상하며 과감한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자칫 좌초기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어서다.

그러나 최근 기업들이 탄소배출량을 감축하기 위해 나서면서 정부의 탄소배출 저감 목표 수립에도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동국제강 – 친환경 신공법과 프리미엄 제품으로 지속가능 경쟁력 창출

◆ 과거 - 민간기업 최초의 철강사···유동성 위기 등 굴곡

동국제강(회장 장세주)은 1954년 창업주 장경호 회장이 당시 적산기업이었던 한국특수제강을 불하받아 세운 회사다. 1956년 국내 최초로 와이어드를 생산한 데 이어 1963년 부산에 민간기업 중 최초로 대규모 철강공장을 세웠다.

1975년 아들인 장상태 회장이 물려받았고 2000년 장세주 회장이 뒤를 이으며 3세 경영체제를 수립했다.

현재 회사를 이끌고 있는 장세욱 부회장은 장세주 회장의 동생이다. 2015년 장세주 회장이 횡령 등 혐의로 구속되면서 전면에 나섰다.

장 부회장은 회사의 유동성 위기로 2014년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맺은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2016년 조기 졸업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평을 듣는다.

동국제강은 2000년대 초중반 조선업 호황에 힘입어 한동안 선박 건조에 주로 쓰이는 두꺼운 철판인 후판을 주력으로 삼았다. 하지만 2010년대 조선업 불황이 본격화한 데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각각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과 협력체제를 만들면서 매출에 큰 타격을 받았다.

여기에 당시 장세주 회장의 후판 고집으로 유동성 위기를 맞았다는 얘기는 유명하다. 2006년부터 인천 후판3공장에 9300억 원, 2009년부터 인천 신규제강 및 압연설비투자에 5000억 원을 투자했다.

또 2014년 후판 일관공정을 갖춘 브라질CSP제철소를 건설하기 위해 7억5000만 달러를 투자하고 12억 달러의 채무보증을 결정했다.

◆ 현재 - 사업 다각화···철강 부문 온실가스 배출 3위

동국제강은 유동성 위기를 계기로 2016년부터는 건설에 쓰이는 봉강과 형강, 냉연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

주요제품은 후판 외에도 부산공장의 컬러강판, 인천공장의 봉강, 포항공장의 형강 등이다. 특히 컬러강판은 국내 시장점유율 1위이며 강판을 브랜드화한 럭스틸과 앱스틸 등 여러 제품을 개발 중이다.

현재 동국제강은 조강생산량 세계 80위권으로 국내에서는 포스코, 현대제철에 이어 3위다.

지난해 매출액은 5조6584억 원, 영업이익 1646억 원, 당기순손실 817억 원이다. 같은 해 업계 1위 포스코는 매출액 64조3668억 원, 영업이익 3조8689억 원, 당기순이익 1조9826억 원이며 2위 현대제철은 매출액 20조5126억 원, 영업이익 3313억 원, 당기순이익 256억 원이다.

온실가스 배출 책임도 늘 따른다.

지난해 국내 철강사들이 내뿜은 온실가스는 발전·에너지 부문(2억3140만6149tCO2 eq)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1억1276만3361tCO2 eq다.

동국제강은 포스코(8148만1198tCO2 eq), 현대제철(2224만5165tCO2 eq)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187만8669tCO2 eq의 온실가스를 배출했다.

동국제강 에코아크 전기로 조업 모습. (사진=동국제강)

◆ 미래 - 친환경 공법 도입과 프리미엄 제품 개발

전기로 제강사는 고철을 녹여 새 철강 제품을 만드는데 새 제품이 다시 고철이 되고 고철로 다시 새 제품을 만드는 순환 과정을 반복하며 철이 40회 이상 리사이클링되도록 하는 친환경적 특징을 가진다.

철광석에서 철을 뽑아내는 고로 제철소에 비해 탄소 배출량이 적고 제조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도 절감된다.

동국제강은 글로벌 트랜드인 친환경 공법을 선제적으로 도입하고 프리미엄 제품 개발로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0년부터 친환경 공장 구축에 힘써왔다.

인천제강소는 지속적 설비 투자로 노후화된 전기로, 철근 압연라인을 온실가스배출이 적은 친환경 설비로 교체했다. 기획단계에서부터 친환경 요소를 고려해 공장의 하드웨어를 탈바꿈 시킨 것.

특히 에코아크전기로를 통해 저탄소·친환경 철강 생산의 장을 열었다.

에코아크 전기로는 에너지 절감을 위해 원료인 철스크랩을 전기로에 연속 공급, 에너지 효율 극대화와 이를 통한 온실가스배출 저감 효과에 초점을 맞춘 전기로 제강 공법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도입된 방법이었다.

전기로 내의 쇳물이 녹고 있는 상태를 유지하면서 원료 투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효율이 높고 약 30%의 에너지를 절감한다. 에너지 절감은 이산화탄소 배출감소로 이어져 온실가스 감축에도 기여한다.

에코아크 공법은 국가 지정 온실가스 저감 공법으로 인증 받기도 했다.

이와 함께 동국제강은 프리미엄 컬러강판 럭스틸 제품을 필두로 고급 컬러강판 시장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2011년에 런칭한 럭스틸은 고급 건축 내외장재용 컬러강판으로 다양한 색상, 중국산과 차별화를 위한 보증서 발급, 날씨와 습도에 따른 제품 품질강화, 우수한 가공성 등이 장점이다.

또한 철강업계에서 유일하게 디자인팀을 운영하며 다양한 디자인 패턴의 럭스틸 제품을 선보였다.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 강판을 개발하는 등 신기술도 선보이고 있다. 3년여에 걸친 연구 끝에 완성한 디지털 잉크젯 프린트 기술은 사진을 현상하듯 철판에도 사진을 인쇄할 수 있는 기술이다.

컬러강판에 항균 기능을 더한 럭스틸 바이오도 런칭했다.

럭스틸 바이오 제품은 최근 코로나19 선별진료소 내장재로 채택됐으며 이 외에도 일반 건축 내장재, 제약회사, 반도체 공장, 식품 공장 등 생활과 밀접하거나 세균에 민감한 공간에 적용된다.

특수 처리를 통해 다양한 패턴 프린트가 가능해 디자인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앞으로도 신공법, 신기술을 개발해 국내 철강산업의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데 주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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