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칼럼] 화성과 목성 사이

김영린 승인 2021.02.21 12:18 의견 0
사진=픽사베이


수성은 태양에서 6000만km 떨어진 궤도를 공전하고 있다. 금성은 1억km, 지구는 1억5000만km, 화성은 2억3000만km 떨어져서 돌고 있다.

태양∼수성의 거리를 4라고 하면 금성은 7, 지구는 10, 화성은 16이다. 그 비율을 따져보면 각각 1.5배가량이다. 보데라는 유럽 천문학자가 이런 ‘법칙’을 발견했다.

하지만 태양에서 7억8000만km 떨어져 있는 목성은 예외였다. 목성은 그 비율이 1.5배가 아니라 3배에 가까웠다.

여기에서 하나의 ‘가설’이 생겼다. 화성과 목성의 중간쯤 되는 곳에 또 하나의 혹성이 있었다는 가설이다.

그 가설을 증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화성과 목성 사이에서 지름 800km의 작은 별 한 개를 찾아낸 것이다. 달의 4분의 1 크기인 ‘케레스’라는 소행성이다.

케레스는 보데가 계산한 바로 그 위치에서 공전하고 있었다. 그리고 케레스 주위에서 수천 개의 소행성이 잇따라 발견되었다. 이 수많은 소행성은 원래 하나의 혹성이었지만, 산산조각 나는 바람에 제각각 흩어져서 공전하게 된 것으로 추정되었다.

그 혹성을 ‘제 5혹성’이라고 명명했다. 수성, 금성, 지구, 화성 다음에 있는 5번째 혹성이라는 얘기다. 수많은 별이 부서진 채 돌고 있어서 ‘소혹성대(小惑星帶)’라고도 했다.

학자들은 제 5혹성이 조각난 이유를 추정했다. 그 가운데 하나가 ‘전쟁’이었다. 전쟁이 일어나면서 혹성이 파괴되었다는 것이다.

추정에 따르면, 제 5혹성은 태양과의 거리가 지구보다 훨씬 멀었다. 따라서 뜨거웠던 제 5혹성은 식는 속도도 빨랐다. 생물의 진화 역시 일찍부터 이루어졌다. 덕분에 과학이 고도로 발달할 수 있었다.

제 5혹성 사람들은 뛰어난 과학으로 ‘대량살상무기’를 개발, 전쟁을 했다. 전쟁은 치명적이었다. 사람은 물론이고, 자기들의 혹성까지 깨뜨리고 말았다.

그 와중에 소수의 생존자들이 우주선을 타고 탈출할 수 있었다. 그들은 우선 가까운 화성으로 날아갔지만 인간이 살기에는 여건이 적합하지 않았다. 시행착오 끝에 더 멀리 떨어진 지구까지 날아갔다. 지구는 자기들의 별처럼 생존여건이 그럭저럭 괜찮았다.

그들은 지구에 제 5혹성을 다시 세우기로 했다. 원시상태인 지구의 인간을 ‘재창조’하고 가르쳤다. 유전자를 심어 후손도 늘렸다.

학자들은 성경에서 그럴 듯한 근거도 찾았다. ▲하나님이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인간을 창조했다는 말씀과 ▲‘하나님의 아들들이 인간의 딸들을 취하여 자식을 낳았으니…’라는 구절이다.

이 성경말씀이 제 5혹성의 이주자들이 지구를 다스리면서 후손을 퍼뜨렸다는 사실을 증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유일신’인 하나님을 단수가 아니라 복수인 ‘우리’로, 하나님의 아들을 복수인 ‘아들들’로 표현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는 주장이다.

미국의 무인 탐사자동차 ‘퍼서비어런스'(Perseverance)’가 화성에 안착했다는 소식에 돌이켜보는 제 5혹성 이야기다. 생명체 존재 여부와 인간 거주 가능성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제 5혹성 생존자들이 포기한 화성에서 인간이 살아가려면 ‘테라포밍(terraforming)'을 해야 한다고 했다. “지구가 아닌 다른 행성이나 위성 및 천체를 지구의 환경과 비슷하게 바꿔서 인간이 살아갈 수 있게 꾸미는 것”이다. 그 방법론이 또 화제다.

그렇지만, 그것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이 있다. 지구부터 그만 망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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