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백신 접종하기 참 힘드네

김시우 기자 승인 2021.07.22 15:04 의견 0
코로나19 백신 예약 대기창에는 이미 많은 신청자가 몰렸다. 그나마 대기 인원이 많지 않은 편이다. 55~59세 사전예약 당시에는 40만 명이 대기하기도 했다. <사진=김시우 기자>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예약은 예상보다 더 고된 일이었다. 오후 8시 예약 시작 후 곧바로 들어간 사이트에는 내 앞에 2만 명의 대기자가 있다는 메시지가 떴다.

예약 사이트 접속 중간에 차례가 뒤로 밀렸을 뿐만 아니라 1시간 가까이 기다리고 차례가 돌아오나 싶더니 초기 화면으로 나가지기도 했다.

우여곡절 예약 페이지 접속에 성공했지만 집 주변 의료기관과 원하는 시간대가 이미 꽉 차면서 거리가 먼 기관에서 접종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태다.

이러한 상황은 기자에게만 있지 않았다. 많은 국민이 비슷한 상황을 겪어야 했다.

지난 12일 55~59세 대상 사전예약, 55~59세 추가 예약과 53~54세, 50~52세를 대상으로 한 예약까지 4차례 ‘먹통 예약’이 이어졌다.

시스템 먹통도 문제였지만 코딩 오류로 접속 대상자를 정확하게 구분하지 못하거나 허술한 보안으로 우회경로를 통한 ‘새치기’ 예약, 코드 입력으로 대기 무력화 등 갖가지 문제점이 더 나타났다.

백신 접종 사전예약 때마다 신청자가 한꺼번에 몰려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면서 나타나는 오류 상황이 매번 되풀이되고 있다. 한두 번도 아니고 지속적으로 오류가 나타나는 상황에 국민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이 와중에 당국은 신청자가 몰리는 상황을 마치 예상하지 못한 것처럼 움직였다. 뒤늦게 서버 증설, 보안 구축에 나섰다. 한발 늦은 대처로 비판을 피하기는 힘들어졌다.

추진단에 따르면 코로나19 백신 예약접종 시스템을 위해 41억이 넘는 예산이 사용됐다. 30만 명이 동시 처리할 수 있게 했는데 53∼54세 접종 대상자가 총 150만5074명인 점을 고려하면 인원에 비해 적지 않았나 싶다.

50대 접종 백신인 모더나의 수급이 불안정한 상황인데 예약 시스템까지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니 안타깝다.

여전히 다수의 커뮤니티 사이트에는 ‘백신 접종 예약 성공하는 법’, ‘예약 빠르게 하는 법’ 등 노하우 관련 게시글이 많이 올라오곤 했다. 방법을 모색해야 할 정도로 쉽지 않다는 뜻이다.

40대 이하(2200만명)보다 인원이 적은 50대(740만 4412명)도 예약 과정에서 여러 혼란을 겪었는데 20~40대는 예약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가동될지도 의심스럽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이 되풀이하지 않도록 신속하게 조치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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