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중국의 3000억 뇌물 사건

김영린 승인 2021.01.07 05:34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우리 돈으로 무려 3000억 원의 뇌물을 받은 중국의 이른바 ‘부패 호랑이’에게 사형이 언도되었다는 소식이다.

외신에 따르면, 공직에 있는 동안 17억8800만 위안(3022억 원)의 금품을 받거나 갈취한 라이샤오민(賴小民․58) 전직 화룽(華融) 자산관리공사 회장에게 5일 사형이 선고되고, 개인 재산 전부를 몰수 처분했다고 한다.

이 ‘통 큰 호랑이’는 비리를 통해 취득한 부동산이 100채가 넘고, 100명 이상에게서 뇌물을 받았으며, 정부(情婦)만 100여 명에 달하고 있었다.

그 100채의 주택 중에서 어떤 주택인지는 보도되지 않았지만, 가택을 수색했더니 2억7000만 위안(461억 원) 상당의 현금이 발견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 뭉칫돈의 무게가 자그마치 ‘3t’이었다고 했다.

여기에다, 아내가 있으면서도 다른 여성과 장기간 사실혼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 2명의 자식까지 낳은 것으로 드러나 ‘중혼죄’까지 보태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부패 호랑이’ 따위는 ‘명함’도 내밀지 못할 ‘과거사’가 있었다. 청나라 때 화신(和珅)이라는 탐관오리의 이야기다.

화신은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는데, 황제의 ‘가마’를 메는 아르바이트를 하다가 우연히 출세하게 되었다. 곧바로 황제의 시위(侍衛)로 발탁되었다가 10년 남짓한 사이에 ‘장관급’인 형부상서로 계급이 올랐다. 건륭제(乾隆帝)의 막내딸과 결혼하는 ‘행운’까지 얻었다.

‘출세가도’를 달리던 화신은 열심히, 부지런히 챙겼다. “가장 좋은 것은 내 몫, 그 보다 못한 것은 황제 몫”이라며 삼켜댔다.

화신은 자신의 직계 부하에게 ‘황하(黃河)’의 치수를 전담시키기도 했다. 홍수로 제방이 무너지면 과다한 복구비용을 청구하고 적당히 횡령했다. 당연히 ‘날림공사’일 수밖에 없었다. 다시 홍수가 나면 똑같은 횡령을 되풀이했다. 그 바람에 백성은 죽을상이었다.

화신은 그랬다가 결국 20가지의 죄목으로 처형당했다. 나라에서 ‘몰수재산 리스트’를 작성했는데, 집이 무려 2000채였다. 이번에 보도된 라이샤오민은 100채라고 했지만, 그 20배였다.

논과 밭, 그러니까 부동산은 1억6000만 평이었다. 금고에서는 순금 5만8000냥이 쏟아져 나왔다. 은 덩어리는 895만5000개에 달했다. 비단이나 자질구레한 보물은 헤아리기도 힘들었다. 모두 합치니까 8억 냥에 달하고 있었다.

당시 청나라의 연간 예산은 7000만 냥이었다. 그랬으니 국가의 10년 예산보다도 많은 재산을 ‘꿀꺽’했던 것이다.

몰수된 재산은 어떻게 처리했을까. 모두 황제인 가경제(嘉慶帝)의 차지였다. 엄청난 재산이 화신의 창고에서 황제의 창고로 옮겨졌을 뿐이다. 백성에게는 ‘땡전’ 한 푼도 돌아가지 않았다.

그런 청나라가 제대로 굴러가기는 어려웠다. 나중에 ‘청일전쟁 배상금’ 2억 냥을 물어야 했다. 화신이 삼킨 재산은 그 전쟁 배상금과 비교해도 4배였다.

지금 중국은 미국과 ‘무역전쟁’을 벌일 정도로 막강해졌다. 몇 년이 지나면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앞설 것이라는 전망도 가끔 들리고 있다. 그렇지만 부패가 없어지지 않는 한 중국은 미국을 능가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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