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주린이’가 살피면 좋을 증권 용어

김영린 승인 2021.01.14 05:21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증권시장 주변에서는 주식값이 오르면 ‘오름세’, 또는 ‘상승세’라고 표현하고 있다.

그렇다면, 주식값이 떨어지면 당연히 ‘내림세’, 또는 ‘하락세’다. 하지만 그런 식으로 말하는 투자자는 ‘별로’다.

주식값이 떨어지면 ‘조정’이다. 주가가 폭락하지 않고 어지간하게 떨어지면 ‘조정’일 뿐이다. 주식값이 며칠 동안 계속 떨어질 경우에도 ‘단기조정’이다.

‘증시 침체’라는 말도 좀처럼 없다. ‘조정국면’이나 ‘조정장세’일 뿐이다. 주가는 오르기만 해야지 떨어지면 안 되는 것이다.

증권시장에 뭉칫돈이 몰려들면 돈 놓고 돈 먹는 ‘투기시장’이 된다. 그러면 ‘투기장세’다.

그런데도 증시 주변에서는 이를 ‘금융장세’, ‘유동성장세’라고 완곡하게 부르고 있다. 언론마저 그런 표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변동성’이라는 말도 다르지 않다. 이곳저곳에서 껄끄러운 악재가 터져 나오면 주가 전망을 하기가 껄끄러울 수 있다. 그래도 증시 주변에서는 이를 ‘변동성’이라고 부르고 있다. 애매한 표현으로 뭉뚱그리는 것이다.

정부도 이런 표현을 가끔 사용하고 있다.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는 식이이다. 또는, 경기 침체를 ‘조정’이라고 표현할 때도 있다.

주식 초보투자자를 의미하는 ‘주린이’의 성공담이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삼성전자 주식을 샀는데 ‘대박’이었다, 삼성전자에 큰절이라도 해야겠다는 얘기다. 어떤 주식을 샀더니 3주밖에 되지 않았는데 50%나 올랐다는 등등의 얘기다.

그렇지만 주식투자는 ‘제로섬 싸움’이라고 했다. 대박은 극소수, 쪽박이 불특정다수인 곳이 증권시장이다. 주식값이 추락하기 시작하면 사려는 사람이 없어서 손해를 보며 처분하기도 쉽지 않은 곳이 증권시장이다. 팔려고 애를 쓰다가 주식이 ‘휴지조각’으로 전락한 사례는 적지 않다.

따라서 ‘주린이’는 ‘조정장세’, ‘단기조정’, ‘유동성장세’, ‘변동성’이라는 말이 나오면 일단 발을 뺄 생각부터 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 전망이 껄끄럽게 때문이다.

‘빚투’는 특히 경계할 필요가 있다. 은행에서 돈을 빌리거나 증권회사에서 ‘신용’으로 돈을 빌려서 투자를 할 경우 아무래도 느긋할 수는 없다. 이자 부담과 상환에 대한 압박감 때문이다.

그럴 경우 조급해질 수 있다. 조급하면 그르치기 십상이다. 빨리 팔아서 빌린 돈을 갚으려는 ‘초단타매매’를 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외상’으로 사들인 주식의 가격이 추락하면 엄청난 손해를 볼 수 있다. 주가 하락에 따른 손해에 빌린 돈의 이자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계속 떨어지면 돈을 빌려준 증권회사가 ‘반대매매’에 나설 수도 있다. 강제로 주식을 처분해버리는 것이다. 증권회사는 그렇게 빌려준 돈을 회수할 수 있다. 그러면 ‘주린이’는 빈털터리가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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