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의 일터’ 오명 쓴 철강업계…수장 나섰지만 논란 여전

김동현 기자 승인 2021.02.19 10:52 의견 0
(사진=각사 제공)

[토요경제=김동현 기자] 철강업계가 연초부터 잇단 악재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포스코‧동국제강은 사업장 내 직원 사망 사고가 연이어 발생하면서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내년부터 중대 재해기업 처벌법이 시행되는 가운데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까지 예고되면서 수습에 사활을 걸고 있지만 논란은 여전하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와 동국제강에서 올 들어 3건의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포스코에서는 최근 포항제철소 원료 부두에서 협력 업체 직원이 설비에 몸이 끼이는 사고로 목숨을 잃는 사고가 발생했다.

동국제강 공장에서는 지난 1월 식자재 납품업자가 화물 승강기에 끼어 사망한 사고가 일어난 지 한 달여 만에 원자재 제품창고에서 일하던 직원이 철강 코일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숨졌다.

업계에서는 ‘안전 불감증’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부상하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포스코와 동국제강은 수장이 나서 공개 사과를 하는 등 사태수습에 분주한 모습이지만, 연초부터 잇단 사망사고에 ‘죽음의 일터’란 오명에서는 쉽사리 벗어나지 못하는 형국이다.

지난 16일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최근 연이어 발생한 안전사고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최 회장은 사고 현장인 포항제철소 원료부두 사고 현장을 방문ㅡ 안전 관리 상황을 점검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지난해 11월 3명의 사망자를 낸 광양제철소 폭발사고와 관련해 사과문을 낸 지 석 달 만에 다시 고개를 숙인 것이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이전부터 안전 경영을 최우선 목표로 선언하고 안전 설비에 1조 원 이상을 투자했음에도 최근 사건이 보여주듯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음을 절감하고 있다”며 “고용노동부 등 정부 관계기관 조사에 협조, 특단의 대책을 원점에서부터 찾아보겠다”고 밝혔다.

포스코는 향후 3년간 1조 원을 추가 투자, 위험·노후 설비 인프라 등을 개선하기로 했다.

위험·노후 설비를 전수조사한 뒤 다중 안전 방호장치 등을 설치하고 위험 설비의 수동밸브 자동화, 안전관리 CCTV 추가 설치 등에 나설 계획이다. 안전관리 요원도 기존 300명에서 600명으로 늘린다.

최 회장은 그러나 오는 22일 열리는 국회 산업재해 청문회에는 허리 지병을 이유로 출석하기 어렵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최 회장이 잇단 산재로 공격 받을 위기에 처하자 자리를 회피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에 따르면 지난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간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에서 산재로 포스코와 협력사 직원 10여 명이 숨졌다.

포스코에 이어 올 들어 2건의 사망사고가 발생한 동국제강도 안전 대책을 원점에서 재검토하기로 했다.

김연극 동국제강 사장은 18일 부산공장의 사고 현장을 점검하고 고인과 유족에게 사과했다.

김 사장은 “절대로 발생하지 말아야 할 사고가 발생해 참담하고 죄송하다”면서 “비통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빌고, 모든 질책과 추궁을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환경·안전 부문 투자를 지난해 190억 원보다 30% 늘어난 250억 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또 사각지대를 해소할 수 있는 스마트안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동국제강 사업장에선 최근 몇 년간 안전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해 1월 동국제강 부산공장에서는 유압기를 수리하던 외주업체 직원이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으며, 2019년에는 인천 제강소 내 창고형 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이 추락한 사망 사고가 있었다.

이에 앞서 2018년엔 부산공장 배관 파열 사고로 노동청의 작업 중지 명령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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