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착한 소비, 정말 착한가요?

김시우 / 기사승인 : 2021-11-26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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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김시우 기자] 대다수의 산업군에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필수로 떠오르면서 기업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트렌드를 맞춰가는 동시에 고객들의 신뢰와 선택을 얻기 위해선 관련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유통 기업들도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모습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유통업계는 다른 산업에 비해 ESG 경영에 소극적인 모양새였다.


올해 들어 기업 각사별로 ESG 경영전략을 수립하고 전담 조직을 구성하는 등 많은 유통 기업이 ESG 경영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유통 분야에서 ESG 경영으로 대표되는 것 중 하나는 ‘착한 소비’다. 착한 소비 혹은 가치 소비는 재화나 서비스를 구매할 때 사회적 가치와 윤리를 생각하는 소비다.


주로 친환경이나 공정무역 등 관련 제품이 착한 소비 대상이 된다. 소비자들의 호응도 높은 편이다. 이전보다 착한 소비에서 오는 ‘가심비(가격 대비 심리적 만족감)’의 비중이 더 커진 것이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지난 9월 발표한 ‘KB트렌드보고서-소비자가 본 ESG와 친환경 소비 행동’에 따르면 소비자 3명 중 1명은 제품이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 기업의 친환경 활동 여부를 고려한다고 답했다.


또 절반 이상은 친환경 제품이 일반 제품보다 10%까지 비싸도 살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소비자들은 친환경 움직임이 보이는 기업이나 친환경 제품을 판매하는 기업에 응원을 아끼지 않는 추세다.


이에 맞춰 다수의 기업이 착한 소비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모든 기업이 호응을 얻지는 않는다. 착한 소비 취지에는 맞지 않는 행사로 ‘그린워싱(greenwashing)’ 논란에 휩싸이기도 한다.


그린워싱은 실제 친환경적이지 않지만 마치 친환경적인 것처럼 홍보하면서 기업의 이익을 증대시키는 데 초점을 둔다.


스타벅스는 지난 9월 50주년을 기념하면서 리유저블 컵(다회용 컵)을 증정했다. 재활용컵을 많이 쓰게 해 환경오염을 줄이겠다는 목표였다.


그러나 취지에 맞지 않게 스타벅스에 엄청난 인파가 몰렸고 이 때문에 많은 양의 플라스틱이 낭비됐다.


여기에 리유저블 컵의 소재는 폴리프로필렌(PP)으로, 일회용 포장재와 배달 용기에 사용되는 일반 플라스틱과 다를 바가 없었다.


앞서 4월에는 이니스프리의 ‘페이퍼 보틀(종이병)’ 제품도 논란의 대상이 됐다. ‘나 종이 보틀이야(I’m papaer bottle)’라고 쓰여 있는 종이 포장재 안에는 플라스틱병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니스프리는 기획 의도 및 분리배출 방법을 상세히 표기해 안내했지만 제품 네이밍으로 인해 용기 전체가 종이 재질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부분을 간과했다고 사과했지만 비판은 이어졌다.


취지가 그렇지 않았더라도 그린워싱 논란이 이어진다면 좋은 취지에 동참하려던 소비자의 신뢰를 잃게 될 것이다. 그린워싱은 결국 착한 기업인 ‘척’하는 것밖에 결론이 나지 않는다.


ESG가 중요해짐에 따라 정부 차원에서 명확한 기준과 소비자가 판단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이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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