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돋보기] 경영권 분쟁사들의 주요 안건은?···한진그룹

한진칼, 산업은행 인사의 이사회 진입 다룰 전망 
한진으로 번진 경영권 분쟁

신유림 기자 승인 2021.02.26 10:09 | 최종 수정 2021.02.26 10:10 의견 0

왼쪽부터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 (자료=각 사)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정기주주총회 시즌이 다가오면서 경영권 분쟁이 예상되는 기업들의 주총 안건에 투자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최대 관심사 중 하나는 한진그룹 주총이다.

한진칼은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KCGI와 반도건설 등 한진칼 주주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이 주주제안에 나서지 않아 경영권 분쟁이 사실상 일단락됐다는 전망도 나온다.

하지만 한진칼의 3대주주로 올라선 KDB산업은행이 지난 10일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라는 내용의 주주제안서를 보냈다.

외부기관의 주주제안으로 올해 한진칼의 정기주총에서는 새로운 추천인사의 이사회 진입 등이 논의될 전망이다.

■ 한진칼, 산업은행 인사의 이사회 진입 여부

한진칼은 산업은행의 등장으로 감시와 견제가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주총에서 산업은행 추천 인사의 이사회 진입을 다룰 것으로 보여 총수 일가의 전횡에 제약이 따를 전망이다.

산은은 지난해 11월 한진칼 유상증자에 참여해 8000억원의 자금 지원을 결정하고 지분 10.66%를 보유한 3대 주주로 등극했다.

아시아나항공 매각에 중점을 둔 산은은 조원태 회장 측에 우호적일 수밖에 없어 총수 일가 우호 지분율은 47.33%까지 치솟은 데 비해 3자 연합은 40.4%로 내려갔다.

3자 연합이 이들을 상대로 경영권 경쟁을 이어가려면 추가지분 매입이 필요하다. 여기에 필요한 자금은 4201억원 규모다.

따라서 3자 연합이 경영권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이 때문인지 최근 3자 연합은 이번 주총에서 주주제안을 하지 않기로 결정, 경영권 분쟁이 일단락된 분위기다.

다만 3자 연합이 경영권 분쟁에서 완전히 발을 뺀 게 아니라 ‘숨 고르기’에 들어간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에 3자 연합의 향후 지분 추가 매집이나 조 회장 압박에 나설 가능성 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다.

■ 한진으로 번진 경영권 분쟁

한진칼을 둘러싼 잡음은 일단락된 분위기지만 그렇다고 한진그룹 전체의 경영권 분쟁이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다. 한진 2대 주주(9.8%)인 사모펀드운용사 HYK파트너스가 조현민 부사장을 정조준했기 때문이다.

HYK파트너스는 지난 1월 주주제안서를 한진 측에 보냈다. 지난해 12월 첫 공식 서한을 보내며 압박에 나선 지 1개월 만이다.

하지만 한진이 무대응으로 일관하면서 HYK파트너스는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다음달 한진의 정기 주총에서 정식 안건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했다.

지난달 HYK파트너스가 보낸 주주제안서에는 ▲이사 최대 정원 증원(8명→10명) ▲2인 이상 이사를 선임하는 경우 집중투표제 미적용 조항 삭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그 집행이 끝나거나 집행이 면제된 후 10년이 지나지 않은 자의 이사 자격 상실 ▲전자투표제 도입 ▲중간배당제도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에 앞서 보낸 첫 서한에는 ▲정관 변경(이사 최대 정원 8인 → 10인 증원, 중간배당 도입, 집중투표제 배제 규정 삭제) ▲HYK파트너스 대표 기타비상무이사 선임 ▲HYK펀드가 추천한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주당 배당금 500원 → 1000원 확대 등을 제안했다.

조 부사장의 이사회 진입 금지를 끌어내는 한편 실질적인 경영 개입에 나서겠다는 구상으로 풀이된다. 당시 HYK파트너스는 “조 부회장의 경영 참여는 가족 중심 경영을 답습하려는 의도”라며 “오너 일가와 독립적인 입장에서 견제와 감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 부사장은 대한항공이 산은과 맺은 계약에 따라 지주회사 한진칼과 항공 관련 계열사 경영에서 물러난 대신 한진에서 경영 보폭을 넓혀왔다.

특히 지난해 말 부사장으로 승진 후 사내이사 선임은 당연한 수순으로 전망됐다. 사내이사를 발판으로 장악력을 넓힌 후 이르면 내년 초 대표이사에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다.

HYK파트너스는 경방이 최대출자자(LP)로 참여한 사모펀드로 지난해 10월 경방이 보유한 한진의 지분 전체를 넘겨받아 한진의 2대 주주(9.79%)가 됐다.

현재 조 부사장의 우호 지분은 최대주주인 모회사 한진칼 등을 포함해 27.41%다. 여기에 GS홈쇼핑(6.62%)과 우리사주조합(3.98%)까지 포함하면 38.01%다. HYK파트너스가 4대 주주인 국민연금(6.38%)의 지원을 받는다고 해도 표 대결에서 이길 가능성은 적다.

하지만 40%를 웃도는 소액주주가 HYK파트너스의 편에 선다면 의외의 승리를 거둘 수도 있다. 실제 전자투표제와 중간 배당을 실시하라고 주장한 것은 소액주주와 기관 투자자 표심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한진은 올해 주총부터 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의결권을 각각 3%까지만 인정하는 이른바 ‘3% 룰’을 적용받는다. 가능성이 전혀 없는 싸움은 아니라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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