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취업제한’ 이재용, 부회장 직함 떼나···삼성의 미래는?

신유림 기자 승인 2021.02.17 09:15 | 최종 수정 2021.02.17 18:45 의견 0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달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자료=연합뉴스)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5일 법무부로부터 ‘5년 취업제한’을 통보받으면서 삼성전자의 미래가 불확실해진 모습이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르면 5억 원 이상의 횡령·배임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경우 해당 범죄와 관련된 기업에 취업할 수 없다.

징역형은 집행이 종료된 이후 5년, 집행유예는 집행유예 기간이 종료된 이후 2년간 취업이 제한된다.

지난달 18일 이 부회장은 박근혜·최서원(개명 전 최순실)에게 86억8000만 원의 뇌물을 건넨 혐의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로써 이 부회장은 일체의 경영 활동은 물론 보수 수령도 할 수 없게 됐다. ‘부회장’ 직함도 내려놓아야 한다.

다만 법무부에 취업승인 신청 후 허가 결정이 난다면 ‘옥중 경영’의 길이 열릴 수도 있다.

또 삼성 측이 과거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경우처럼 “무보수로 재직 중이기 때문에 취업이 아니다”는 논리를 들어 부회장직을 유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앞서 2014년 최 회장은 450억 원을 횡령한 혐의로 징역 4년을 확정받고 취업제한 통보를 받았지만 ‘무보수’라는 점을 근거로 회장직을 놓지 않았다.

특경법이 제정된 1983년 이후 취업제한을 통보받고 경영에서 물러난 총수는 2014년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이 유일하다.

김 회장은 18일 취업제한이 종료돼 경영일선에 복귀할 것으로 알려져 이 부회장과 대조를 이룬다.

이에 여러 대형 프로젝트를 앞둔 삼성전자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삼성전자는 이 부회장의 실형이 확정된 후 내부적으로 이에 대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상당 부분 대안을 마련했을 거라는 분석이다.

게다가 경영진은 2017년 이 부회장의 첫 번째 구속 당시에도 무리 없이 회사를 이끈 전력이 있다.

당장 삼성전자는 30조 원 규모의 평택 P3 라인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사업은 지난해 하반기에 윤곽이 나올 예정이었으나 이 부회장의 재판 문제로 미뤄졌다.

미국 반도체 공장 투자 건도 시간이 촉박하다.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외주가 결정되면 삼성은 즉시 미국 오스틴 공장 증설을 서둘러야 한다.

‘2030년까지 시스템반도체 1위 달성’을 선언한 삼성은 파운드리 경쟁사인 대만의 TSMC가 올해 역대 최대인 30조 원의 투자를 예고한 상황에서 맞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다.

미국 언론은 이미 삼성의 투자계획을 기정사실로 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지난달 21일 “삼성전자가 100억 달러(약 11조 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텍사스주에 반도체 공장을 짓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삼성전자가 향후 3나노까지 발전된 칩을 제조할 수 있는 공장을 오스틴에 설립하기 위해 논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도 “삼성전자가 애리조나, 텍사스 또는 뉴욕에 반도체 공장을 짓기 위해 170억 달러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또 차량용 반도체 공급을 위해 추진 중인 외국회사의 M&A도 마무리해야 한다. 인수대상 기업으로는 네덜란드의 NXP, 미국의 텍사스인스트루먼트(TI), 일본의 르네사스 등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삼성의 현안은 그 규모나 중요성에서 과거 이 부회장의 옥중 경영 당시와 차원이 다르다며 한계를 노출할 거라는 시각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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