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엎친 데 덮친’ 김준 SK이노 총괄사장···실적악화에 ITC 판결도 ‘암울’

신유림 기자 승인 2020.11.20 16:06 | 최종 수정 2020.11.20 16:05 의견 0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자료=SK이노베이션)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올 초 연임에 성공한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다음 달 최종판결을 앞둔 영업비밀 침해 소송 전망이 좋지 않은 데다 영업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업계에서는 회사가 최악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LG화학과 SK이노 간 소송 중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의 ‘전기차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일이 다음달 10일로 다가왔다.

ITC 판결이 나머지 재판에 근거로 사용된다는 점에서 이번 결과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이노는 불리한 입장이다. ITC는 앞서 지난 2월 SK이노에 조기패소 판결을 내린 바 있다. 비록 지난 4월 ITC가 SK이노의 조기패소 재검토 요청을 받아들였지만, 통상적 절차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 2010~18년까지 계속된 영업비밀 침해 소송에서 재검토 요청은 모두 받아들여졌지만, 결과를 뒤집진 못했다.

이번 최종판결에서 SK이노의 패소가 확정될 경우 SK이노는 배터리 셀, 모듈, 팩, 부품 등 배터리 소재를 미국에 수출할 수 없게 된다.

특히 미국 조지아주 배터리공장은 말 그대로 ‘빈집’이 될 수 있어 상당한 타격이 예상된다.

SK이노는 약 3조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1, 2공장을 건설 중이며 올해와 내년에 걸쳐 직원을 대규모 채용할 예정이었다.

이번 소송과 별개로 진행하는 특허소송도 SK이노는 불리한 양상이다. 최근 ITC는 과거 부제소 합의에 따라 LG화학이 제기한 배터리 특허소송이 성립할 수 없다는 SK이노베이션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는 지난 8월 서울중앙지법이 내린 판결과 같은 결과로 두 나라 모두 LG화학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여기에 SK이노는 영업실적 또한 적자 기조를 보여 패소에 따른 배상금까지 더해지면 재무안정성에도 빨간불이 들어온다.

SK이노의 3분기 영업적자는 290억 원으로 최근 3개 분기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1, 2분기에는 각각 1조7752억 원, 4397억 원을 기록했다. 3분기는 2분기보다 약 4100억 원 개선됐지만, 이는 재고평가 손익 개선에 기인한 것으로 제품 수익성은 악화됐다.

3분기 말 기준 순차입금 규모는 9조6239억 원으로 늘어 6개 분기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연초 대비 3조 원 증가한 수치다.

김 사장의 임기 전반을 살펴보면 임기 첫해인 2017년 3조2218억 원에 달했던 영업이익이 2018년 2조1032억 원, 2019년 1조2683억 원으로 매년 3분의 1 토막났다.

4분기에는 영업적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주력 사업 부진의 장기화에도 2차전지 관련 대규모 투자는 계속돼야 하기 때문이다.

SK이노의 이 같은 위기는 배터리사업에 사활을 건 김 사장의 거취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특히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SK이노를 상대로 ‘끝장’을 보겠다는 입장이어서 김 사장의 위기론은 더욱 커지고 있다. 다만 ITC의 판결이 나오기 전 LG화학과 대타협을 이룰 가능성은 남아 있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적극적인 자산 유동화 전략이 시급하다”면서도 “LG화학의 배터리사업 물적분할을 계기로 SK이노 측도 2차전지 사업 물적분할의 시동을 걸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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