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싸이월드 부활이 반갑지만은 않은 이유

신유림 기자 승인 2021.02.23 17:05 의견 0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토종 SNS 원조 싸이월드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반가움보다는 불안에 떠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2001년 미니홈피를 선보이며 국민SNS로 등극한 싸이월드는 과거 회원수 3200만 명, 연간 도토리 수익 1000억 원을 넘겼던 강소기업이었지만 스마트폰 시대로 들어서면서 점차 잊혀지더니 지난해 경영악화로 폐업하고 말았다.

당시 폐업 소식을 들은 일부 유저들은 사진만이라도 백업하게 해달라는 청원을 올리며 아쉬워했다. 그러다 싸이월드는 최근 레트로 열풍의 방점을 찍으며 오는 5월 서비스 재개 소식을 알렸다.

당시 싸이월드의 기업가치를 고려하면 싸이월드가 다시 소환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이다. 시대가 변한 탓이다. 외국계 SNS가 주도하고 있는 현 시장에서 싸이월드가 과연 예전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을까.

그러나 유저들은 정작 의외의 부분에서 염려하고 있다. 사생활 보호 문제다. 철없던 시절 올렸던 글과 사진들이 이른바 ‘흑역사’로 돌아와 ‘과거 털기’에 악용되진 않을까 하는 불안감이다.

유저들이 싸이월드에 올린 사진은 170억 장이며 동영상은 1억5000만 개에 달한다. 이외에도 방명록이나 댓글, ‘일촌’ 목록 등 모든 부분에서 사생활이 그대로 노출된다는 점에서 싸이월드의 귀환은 반갑지만은 않다는 것이다.

이 같은 불안감에는 과거 부적절한 사생활로 인해 한순간에 부와 명예를 잃어버린 사례가 속출하는 최근 현상들이 한몫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학교폭력을 저지른 연예인들이 과거사 폭로로 뼈아픈 대가를 치르고 있다. 많은 네티즌은 싸이월드가 부활하면 학교폭력을 저지른 연예인이 대거 추가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만큼 싸이월드는 사생활 보호에 취약했다. 이 때문에 “싸이월드가 부활하면 개인정보를 지운 뒤 탈퇴할 것”이라며 난색을 드러내는 이들도 많다.

과거에도 싸이월드는 사생활 보호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미니홈피 서비스 개시 3년만인 2004년 사이버 스토킹, 명예훼손, 초상권 침해 등의 문제가 심각해지자 ‘사생활 보호 클린 캠페인’까지 벌일 정도였으니까.

싸이월드에 추억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기자 역시 ‘싸이질’로 수많은 밤을 불태우던 사람으로서 반갑고 기쁘다. 다만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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