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부자 감세 찬성 53%···언론 선동 탓인가 집단지성의 한계인가

신유림 / 기사승인 : 2021-12-02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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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경제 = 신유림 기자] 이재명 후보의 국토보유세 신설과 윤석열 후보의 종부세 개편, 이 두 대선공약을 놓고 국민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물론 대선 결과에 따라 개별 공약은 민의와 관계없이 자동으로 결정되겠지만 그에 앞서 특정 사안을 따로 떼어내 저울질해본다는 건 나름 흥미로웠다.


하지만 지난달 24일 YTN이 발표한 결과는 예상을 한참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무려 53.3%의 국민이 종부세 개편을 선택했다. 반면 국토보유세는 36.4%의 지지를 받았을 뿐이다.


윤 후보가 주장한 종부세 개편은 말이 개편이지 정확히 말하면 종부세 폐지다. 종부세 대상은 전 국민의 1.7%에 불과해 ‘부자 세금’으로도 불린다. 그런데 절반이 넘는 응답자가 부자들의 부담을 덜어주자고 한 것이다.


이 후보의 국토보유세는 토지를 가진 국민이면 누구에게나 부과하겠다는 것으로 토지로 발생하는 불로소득을 국가가 환수하겠다는 의미다. 얼핏 들으면 국민 누구나 세금을 더 내야 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하지만 이 세금은 기본소득 재원으로 쓰이므로 전 국민의 약 90%는 내는 세금보다 받는 돈이 더 많게 된다. 이 후보가 주장한 기본소득은 2024년부터 1인당 연간 100만원 지급을 목표로 한다.


100억짜리 건물(토지 50억)을 소유한 A씨와 7억(토지 3.5억)짜리 아파트를 가진 B씨를 예로 들어 보자. A씨와 B씨 모두 4인 가족의 가장이라 가정한다.


A씨의 국토보유세는 7500만원으로 기존에 내던 종부세 950만원에서 크게 오른다.


반면 B씨는 기존 종부세 대상은 아니었으나 국토보유세가 신설되면 105만원의 세금이 발생한다. 하지만 기본소득을 적용하면 B씨 가구는 세금을 내고도 295만원의 소득이 생긴다.


하지만 국민은 이를 거부한 셈이다. 왜일까.


이번에 개정된 종부세를 대하는 국민의 태도 역시 마찬가지다. 국민의 98.3%는 관련이 없음에도 연일 ‘종부세 폭탄’이라며 정부를 비난한다.


심지어 각종 수구 언론은 올해 1인당 종부세가 602만원이나 된다며 국민을 선동하고 있다. 다시 말하지만, 종부세 대상은 상위 1.7%다. 게다가 1.7%의 89%는 다주택자와 법인이 차지하고 있다.


나머지 11%의 73%는 시가 25억원 이하의 주택을 보유, 세금은 50만원에 지나지 않는다. 또 주택이 20억원 이하라면 27만원으로 더욱 줄어들고 여기에 고령자와 장기보유자는 최대 8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이 경우 오히려 기존보다 세금이 적어지기도 한다.


과연 이래도 세금 폭탄이라 할 수 있을까.


문제는 언론과 국민 모두에 있다.


국민을 집단으로 모독하려는 의도는 없다. 하지만 분명한 건 기득권만 대변하는 수구 언론이 늘 성공하는 데엔 사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선동과 왜곡에 춤을 추는 우매한 국민이 있다는 사실이다.


종부세 폭탄론과 종부세 폐지안, 이는 ‘이익은 부자가, 고통은 서민이 지게 하는 것’과 같다. 또 ‘어차피 나눠 줄 거면 안 걷는 게 낫다’는 망언을 내뱉은 윤석열 후보의 실체이기도 하다.


집단이 올바른 지성을 발휘하길 기다리는 건 많은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 부작용의 책임을 깨어있는 시민이 지게 될까 두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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