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자고 일어나면 30만 원 뛴 집값

김영린 승인 2021.01.28 05:20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서울에서 ‘하위 20%’에 속하는 아파트값이 작년 한 해 동안 1억817만 원이나 올랐다는 소식이다.

1억817만 원이면, 한 달에 901만 원이다. 어지간한 월급쟁이의 두 달 월급이다.

1억817만 원을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얼마나 올랐는지 계산할 수 있다. 29만6000원이다. 자고 일어나면 30만 원 가까이 치솟은 아파트를 바라보는 서민들은 속이 닳을 수밖에 없다.

‘하위 20%’의 가격이 이랬다. ‘상위 20%’인 아파트값은 더욱 많이 뛴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한 해 동안 2억3855만 원이나 올랐다는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따져보자. 2억3855만 원이면 한 달에 1988만 원이다. 어지간한 월급쟁이는 기가 꺾일 만한 ‘거액’이다.

2억3855만 원을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65만4000원이다. 자고 일어나면 65만 원 넘게 치솟는 ‘상위 20%’ 아파트를 쳐다보는 서민들은 ‘언감생심’이라는 단어를 되새길 뿐이다.

그것도 어디까지나 ‘평균가격’이다. 학군이나 위치에 따라서는 훨씬 더 오른 아파트가 아마도 많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경실련이 꼬집고 있다. 문재인 정부 4년 동안 서울의 25평짜리 아파트값이 82%나 폭등했다는 것이다. 노동자가 허리띠를 줄이고 월급의 30%를 저축할 경우, 이 25평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무려 118년이나 걸린다고 했다. 한 세대를 30년으로 잡으면 자그마치 4세대가 지나야 서울에서 아파트를 장만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니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는 얘기인 셈이다.

‘무주택 서민’을 더욱 초조하게 만드는 것은 ‘심리’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주택가격전망지수’가 130포인트를 나타냈다. 1년 후에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기준선인 100포인트를 30포인트나 웃돌고 있는 것이다. 기대감이 높은 만큼, 집값은 앞으로도 더 오르게 생겼다. 이런 상황이니 서민들은 초조하지 않을 재간이 없는 노릇이다.

여러 해 전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네티즌은 ‘내 집’ 꿈을 이루려면 1000년에다 100년을 더 보탠 1100년 동안의 소득을 꼬박 모아야 한다는 한탄을 하고 있었다. ‘평균적인 크기의 땅에서 일하는 소작농’이 베이징 중심 지역의 100㎡짜리 아파트를 사려면 무려 1100년을 일해야 가능하다는 푸념이었다.

월 1500위안을 받는 월급쟁이가 집을 사려면, 170년 전인 아편전쟁 때부터 토요일 휴무도 포기하며 돈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매춘부가 집을 사려면 18살부터 46살까지 하루도 쉬지 않고 매일 1만 명의 ‘손님’을 받아야 가능하다고 했다. 도둑은 2500번의 강도짓을 저질러야 한다고도 했다. 이 얘기가 이메일을 타면서 ‘냉소적인 분노’가 확산되었다고 한다.

어쨌거나, ‘공통점’이 있었다. 생전에는 ‘내 집’이 불가능하다는 ‘닮은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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