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마시는 매직, 먹는 구두약?… 콜라보 상품의 무리수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2.25 14:52 의견 0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요즘 이색 콜라보레이션 상품이 눈길을 끈다. ‘펀슈머’ 성향이 강한 MZ(밀레니얼+Z)세대들에게 콜라보 상품은 재미와 만족을 동시에 느낄 수 있어 화제가 되곤 한다.

이를테면 편의점업계와 콜라보한 곰표, 말표 제품들이다. 곰표는 CU와 팝콘을 시작으로 나쵸, 밀맥주, 화장품, 주방세제 등 10여 가지 협업상품을 출시했다.

반응도 좋다. 대표적으로 곰표 밀맥주는 지난해 5월 첫 출시 3일 만에 초도물량 10만 개를 완판했다. 이후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30만 개, 5개월만 100만 개, 지난해 말 200만 개를 돌파했다.

최근에도 원활한 물량 수급을 위해 롯데칠성음료와 추가 협약을 하는 등 곰표 맥주의 인기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10월 출시한 말표 흑맥주도 출시 3일 만에 초도 생산물량 10만 개가 완판된 데 이어 편의점 맥주 매출 순위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말 기준 150만 개 판매를 돌파했다.

곰표, 말표 상품 외에 삼양라면 침구나 천마표시멘트 팝콘, 카카오 캐릭터 밸런타인데이 초콜릿 등도 좋은 반응을 얻었다. 따로 보면 어울리지 않은 업체들이 합쳐 신선한 시너지를 낸 사례들이다.

콜라보레이션 상품들이 잇따라 좋은 반응과 성적을 얻으면서 더 많은 상품들이 출시됐다. 그러나 최근 ‘도 넘은’ 콜라보레이션 상품들도 출시돼 온라인 등지에서 논란이다.

곰표와 말표 제품들을 출시하며 편의점업계 콜라보 선두자로 떠오른 CU는 밸런타인데이를 겨냥해 ‘말표 구두약’ 콜라보 상품 6종을 내놨다.

물론 실제 구두약은 아니다. 구두약 틴케이스에 인기 스낵을 세트로 담아낸 것이다. 대왕 말표 구두약 팩과 말표 초코빈은 실제 구두약 틴케이스를 활용했다. 또 CU는 바둑알 모양의 바둑 초콜릿도 재출시했다.

GS25는 문구기업 모나미와 손잡고 개발한 2종의 음료를 GS25에 선보였다. 모나미의 대표 문구류 상품인 ‘모나미매직’의 정체성을 병 타입 음료로 구현했다.

세븐일레븐도 최근 문구기업 아모스와 협업해 ‘딱붙 캔디’를 출시했다. 딱붙 캔디는 제품에 적힌 이름만 다를 뿐 많은 사람들이 실제 사용하는 딱풀과 매우 흡사하다.

콜라보레이션 화제성에만 집중한 제품들이 문제였다. 출시된 식품들은 아이들이 실제 구두약과 매직, 딱풀 등으로 착각할 수 있는 모습이다.

이는 사고를 유발할 수 있는 우려가 생긴다. 특히 영유아들이 실제 제품을 식품으로 오인해 섭취하는 등의 사고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아이들이 이물질을 삼키는 사고는 매년 늘어나 지난 2019년 2000건 가량이었다. 그 중 완구나 문구 등이 가장 많은 사고를 일으켰다.

소비자들에 재미를 주는 시도는 좋았다. 익숙하지만 신기한 모습에 한번씩 사먹어 보고 싶은 생각도 든다. 그러나 충분한 지식이 없는 어린이들에겐 착각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 식품 패키지에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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