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노사 모두에게 불만인 ‘중대재해법’

김영린 승인 2021.01.11 05:50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과 관련, 각계의 목소리가 요란했다.

경제계는 여러 경제단체가 ‘공동 입장문’을 내며 반대였다. 법이 시행되면 기업 경영에 막대한 부담을 주게 된다는 것이다. 전경련은 ‘중대재해법이 초래할 수 있는 5가지 문제점’이라는 자료를 내며 부작용을 경고하기도 했다.

중소기업도 반대였다. 중소기업단체들이 뭉쳐서 법 제정 중단을 촉구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재해 처벌 수준은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과잉입법’이라고 성토하고 있었다.

노동계는 ‘실효성 없는 법’이 되었다며 발끈하고 있었다. “5인 미만 사업장을 처벌대상에서 제외하는 바람에 들 사업장의 300만 노동자는 죽어도 괜찮다고 공인해줬다”고 비판하고 있었다. 여당과 야당이 마주앉아서 ‘개악 경쟁’을 벌였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었다.

법의 제정을 기다리던 중대재해기업제정운동본부와 산재 유가족들은 ‘반쪽짜리 법안’이라고 성토하고 있었다.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죽음을 중대재해법 적용에서 제외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반발이었다. 또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법 적용 유예, 책임 있는 발주처와 공무원을 처벌하는 조항을 삭제한 것 등도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었다.

정치권에서는 정의당이 ‘허점투성이 법안’이라며 유감을 표명하고 있었다. 강은미 원내대표는 법 제정을 반대한 경제계는 물론이고, 처벌 수위를 낮추는데 주력한 정부까지 비판하고 있었다.

유일하게 소상공인연합회만 반기고 있었다. ‘중대산업재해’에서 5인 미만 사업장을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고, ‘중대시민재해’에서는 10인 미만 소상공인과 1000㎡ 미만인 규모의 영업장도 처벌 대상에서 제외되었다며 반기고 있었을 정도였다.

법이 제정되는 과정에서 단식농성이 벌어지기도 했다. 시민단체들이 도보행진을 하기도 했다. 여론조사가 실시되기도 했다.

그 바람에 국론은 조각나고 있다. 가뜩이나 ‘사회적 갈등’이 심한 나라에서, 중대재해법은 그 갈등을 더욱 심해지도록 만들고 있다.

지난 2018년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성인 남녀 383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 사회의 전반적인 갈등 수준이 심하다는 의견이 80.3%에 달했다. ‘매우 심하다’ 8.5%, ‘대체로 심하다’ 71.8%였다. ‘별로 심하지 않다’는 17.5%, ‘전혀 심하지 않다’는 응답은 0.8%에 불과했다. 사회적 갈등으로 인한 경제적 비용이 연간 최소 82조 원에서 최대 246조 원에 달한다는 조사도 있었다.

결국 노도, 사도, 정치권 일부에도 불만인 ‘중대재해법’은 또 다른 사회적 갈등 비용을 까먹도록 만들고 있다. 제정되자마자 고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게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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