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2年,' 청소년 '게임과몰입 위험군' 급증 ...정부 '묘수 풀이' 있나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04-19 17:1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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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이용빈도도 증가세...셧다운제 폐지로 과몰입 막을 장치 부재


청소년 게임과몰입 위험군이 코로나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폐지 이후 일선 PC방들은 점차 활기를 찾고 있다.
청소년 게임과몰입 위험군이 코로나 이후 크게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사회적 거리두기 완전폐지 이후 일선 PC방들은 점차 활기를 찾고 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코로나 이후 외출하기 겁나고 학원 가는 시간 외에 방에 있는 시간이 길어지다 보니 자연스럽게 게임하는 시간이 늘어난 것 같습니다. 예전과 달리 부모님 규제(?)가 느슨해져 게임에 집중이 잘되고, 재미도 배가돼 절대게임시간이 크게 늘었습니다." 서울 K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인 A군(18)의 고백이다.


"온 가족이 코로나에 걸리다보니 각자 방에서 자가격리를 하게 됐고, 하루종일 방에 있는 아이가 안쓰러워 게임하는 것을 나무랄 수 없는 형편이었어요. 이게 습관이 되다보니 아이의 게임몰입도과 예전에 비해 훨씬 더 심해진 것을 느낍니다." 초등학교5학년 남자아이를 둔 B씨(39)의 푸념이다.


지난 '코로나2년'이 만들어낸 일반 가정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웃지못할 현상이다. 아이들이 외출 자체가 줄고 외부 문화생활를 접할 기회가 줄다 보니 게임하는 것을 알면서도 나무라기 어렵게된 탓이다. 어찌보면 코로나 시국이 빚어낸 불가항력적인 일이라 할 수도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COVID-19) 창궐 이후 게임을 즐기는 청소년들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지나치게 게임에 열중하는 과몰입 위험성이 높은 청소년도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소위 '게임중독'이 걱정되는 과몰입 위험군은 지난 2020년에 이어 2021년에 전년대비 2배가량 늘어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난 18일 발표한 '2021 게임 과몰입 종합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초등학교 4학년에서 고등학교 3학년까지의 청소년 가운데 게임 이용자 비율은 2019년 77.1%, 2020년 79.9%에서 지난해 80%(80.9%)를 넘어섰다.


전국 청소년 10만 명, 초등학교 저학년 학생 및 학부모 2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이번 조사에서 주목할만한 것은 게임을 과도하게 이용하거나 스스로 통제하지 못하는 과몰입군이 0.5%, 과몰입 위험군은 3.0%로 각각 나타났다는 점이다. 특히 과몰입 위험군 비율은 2020년 1.6%에서 지난해 3.0%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게임 이용 빈도 역시 ‘거의 매일 게임을 한다’는 응답이 모든 게임 행동 유형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는 코로나 이후 청소년들이 주로 가정 내에서 취미 활동을 하게 되면서 게임 이용 비율 뿐만 아니라 이용 빈도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문제는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에 대해선 대부분 인지하고 있으나 과몰입군이나 과몰입위험군의 아이 둔 부모의 인지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는 사실이다. 코로나 이후 아이들의 게임이용에 대해 강하게 제재하지 못하는 시국을 틈타 지나치게 게임에 의존하는 과몰입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 청소년의 게임 이용에 대한 부모의 인지 정도를 묻는 질문에 모든 게임 행동 유형에서 ‘매우 잘 알고 있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지만, 자녀의 게임 이용을 ‘전혀 모르고 있다’는 응답이 게임 과몰입군에서는 4.2%, 게임 과몰입위험군에서는 3.4%로 게임선용군(0.8%), 일반이용자군(1.5%)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게임 이용 빈도면에서도 '거의 매일 게임을 한다'는 응답이 모든 게임 행동 유형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과몰입 위험군은 74.6%, 과몰입군은 63.9%, 게임선용군은 56.6%, 일반사용자군은 32.8%가 거의 매일 게임을 즐기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역별로는 대도시보다는 읍면 지역의 게임 과몰입군과 과몰입 위험군의 비율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나 주목된다. 특별시, 광역시, 중소도시, 읍면지역 등으로 구군한 이번 조사에서 읍면지역의 과몰입 위험군 비율은 6.6%로 타 지역을 압도했다. 그만큼 대도시를 벗어날수록 청소년 놀이문화의 다양성이 떨어져 게임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코로나에서 탈피, 일상으로 회복되는 전환기를 맞아 이제 코로나를 이유로 거의 방치해온 청소년 게임과몰입 현상에 대한 진지한 사회적 논의와 함께 보다 실현 가능한 대책을 하나하나 준비할 때가 됐다는게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다만 차기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가 지나친 정부 간섭보다는 시장의 자율에 맡기는 실용주의 성향이 띠고 있어 각종 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정책이 주류를 이룰 것이란 보인다.


이에따라 업계 일각에선 게임과몰입 방지책으로 활용해온 청소년 게임 이용시간의 강제 규제, 즉 '셧다운제'가 철폐된데 이어 추가 규제완화가 잇따를 것으로 예상한다.


게임업계 입장에서 보면 수요의 확대, 산업의 발전을 저해하는 규제를 푸는 것은 중요한 사안임에 틀림없다. 문화콘텐츠 산업의 핵심이자 글로벌경쟁력을 갖춘 게임산업의 규제는 줄이고 정책적 지원을 늘리는 것이 필요하다.


하지만, 사회적 관점에서 보면 다르다. 청소년들의 과몰입 문제는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이대로 방치하면 심각한 사회문제를 야기할수 있다.


셧다운제 마저 폐지된 상황이어서 이렇다할 과몰입을 막아줄 안전장치가 없다. 셧다운제는 그나마 현실적으로 게임중독 확산 방지를 위한 최후의 보루였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게임규제 완화와 과몰입을 동시에 낮춰야하는 정부 당국으로선 대책 마련이 생각처럼 쉽지않다. 뾰족한 대안을 찾기 어렵다.


관련 당국과 유관기관의 지혜가 요구되는 대목이다. 게임전문가들은 "한번 빠지면 쉽게 헤어나지 못하는게 요즘 게임의 속성이다. 코로나 이후 게임이용시간과 빈도가 늘어나 이대로 두면 잠재적 게임과몰입 위험군이 더욱 늘어날 개연성이 높다. 청소년 게임과몰입율은 낮추면서 산업발전을 도모하는 동전의 양면같은 묘책을 어떻게든 찾아내야하는게 차기 정부의 숙제다"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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