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매출 희비 가르는 ‘명품’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1.18 15:57 의견 0
지난해 5월, 샤넬이 가격 인상을 예고한 가운데 롯데백화점 본점 명품관 앞에 고객들이 줄을 서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백화점 업계는 지난해 코로나19로 매출이 두 자릿수 이상 감소하는 등 악재에 부딪혔다.

그러나 매출이 줄어든 매장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롯데, 현대, 신세계, 갤러리아 등 국내 백화점의 전국 67개 매장 가운데 매출이 늘어난 곳이 9곳인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 판교점 9.4%, 갤러리아 명품관 8.5%, 신세계 센텀시티점 7.5%, 신세계 강남점 5.5%, 현대 본점 3.5%, 신세계 광주점 3.3%, 신세계 타임스퀘어점 3.2%, 롯데 인천터미널점 1.8%, 신세계 본점 0.5% 등으로 매출이 늘어났다.

백화점 매장의 매출 희비를 가른 것은 ‘명품’이었다.

18일 백화점 업계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가 많이 포진돼 있는 9곳의 백화점 매장은 매출이 오히려 증가했다.

2020년 최단 기간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한 현대백화점 판교점의 경우 발망, 미우미우, 톰브라운, 피아제, 알렉산더 맥퀸 등 여러 명품 브랜드를 입점시키며 젊은 고객 유치에 성공했다. 실제 지난해 판교점에서 20~30대 고객의 명품 매출은 전년 대비 24.4%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전체 매출은 전년보다 4.7% 감소했지만 3대 명품 브랜드로 불리는 ‘에르메스’, ‘샤넬’, ‘루이비통’이 모두 입점한 강남점, 부산 센텀시티점, 본점의 매출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명품 매출 비중이 다른 매장 평균의 4배가 넘는다. 특히 지난해 2030세대의 명품 매출 신장률이 49.2%에 달했다.

롯데백화점은 유일하게 인천터미널점만 1.8% 신장했다. 롯데백화점은 송도국제도시를 겨냥해 명품 브랜드들을 인천터미널점 1층에 대거 입점시켰다. 지난해 보테가베네타, 발렌시아가, 위블로, IWC, 생로랑, 파라점퍼스, 무스너클 등 15개 명품 브랜드가 입점하면서 해외 명품 매출이 지난해에만 40% 늘어나는 기록을 세웠다.

전년보다 매출이 오른 압구정동 갤러리아 명품관도 3대 명품 브랜드를 포함해 여러 명품 브랜드를 갖춘 점포다. 특히 지난해 추가 입점한 명품남성(18%)과 하이주얼리·워치(24%) 부문이 매출실적을 이끌었다.

여러 차례 가격 인상과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경기 불황 속에서도 소비자의 명품 사랑은 이어졌다. 새해 벽두부터 에르메스가 가격 인상 포문을 연데 이어 루이비통도 지난 7일부터 제품가를 최대 25.6%까지 기습적으로 올렸다.

샤넬은 지난해 5월과 11월 두 차례 가격을 올린 바 있다. 소비자들이 가격 인상 전 먼저 구입하기 위해 매장으로 뛰어들어가는 오픈런 현상까지 벌어지기도 했다.

백화점 업계는 여가나 여행 지출이 줄어든 대신 명품을 향한 ‘보복 소비’가 일어났다고 분석했다.

백화점 업계는 올해도 명품 입점에 힘을 쏟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하반기 판교점에 프랑스 주얼리 ‘부쉐론’과 ‘버버리’ 등 10여개의 브랜드를 선보인다.

롯데백화점은 42년 만에 본점을 리뉴얼하며 1~5층을 럭셔리 브랜드로 대폭 강화해 명품 비중을 기존 12%대에서 2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대구점에 샤넬, 본점에 버버리 남성과 톰포드 남성을 새로 유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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