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기업이라더니···카카오 김범수, 자녀 승계는 ‘재벌 따라하기’

신유림 기자 승인 2021.01.26 09:07 | 최종 수정 2021.01.26 10:55 의견 0

카카오 김범수 의장. (자료=카카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카카오 김범수 의장이 주식 증여와 관련, ‘재벌 따라하기’라는 비판의 중심에 섰다.

여기에 “자녀들은 회사나 계열사에 근무하지 않는다”는 해명도 거짓으로 드러나 ‘IT 혁신기업’이라는 명성에 금이 간 모습이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의장은 지난 19일 가족과 친인척에 주식 33만 주, 1450억 원에 달하는 지분을 증여했다.

그중 두 자녀에 각각 6만 주를 증여한 것과 관련, 카카오 측은 “김 의장의 자녀들은 회사와 계열사에 근무하지 않는다”며 승계작업과 무관한 일이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보도에 따르면 이 자녀들은 카카오의 사실상 지주사인 ‘케이큐브홀딩스’에서 약 1년 전부터 근무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케이큐브홀딩스는 김 의장이 100% 지분을 가진 개인회사로 카카오 지분 11.21%를 보유, 13.74%를 보유한 김 의장에 이어 2대 주주에 올라 있다.

문제는 케이큐브홀딩스가 별다른 기업 활동이 없는 가족회사라는 점이다. 대표는 김 의장의 동생인 김화영씨이며 김 의장의 아내 형미선씨는 상무이사다.

2007년 소프트웨어개발 및 공급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으나 지난해 말 부동산관리업체인 티포인베스트를 인수했다.

특이한 점은 종사원이 5명뿐인 이 회사의 매출액과 급여다. 금융감독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 매출액은 용역수익 2억7450만 원, 임대수익 1억5770만 원 등 모두 4억3224만 원에 불과했다.

이에 반해 급여는 14억 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2억8000만 원을 가져간 셈이다.

여기에 복리후생비, 교통비, 접대비, 통신비 등으로 3억4770만 원을 추가로 지급했다. 네이버 기업정보에 기재된 평균연봉 3000만 원과는 엄청난 차이다.

매출 외 주 수입원은 이자수익 21억7000만 원과 배당수익 41억7600만 원이다. 김 의장과 가족이 케이큐브홀딩스를 승계 구도에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카카오 측은 이에 대해 “자녀들이 케이큐브홀딩스에 근무하는 것은 승계와 무관하다”며 말을 바꿨다.

과거 김 의장은 회사를 자녀에게 물려주지 않겠다고 선언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하지만 이 약속이 지켜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 이스타홀딩스와 비슷한 모양새여서다.

이스타항공의 지주사인 이스타홀딩스 역시 오너인 이상직 의원이 두 자녀가 근무한 회사다. 이 의원은 페이퍼컴퍼니에 불과한 이 회사를 통해 별다른 직업도 없는 두 자녀에 막대한 판관비를 지급하고 이스타항공 지분을 증여했다.

다만 김 의장과 가족은 투명한 증여와 적법한 납세가 전제돼 있으므로 직접적인 비교는 적절치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 회사가 총수 일가의 절세와 사익 편취 수단이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김 의장이 카카오에서 직접 배당을 받을 경우 40%가 넘는 세금을 내야 하지만, 결손기업인 케이큐브홀딩스를 거친다면 세금이 붙지 않는다.

여기에 김 의장의 공정거래법 위반 의혹도 있다. 김 의장은 케이큐브홀딩스에서 받은 임대료를 공정위 보고에서 누락시켰다.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등 특수관계인은 계열사와 금전거래 및 자산 거래를 할 경우 그 내역을 공시해야 한다.

참여연대 측은 “재벌 승계 방식과 똑같은 루틴을 밟고 있다”며 “아무 일도 하지 않는 회사가 꼬리가 머리를 지배하는 격”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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