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가
정진선
가위가 할 일 이빨이 하듯
급한 건지
나쁜 버릇인건지
길 두고
뛰어 넘는 꽃 잔디
바람 오면 될 것을
나무 이리저리 발로 차고
뭘 바라는지 흔들고
기어이 떨어진 잎 들고 부르는
불편한 노래
여기
초등학교 담벼락 벽화에 사는
화려한 스타일 사자
우주선 새
이런 다정스런 감촉에
아이 같은 색깔
참 좋다
급행열차
일반열차 구분 못해
마을버스 막차 놓친 공허함도
만보향한 한걸음으로 간다
누가 보거나 말거나
집에 가면서는
그냥 신나야 한다
시인 정진선 : 한국문인협회 회원, 2013년 시집 '그대 누구였던가'로 등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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