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택배 대란 현실되나…노조, 총파업 수순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1.20 13:26 의견 0
지난 15일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대회의실에서 전국택배노동조합 사회적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택배노조는 회사 측이 내놓은 ‘과로사 방지 대책’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오는 27일 총파업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설 명절을 앞두고 ‘물류 대란’이 재현될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택배노조는 19일 예정된 사회적 합의기구 5차 회의에서 과로사를 근절할 대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총파업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협상이 결렬되자 20일 오전 0시부터 총파업 찬반투표에 돌입했다.

택배노조 관계자는 이날 “전국 각 지회 터미널과 우체국 200여곳에 설치된 투표소에서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시작됐다”고 밝혔다.

CJ대한통운, 우체국택배, 한진택배, 롯데택배, 로젠택배 등 5개 택배사 소속 조합원 5500여 명은 21일 밤 12시까지 48시간 동안 무기명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한다.

투표 결과가 찬성으로 기울면 택배노조는 27일부터 총파업에 들어간다.

앞서 노조는 택배 물량이 쏟아지는 설 명절을 앞두고 ‘까대기’로 불리는 분류작업 인력 투입과 그에 따른 비용을 택배사가 전액 부담할 것, 야간배송 중단과 지연배송 허용, 택배 요금 정상화 등을 요구해왔다.

특히 노조는 택배기사 과로사의 핵심 원인으로 장시간 분류작업을 꼽아왔다. 현재 분류작업과 배송작업 모두 택배기사의 몫이다.

지난 한 해 과로로 쓰러진 택배기사가 16명에 달하자 지난해 10월 CJ대한통운, 롯데글로벌로지스, 한진택배 등은 분류작업 인력 투입을 약속했다.

그러나 노조는 약속이 제대로 지켜지지 않아 과로사가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택배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18일 한진택배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택배사들의 과로사 대책이 발표된 후에도 한진택배에서는 과로로 인한 사고와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며 “말뿐인 과로사 대책을 규탄한다”고 성토했다.

대책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22일 한진택배 신노량진대리점에서 근무하는 택배노동자 김진형 씨가 과로로 쓰러졌다. 김 씨는 현재까지 4차례 수술을 받았으나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김씨가 사용하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에는 오후 10시가 넘어 새벽까지 배송을 했던 정황이 담겨 있었다. 앞서 한진택배는 지난해 10월 심야배송 중단과 분류작업 인력 1000명 투입 등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재 300여 명만 채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분류작업 인력도 투입돼 있지 않았고, 심야배송도 여전했다. 과도한 물량과 구역도 조절할 수 없었다”며 “한진택배는 김 씨와 가족들에게 백 번, 천 번 사과해도 모자랄 판에 가족들의 산재보험 신청을 위한 근무내역자료 요청을 개인정보 운운하며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에 따르면 김 씨 이외에도 지난해 12월 7일 부산 기장에서 롯데택배 노동자가 배송 도중 쓰러졌고 12월 14일과 올해 1월 12일 한진택배 노동자 2명이 뇌출혈로 쓰러져 병원에 이송됐다. 지난해 12월 23일에는 수원에서 롯데택배 노동자가 출근 중 쓰러져 사망했다.

CJ대한통운은 애초 발표했던 분류 인원 4000명 중 현재 3000여 명을 채웠지만 노조는 사측이 분류작업에 드는 비용을 대리점과 택배 근로자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CJ대한통운 측은 대리점과는 사전에 합의된 분담 비용을 따르고 있고 택배 근로자에게는 전혀 떠넘기는 비용이 없다고 반박했다.

파업에 돌입할 경우 전국 택배기사 5만여 명의 11%인 노조원 5500명 정도가 파업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우체국 택배노동자들 또한 같은 날 총파업을 예고하면서 설을 앞두고 택배 대란에 대한 우려가 깊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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