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여자=젖소?…서울우유 광고, 선 넘었다

김시우 / 기사승인 : 2021-12-1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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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이 된 서울우유 광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논란이 된 서울우유 광고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토요경제=김시우 기자] 이따금 기업의 광고가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있다. 광고가 특정 성별을 비하하는 듯한 광고도 마찬가지다.


최근 이와 관련 서울우유가 유튜브에 게재한 광고가 논란이 되고 있다.


서울우유는 지난달 29일 공식 유튜브 채널에 자사 유기농 우유 제품을 홍보하는 영상을 공개하고 감상평을 댓글로 남기면 추첨을 통해 경품을 지급하는 이벤트를 펼쳤다.


52초 분량의 영상에는 탐험복을 입은 한 남성이 강원도 철원군 청정지역을 찾아 무언가를 발견해 촬영하면서 “마침내 그들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것에 성공했다”라는 나레이션이 나온다.


이후 흰색 옷을 입은 여성들이 등장한다. 이 여성들은 나뭇잎에 맺힌 이슬을 마시거나 개울물로 세수하고, 풀밭에서 스트레칭을 하고 있다.


나레이션은 “청정 자연의 깨끗한 물을 마시고 친환경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며 쾌적한 환경에서 평화롭게 살아가는 그들”이라며 “조심스럽게 접근해보기로 한다”고 말한다.


문제는 다음 장면이다. 남성이 그 여성들을 카메라에 담으려 하자 곧이어 여성들이 ‘젖소’로 바뀐다.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것으로 보이는 장면이다.


광고 영상은 “깨끗한 물, 유기농 사료, 쾌적한 청장 자연 속 유기농 목장에서 온 순도 100% 서울우유, 유기농 우유”라는 설명으로 마무리된다.


유기농 우유를 표현하기 위해 만들어진 광고는 이후 의도와는 전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갔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후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여성을 젖소에 비유한 광고가 불쾌하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영상 속 남성이 카메라를 들고 숲에서 몰래 여성들을 촬영하는 모습도 ‘불법 촬영 범죄’를 떠오르게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수의 소비자는 “올해 봤던 광고 중 가장 불쾌했다”, “회사에서 광고를 무슨 생각으로 만들었는지 모르겠다”, “오랜 시간 서울우유만 먹어 왔는데 배신감이 든다”, “시대착오적인 광고”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더 나아가 불매운동을 하겠다는 소비자들도 보인다.


논란이 커지자 서울우유는 해당 광고 영상을 삭제했다. 서울우유 측은 여성을 비하할 의도가 전혀 없었다며 광고에 남성도 등장한다고 해명했지만, 비판은 여전히 거세다.


“여성의 피해의식이 아니냐”는 의견도 종종 보인다. 그러나 의도가 그렇지 않더라도 오해를 살 만한 장면이 뚜렷한 데다 다수가 이를 보고 불쾌함을 느꼈기 때문에 피해의식과는 거리가 멀다.


또 광고 내 남성이 등장하기도 하지만 여성의 수가 확연히 더 많은 건 사실이다.


청정지역에서 자란 젖소와 유기농 우유를 광고하는 데 사람이 젖소를 변하는 표현과 어느 부분에서 연관을 지을 수 있는지도 의문이다.


서울우유가 2003년 누드 퍼포먼스로 성별 비하 논란에 휩싸인 바 있기 때문에 실망감이 더 크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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