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장 바뀌는 롯데온, 뒤처진 실적에 ‘허우적’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장, 사의 표명
롯데온 실적, 쿠팡·이베이코리아 등 이커머스 업체에 현저히 못미쳐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2.26 11:10 | 최종 수정 2021.02.26 11:11 의견 0
롯데온 (자료=롯데쇼핑)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롯데 유통계열사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ON)’ 사업을 이끌던 조영제 이커머스 사업부장(대표)이 출범 1년도 안돼 사의를 표명했다.

롯데온이 이커머스 업계에서 뒤처지자 이커머스 사업 수장이었던 조영제 대표가 물러난 것이다. 이에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롯데지주는 지난 25일 “조영제 롯데쇼핑 이커머스 사업부장이 사업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고 26일 밝혔다.

롯데는 “조 사업부장은 안정적인 서비스 제공에 차질을 빚으며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며 “롯데온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롯데는 조 대표에 대해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롯데온은 마트, 백화점, 슈퍼 등 롯데그룹 유통계열사의 7개 쇼핑몰을 통합한 앱으로 지난해 4월 28일 첫선을 보였다. 그동안 롯데그룹은 엘롯데, 롯데닷컴 등 각 계열사마다 온라인몰을 별도로 운영했으나 이를 롯데온 하나로 합친 것이다. 롯데그룹은 2018년 롯데쇼핑 내 이커머스 사업부를 신설하며 이 사업에 약 3조원을 투자했다.

전국 1만개가 넘는 오프라인 매장과 온라인 고객 정보를 통합해 개개인 맞춤형 쇼핑을 제공하겠다는 포부를 밝히며 ‘신동빈의 야심작’으로 불렸다.

그러나 출범 초기부터 기술적 결함과 ‘통합’이 무색한 서비스를 보이며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았다. 롯데온 출시 첫날부터 서버 접속이 어려웠고 기존 롯데 온라인몰 회원의 등급이 사라지는 등 문제가 있었다.

실적도 좋지 않다. 지난해 롯데쇼핑 온라인 거래액은 7조6000억원으로 전년(7조1000억원) 대비 7% 성장했다.

이 수치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와 비교하면 적은 수치다. 지난해 쿠팡 거래액은 41% 늘어난 21조7490억원, 11번가는 10% 증가한 10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은 20조원, 신세계 통합 온라인몰 SSG닷컴은 37% 성장한 4조원으로 추산된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롯데온 애플리케이션 월 사용자 수는 112만명으로 1위인 쿠팡(2141만명)의 5.2% 수준에 불과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지난 1월 사장단 회의에서 롯데온 부진을 언급하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시작했음에도 부진한 사업군이 있는 이유는 전략이 아닌 실행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롯데닷컴은 2000년 온라인 쇼핑몰로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오는 2023년까지 매출 20조원 달성하겠다는 목표도 현재 상황만 놓고 봤을 땐 쉽지 않아 보인다고 지적한다. 유통 대기업 중에서 오프라인 점포가 가장 많은 롯데가 뒤늦게 온라인 쇼핑 시장을 확대하겠다고 했을 때도 ‘이미 늦었다’는 평가가 우세했다.

한편 새로운 수장을 맞이하게 된 롯데온은 재도약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롯데는 “롯데온을 정상화 궤도에 올릴 수 있는 외부 전문가를 영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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