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아이파크시티, ‘신도시’라더니 결국 ‘베드타운’···수원시-HDC현산 ‘짬짜미’ 논란

부지 용도변경만 두 차례···“HDC현산에 대한 특혜”
“풍부한 인프라? 주변엔 주거시설뿐···사기분양”

신유림 기자 승인 2020.11.27 09:56 | 최종 수정 2020.11.27 10:12 의견 0
토지이용계획 변경현황도. (자료=수원시)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수원아이파크시티 ‘사기분양’ 논란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경기도 수원시와 HDC현대산업개발 측이 약속했던 신도시 건설은 고사하고 대규모 베드타운으로 전락할 처지에 놓였기 때문이다.

2006년 ‘권선지구 도시개발법’에 따라 수원시 권선동 일대에는 99만3000제곱미터(약 30만 평)에 이르는 부지에 7000여 가구의 주택과 테마쇼핑몰, 복합상업시설, 공공시설 등을 포함한 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었다.

시는 당시 도시개발법을 고시하며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개발을 통한 쾌적한 도시환경 조성 ▲공공시설 및 도시기반시설 확충 ▲효율적 토지이용을 통한 공공복리 증진 등을 약속했다.

업계 최초로 민간이 주도하는 도시개발 사업자로 참여한 HDC현산은 이런 프리미엄을 대대적으로 홍보, 2009년 분양 당시 3.3제곱미터당 1200만 원 넘는 고분양가에도 엄청난 흥행을 거뒀다.

당시 김정중 HDC현산 대표는 고분양가 논란에 대해 “투입한 공사비가 다른 아파트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라며 “회사가 축적한 능력을 최대한 발휘했다”고 해명한 바 있다.

그해 HDC현산은 상반기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31%나 늘어난 1582억 원으로 고분양가의 수혜를 톡톡히 본 게 사실이다.

하지만 HDC현산이 당시 약속했던 주민센터와 학교, 공공복합용지(문화센터, 공원 등)의 기부채납은 결국 지켜지지 않았다. 또 소방서, 파출소, 병원 등의 건립 약속도 지켜지지 않아 부지 역시 방치돼 왔다.

이에 주민들은 수년간 시와 HDC현산을 상대로 “원안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하며 단체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시는 2016년 ‘단계적으로 이행될 것’이라는 답변을 내놓기도 했지만, 올해 1월 답변서에서 “민간사업에 대한 개발을 강제할 수 없다”며 달라진 태도를 보이더니 급기야 지난 18일 HDC현산 측이 요청한 용도변경안을 승인하기에 이르렀다.

또 시는 당시 답변서에서 계획안이 변경될 경우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했으나 이마저도 지키지 않았다.

수원시 답변서. (자료=아이파크시티 발전위원회)

시가 승인한 HDC현산의 용도변경안은 ▲상업용지(D1)→ 공동주택 허용 ▲판매시설용지(F1, 2)→ 오피스텔 허용 ▲아파트용지(C8)→ 층수 완화 등이다.

특히 모든 항목에서 기존 8~15층 제한을 ‘비행안전구역 고도제한 이하’로 완화해 회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시는 앞서 2008년에도 C8부지에 대해 기존 ‘연립주택부지’에서 ‘8층 이하 아파트부지’로 한차례 용도변경을 승인했다. 가구 수는 기존 601에서 998로 크게 늘었다. 지나친 기업 편들기라는 비난이 나오는 이유다.

아이파크시티 발전위원회 관계자는 26일 <토요경제>와의 통화에서 “시와 현대산업개발과의 유착관계가 의심된다”며 “철저한 조사 후 연결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시는 이번 용도변경안 승인 결정에 두 가지 조건을 달았다. 우선 교통 및 소음 대책을 수립하는 것이고 다음으로 HDC현산이 학교시설부지인 Q1부지에 235억 원 상당의 '학교복합화시설'을 공공기여 형태로 제공하라는 것이다.

애초 학교복합화시설은 시가 건립하기로 돼 있었다. 시로서는 HDC현산의 용도변경안을 승인하면서 부담을 털어낸 셈이다.

HDC현산 측은 사업환경 변화가 이 같은 결정의 이유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해당 아파트는 이미 2만2000여 명이 입주한 대단지라는 점에서 사측의 해명을 곧이곧대로 믿을 사람은 거의 없다.

시를 향한 불신의 골도 깊다. ‘휴먼시티’를 지향하는 수원시의 슬로건은 ‘사람 중심 더 큰 수원’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사람 중심’이 아닌 ‘기업 중심’의 도시가 됐다는 비아냥거림도 들린다.

시는 이번 승인 건에 대해 내부 결재 과정을 거쳐 30일 이내에 최종 고시한다. 만일 그대로 고시가 된다면 두 차례에 걸친 용도변경으로 HDC현산은 막대한 추가수익을 얻게 된다.

발전위원회 관계자는 “풍부한 인프라를 예상하고 입주했는데 결국 주변에 생기는 건물이라곤 주거시설뿐”이라며 “상업시설, 편의시설, 공공시설도 없는 이런 베드타운을 만들어 현대산업개발에 막대한 이익을 안겨준 시와 회사 측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복합시설물은 최초 약속대로 수원시가 예산확보하고 기부채납은 주민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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