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벌이 앞에 품격 따위 내던진 명품(名品) 브랜드들

중국서 생산한 반제품, 마무리하면 ‘메이드 인 프랑스’ ‘메이드 인 이탈리아’
비용 절감에도 매번 별 이유 없이 가격 올리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외면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2.24 14:40 의견 0
루이비통 매장 (자료=연합뉴스)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다수의 명품(luxury) 브랜드가 중국 공장에서 제품을 생산하면서 ‘장인 정신’이 사라진 지 오래다. 그럼에도 제품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리고 있다.

또 명품 업체들은 ‘꼼수’ 경영을 하거나 한국에서 많은 수익을 거둬도 기부금은 매출에 훨씬 못 미치는 등 사회적 책임에서는 멀어져있다.

24일 명품업계에 따르면 프랑스 고가 브랜드 루이뷔통은 전날 일부 품목의 국내 가격을 올렸다.

미니 핸드백으로 유명한 나노 스피디와 나노 노에는 147만원에서 162만원으로 10.2% 비싸졌다. 쁘띠 삭 플라는 162만원에서 174만원으로 7.4% 인상됐다.

루이뷔통의 가격 인상은 올해에만 벌써 두 번째다. 지난달에도 일부 가방 가격을 최대 25.6% 올렸다.

디올 또한 이달부터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 주요 상품 가격을 최대 16% 올렸다. 여성용 새들백은 415만원에서 470만원으로 13%, 레이디백도 미디움이 62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4.8% 올랐다.

프라다는 지난달 주요 상품 가격을 평균 2~3% 올렸다. 프라다 듀엣 나일론 버킷백은 139만원에서 143만원으로 2.8% 올랐다.

명품 업체들은 결혼식이 몰린 봄, 가을을 전후해 매년 가격을 1~3회 인상한다. 그 때마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등 본사 방침을 설명했다.

최근에는 앞서 루이뷔통의 사례처럼 인상 속도가 더 빨라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억눌린 소비 욕구가 한꺼번에 분출되는 ‘보복소비’ 영향을 받아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백화점 내 대다수 상품군이 역성장한 가운데 명품 매출은 오히려 15.1%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격 인상 기준 ‘불투명’…중국 눈치 보면서 한국에선 사회적 책임 ‘0’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명품 업체에 대한 지적이 이어진다.

우선 명품 업체들은 특별한 공지 없이 1년에 수차례 가격을 바꾸면서도 환율과 관세 변동에 따른 가격 정책 변화라는 명분만을 내세우고 있다. 가격 인상 기준이 불투명하다는 것이다.

다수의 명품 업체에서 나오는 제품들은 장인이 직접 손수 제작하기보다 중국·루마니아 등 공장에서 대량생산된다. 비용절감 때문이다.

실제 루이뷔통·구찌·버버리 등 브랜드 등은 대량생산을 위해 중국·남미·아프리카·루마니아·터키·멕시코 등 노동력이 싼 곳에 생산 공장을 뒀다.

이 같은 제3국으로의 공장 이전은 1990년대 시작돼 2000년대 후반부터 심화됐다. 최근에는 약 80% 가량이 제3국가에서 제품을 생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장에서 생산한 반제품이 프랑스나 이탈리아로 건너가면 마무리 작업 후 '메이드 인 프랑스' '메이드 인 이탈리아' 라벨을 붙인다.

이러한 비용절감에도 매번 가격은 올리고 있다.

또 명품 업체들은 우리나라에서 많은 매출과 배당금을 챙기지만 한국 사회를 위한 기부금은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크리스챤디올꾸뛰르코리아의 2019년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1868억원의 매출, 44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4000만원에 불과했다.

입생로랑코리아는 2019년 매출 1673억원, 영업이익 109억원을 기록했지만 기부금은 0원 이었다.

펜디코리아, 보테가베네타코리아, 발렌시아가코리아 등 한국에서 인기 있는 명품 업체들도 기부금은 없었다.

반면 한국과는 다르게 명품 최대 시장인 중국에선 눈치보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LVMH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 적십자에 230만달러(약 28억원)를 기부했다. 케링그룹도 110만달러(13억원)를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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