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직원 또 ‘극단적 선택’···왜?

신유림 기자 승인 2021.02.19 09:21 의견 0

(자료=게티이미지뱅크)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현대차 직원이 또다시 극단적 선택으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해 9월 현대차의 한 자동차 디자이너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 5개월 만이다.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오토웨이타워에서 근무하던 현대차 직원 A씨가 유서를 남기고 투신, 경찰이 조사를 벌이고 있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 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유서에는 ‘가족에게 미안하다’는 취지의 내용이 쓰여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차에서는 자살 또는 자살기도 사건이 유달리 자주 일어나고 있다.

지난해엔 ‘투싼’ 4세대 모델의 디자인을 담당하던 한 디자이너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제보에 따르면 모 방송에서 유명세를 탄 임원의 반복된 폭언과 과중한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증 때문이었다. 다만 회사 측은 이를 공식 부인했다.

2016년 3월엔 부품제조사 유성기업의 한 노조원이 스스로 목을 매어 숨졌다. 유성기업은 협력사이기는 하지만 현대차의 주도로 노조파괴 행위가 벌어진 정황이 포착돼 정치권으로 비화하기도 했다.

2014년 11월엔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가 다량의 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했다. 회사 측이 제기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 때문이었다. 그해 9월 법원이 현대차 사내하청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현대차 정규직이라는 판결을 내렸지만 사측의 손해배상 청구도 인용한 것에 대한 압박을 견디지 못한 것으로 밝혀졌다.

2013년엔 두 건의 자살 사건이 있었다. 4월엔 사내하청으로 근무하다 해고된 한 노동자가, 7월에는 현대차 아산공장 사내하청지회 사무장이 각각 목을 매어 숨졌다. 노조 측은 사측의 불법파견과 노조탄압, 비정규직 차별이 그 원인이라고 밝혔다.

2012년 9월엔 회사에서 11년간이나 근무하던 한 비정규직 노동자가 역시 목을 매었다. 마찬가지로 비정규직 차별이 문제였다.

2011년 6월엔 아산공장의 한 조합원이 사측의 불합리한 근로조건을 항의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에 노조가 조업을 거부하며 공장 가동이 중단되는 일까지 벌어졌다.

2006년 9월엔 울산공장 정규직 노동자가 자살했다. 사측의 전환배치와 공정폐쇄 등으로 고통을 이기지 못해 목을 맨 것으로 전해졌다.

2005년엔 울산공장 노조사무실에서 한 비정규직이 분신자살을 기도했다. 또 2004년 11월엔 역시 울산공장의 한 노동자가 산재심사 중 투신해 사망하는 일도 있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의 이 같은 현상의 원인을 그룹 특유의 군대식 문화와 경직된 노사관계로 보고 있다.

현대그룹의 군대식 문화는 뿌리가 깊다.

1987년까지 현대자동차 작업현장에서는 해병대 출신으로 구성된 경비원들이 출근하는 노동자들의 머리와 복장을 검사하고 심지어 폭행까지 했다. 특히 경비원들이 머리가 긴 노동자들은 바리캉으로 밀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노동자들의 투쟁이 시작된 1987년 7월 선봉에 선 현대자동차 노동자들의 구호는 ‘임금인상’이 아니라 ‘두발 자유화’였다. 학생들의 두발자유화는 1983년이었다. 얼마만큼 노동자들의 인권이 무시되고 분위기가 강압적이었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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