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탈화석연료 시대, 좌초위기 산업의 미래>···정유부문 ①SK이노베이션

김준 총괄사장 "2030년까지 환경 부정 영향 제로 목표"

신유림 기자 승인 2020.11.12 10:17 | 최종 수정 2020.11.19 07:49 의견 0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 사장. (자료=SK이노베이션)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본격적인 ‘그린뉴딜’ 시대를 맞아 화석연료를 대체하려는 글로벌 경쟁이 뜨겁다. 하지만 선진국 반열에 오른 한국은 친환경 인프라 구축에 관해선 아쉽게도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다.

특히 미국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친환경정책을 더욱 강화할 전망이어서 전 세계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기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잣대가 탄소배출량 및 저감 목표 등에 달렸기 때문이다.

이에 환경오염을 초래하는 낡은 산업 구조를 가진 제조업은 이른바 ‘좌초산업’ 군에 속해 국제적 보이콧을 당할 위기에 놓였다. 대표적으로 석유화학, 철강, 조선, 자동차, 시멘트 등이다.

더구나 우리나라는 제조업 비중이 높은 데다 같은 제품을 생산하더라도 외국과 비교해 1.5배의 에너지를 사용할 만큼 전 세계에서 에너지를 가장 많이 쓰는 나라라는 점에서 상당한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정유산업은 온실가스의 최대 주범인 화석연료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점에서 대표적인 좌초 위기 산업으로 꼽힌다.

국내 정유사의 지난해 온실가스 배출량은 에쓰오일 960만톤, GS칼텍스 805만톤, SK에너지 725만톤, 현대오일뱅크 713만톤 순이다.

이에 석유사들은 최근 석유·가스 생산량을 감축하는 등 탄소 배출 절감에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석유 생산을 주력으로 하는 만큼 청정에너지로 급히 사업 방향을 돌리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반드시 풀어야 할 과제임은 틀림없다.

SK이노베이션···혁신의 끝 ‘그린밸런스 2030’ 완성할까

◆ 과거

SK이노베이션은 SK그룹 석유화학사업부문의 중간지주사로 2011년 출범했다. 그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혁신’에 사운을 건 회사다.

시작은 1962년 한국정부가 미국 ‘걸프’ 사와 합작해 세운 ‘대한석유공사’다. 1976년 산업은행 주식을 인수해 '대한석유지주'를 세웠다.

1982년 유공해운을 세우고 사명을 ㈜유공으로 바꾼 뒤 1984년 첫 해외 석유시추 개발에 나섰다. 1993년 '바이오텍사업부'를 신설하고 문제가 된 '가습기 메이트'와 '팡이제로'를 출시했다.

SK로 사명을 바꾼 건 1997년이다. 유공, 유공해운, 삼일사, 유공가스를 각각 SK주식회사, SK해운, SK에너지판매, SK가스로 바꿨다. 이어 2007년 SK에너지로, 2011년 SK이노베이션으로 사명을 바꿨다.

◆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석유회사로 불리던 과거와 달리 전기차 배터리 회사 이미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2011년 출범과 동시에 석유사업과 화학사업을 분사했다.

다만 이미지와는 달리 배터리 부문의 실적은 좋지 않다.

올 상반기 기준 배터리사업 매출은 지난해(2955억원)보다는 큰 폭으로 올랐으나 7749억원으로 석유 28조749억원, 화학 5조6157억원과 비교가 안 된다. 특히 윤활유 1조9618억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회사의 배터리 사업 이미지는 LG화학과의 분쟁에서 얻은 반사이익인 셈이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총괄·투자 및 석유개발·배터리를 담당하고 있으며 ▲석유사업은 SK에너지,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 인터내셔널 ▲화학사업은 SK종합화학, SK인천석유화학 ▲윤활유 사업은 SK루브리컨츠 ▲정보소재사업은 SK아이이티테크놀로지가 맡아 독자경영하고 있다.

평균연봉은 1억2000만원에 달하며 각종 복리후생 제도도 잘 갖춰져 있다. 하지만 타회사 인재영입에도 적극적이어서 업계에서 보내는 눈초리는 따갑다. 수년 전부터 전기차 배터리 특허권을 두고 LG화학과 첨예하게 맞서고 있는 것도 사실 LG화학의 인재를 빼갔다는 비판에서 시작됐다.

정유·화학 분야는 ‘기후 악당’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두 분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국내 전체의 약 30%나 차지한다.

이에 이달 초 ‘RE100’(Renewable Energy·재생에너지 100%)에 한국 최초로 SK그룹 8개 관계사(SK주식회사·SK텔레콤·SK하이닉스·SKC·SK실트론·SK머티리얼즈·SK브로드밴드·SK아이이티테크놀로지)가 가입신청서를 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정유·화학은 아직 갈 길이 멀다.

RE100은 영국의 다국적 비영리기구 ‘더 클라이밋 그룹(The Climate Group)’이 2014년 시작했다. 여기에 가입한 기업은 2050년까지 사용전력량의 100%를 풍력,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전력으로 조달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재 구글·애플·GM·이케아 등 전 세계 263개 기업이 가입했다.

◆ 미래

SK에너지 감압잔사유 탈황설비(VRDS). (자료=SK이노)

김준 총괄사장의 환경에 대한 의지는 ‘악착같다’는 말을 들을 만큼 확고하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성장전략으로 ‘그린 밸런스 2030’을 도입했다. 그린 밸런스 2030이란, SK이노베이션이 에너지·화학 중심 사업구조에서 발생하는 환경 부정 영향을 상쇄하기 위해 환경 긍정 영향을 창출하는 ‘그린 비즈니스’를 집중 육성, 2030년까지 환경 부정 영향을 제로로 만들고, 더 나아가 플러스로 만들어 회사를 성장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이는 배터리 사업에 대한 집중 투자를 말한다. 국내외 생산기지의 생산 규모를 현재 20GWh 수준에서 2023년에는 71GWh, 2025년에는 100GWh 이상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환경 관심 대상인 에너지·화학 사업도 환경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낮추기 위해 투자를 확대한다. 이미 1조원을 투자한 감압잔사유 탙황설비(VRDS)를 건설, 올해 4월부터 본격 양산을 시작했다.

이와 함께 사업장의 친환경 공정개선, 폐플라스틱 재활용, 획기적인 이산화탄소 감축 기술 개발 및 수처리 기술 등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기술 및 비즈니스 모델도 발굴·도입한다.

김 사장은 “친환경에 대한 이해관계자들의 요구와 급속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 역시 우리에게 지속적인 도전으로 다가올 것”이라며 "각 자회사와 사업별로 친환경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플라스틱·배터리 리사이클링 등 친환경 생태계 조성을 위한 다양한 SV Model 개발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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