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 대명소노그룹, 줄 폐업에 장녀 기소까지 난맥상…‘빨간불’ 켜진 미래

신유림 기자 승인 2021.06.11 12:27 의견 0

대명소노그룹 본사 <자료=대명소노그룹>

[토요경제=신유림 기자] 국내 리조트업계 1위 대명소노그룹(구 대명그룹) 오너 일가가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사업들이 줄줄이 좌초하면서 그룹 미래에 빨간불이 켜졌다. 여기에 장녀 서경선씨가 최근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기소되면서 총수 일가의 경영 능력에 의구심이 제기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근 제주지방검찰청은 서경선 ㈜제주동물테마파크 대표이사와 사내이사 A씨(50), 제주동물테마파크 개발 예정지에서 마을 이장을 지낸 B씨를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각각 기소했다.

이들은 제주동물테마파크 조성사업을 놓고 사업 추진에 유리한 쪽으로 편의를 봐 주는 대가로 2019년 5월 29일부터 지난해 4월 14일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2750만원을 주고받은 혐의를 받는다.

◆ “안 되는 사업이었는데”···서경선 대표의 무리수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은 성공 가능성이 희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애초 서경선 대표는 사업 주체가 아니었다. 사업 주체는 2003년 설립된 제주동물테마파크 법인으로 당시 ‘탐라사료’가 제주시 조천읍 선흘리 일대를 테마파크로 조성하기 위해 설립했다.

하지만 탐라사료가 자금난에 시달리며 공사가 중단됐고 2011년 대국해저관광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이후 2016년 대명소노그룹 계열사이자 서 대표가 부사장으로 재직하던 ‘소노호텔앤리조트’가 부지를 인수했고 서 대표는 2019년 자신이 대표로 있던 또 다른 계열사 ‘서앤파트너스’를 통해 제주동물테마파크를 사들였다.

처음 허가조건은 ‘말 산업’이었으나 서 대표가 이를 변경한 것이 문제의 시작이었다. 사자, 코뿔소, 들소 등을 관람할 수 있는 드라이빙 코스와 호텔 등 숙박시설까지 갖추기로 한 것이다.

결국 환경 훼손을 우려한 제주도민들과의 극심한 갈등, 모기업인 대명소노그룹 측의 반대가 겹쳐 사업은 지지부진해졌고 최종적으로 지난 3월 제주도 개발사업심의위원회가 사업을 부결 처리하며 좌초됐다.

이번 서 대표의 혐의는 주민회의 입장을 사측에 유리하게 바꾸려는 와중에 벌어진 일이다.

이에 그룹 측은 해당 토지를 매각한다는 방침이지만 여의치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토지가 계획관리지역에 묶여 개발이 제한된 데다 말 산업을 벌이기엔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제주동물테마파크 <자료=제주동물테마파크>

◆ 장남 서준혁 부회장의 ‘동분서주’···결과는?

서준혁 부회장은 그룹 창업주인 고 서홍성 명예회장의 외아들이자 서경선 대표의 동생이다. 모친은 박춘희 대명소노그룹 회장이며 여동생은 건물관리업체 '민기' 대표 서지영씨다.

서 부회장은 부친의 급작스런 타계로 2007년 28세라는 매우 이른 나이에 경영에 참여했다. 이후 지주회사 2010~2011년 대명소노, 소노호텔앤리조트, 대명건설, 대명코퍼레이션 등 핵심 계열사 이사에 이름을 올렸으며 2014년 12월에는 대명소노 대표, 2018년에는 부회장, 2019년에는 소노호텔앤리조트 대표까지 맡았다.

서 부회장의 의욕은 2008년 대명레저산업(현 소노호텔앤리조트) 신사업본부장 시절부터 발휘됐다. 2020년까지 기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힌 것이다.

가장 먼저 시작한 건 외식사업이다. 그는 2009년 프리미엄 떡볶이 '베거백' 매장을 강남과 목동 등에 열었다. 하지만 고가 정책, 골목상권 침해 논란 등으로 채 2년도 되지 않아 사업을 접었다.

비슷한 시기 문을 연 '스토리런즈'와 '미스터탄둘'도 사정은 비슷했다. 스토리런즈는 치킨, 마스터탄둘은 삼겹살을 취급했으나 역시 실패, 결국 2014년 외식사업에서 철수했다.

2008년에는 문화 사업을 위해 ‘대명문화공장’을 설립했으나 거듭된 적자로 2018년 손을 뗐다.

2014년 시작한 웨딩사업 또한 실적 부진으로 2017년 접게 된다.

이 같은 여러 사업 실패로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은 서 부회장은 자신의 사업을 주도했던 ‘대명코퍼레이션’을 ‘대명소노시즌’으로 바꾸고 지난해 말 ‘렌탈’이라는 신사업에 나섰다.

또 소노펫앤컴퍼니를 설립, 반려동물 사업에도 나섰다.

하지만 시장의 평가는 인색하다. 렌탈사업의 경우 소노시즌이 취급하는 침구 등의 제품이 지나치게 고가인 데다가 사측의 주기적 관리가 아닌 고객이 직접 케어하는 방식이어서 과연 호응을 얻을 수 있겠느냐는 반응이다.

펫사업 역시 시장이 이미 포화상태인 데다가 해외 브랜드들이 70% 넘게 장악할 만큼 독보적이어서 연착륙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렇듯 동분서주하고 있는 서 부회장이 만일 이번 사업에서도 유의미한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모친을 이어 회장직에 오르려는 자신의 계획에 큰 차질이 발생할 수도 있다.

◆ 오너 일가의 어색한 동거

다른 재벌들과 마찬가지로 서 부회장의 가족사 역시 순탄하지 않았다. 서홍성 회장 사후 상속지분을 놓고 한바탕 전쟁을 치렀다.

지분은 애초 박춘희 회장이 9분의 3, 서경선·준혁·지영 3남매가 각각 9분의 2를 받아야 했으나 박 회장이 당시 미성년자였던 두 딸을 대리해 상속을 포기하고 자신과 아들이 각각 37.7%, 36.4%를 나눠 가졌다.

하지만 두 딸이 성인이 되자 상속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들의 몫을 되찾으려는 시도였다.

하지만 며칠 만에 소송은 취하됐다.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재 상황을 보면 당시 상황을 유추할 수 있다.

우선 막내인 서지영 대표는 그 후 인테리어업체 '비전', '컴퍼스'를 연이어 설립했다. 컴퍼스는 대명호텔앤리조트의 인테리어를 도맡아 2011년 매출 37억원을 올렸다.

또 2012년에는 두 업체를 청산하고 역시 인테리어업체 '서안'을 설립해 2015년까지 역시 그룹을 상대로 수백억원의 매출을 거뒀다. 이어 2016년에는 서안을 정리하고 건물관리업체 '민기'를 설립해 한해 수십억원대의 그룹사 일을 계속 맡았다.

서 부회장과 장녀 서경선 대표와의 이상한 거래는 앞서 언급한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과정에서 일어났다.

당시 그룹 측의 공개적인 사업 반대 의견과 달리 서 부회장은 계열사 소노호텔앤리조트를 통해 누나에게 초기 운영자금으로 171억원을 대여했다. 또 제주동물테마파크 사업이 본격 시행되면 총사업비 1700억원의 70%에 달하는 1107억원까지 대여하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별다른 자금력이 없던 두 자매를 서 부회장이 측면 지원하기로 한 셈이다.

한편 대명소노그룹은 과거 ‘대명콘도’로 잘 알려진 기업으로 현재 전국 17개 지역에 객실 약 1만개를 보유한 국내 1위 리조트 업체다.

하지만 코로나19 여파로 사정은 좋지 않다. 지난해 매출은 6942억원으로 전년 9026억원에 비해 23%나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321억원으로 전년 50억원 흑자에서 적자전환 했다.

순이익 역시 –615억원으로 전년 –417억원에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이에 따라 재무상태는 악화일로에 있다. 지난해 총부채는 2조5254억원으로 전년보다 1250억원 늘었으며 부채비율은 426%나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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