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칼럼] 이재명은 왜 그런 선택을 했을까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6-01-08 08:2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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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죄 판결을 존중하지 않는 사회는 법치를 말할 수 없다
▲이덕형 편집국장
[토요경제 = 이덕형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무죄 판결이 나왔을 때 비판의 대상은 법원이 아니라 잘못된 기소여야 한다”고 지적한 발언은, 정치적 이해를 떠나 법치국가의 기본 원칙을 환기한다는 점에서 공감할 만하다. 형사사법 체계에서 검사는 혐의를 입증할 책임을 지고, 법원은 그 증명이 합리적 의심을 배제하는지 판단한다. 무죄 판결은 법원이 권한을 남용했다는 의미가 아니라, 검찰의 입증이 기준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제도적 결론이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에서는 특정 인물이나 정치적 맥락이 개입될 경우, 판결 자체를 문제 삼거나 항소 포기를 공격하는 논리가 반복된다. 이는 사법 판단의 최종성과 독립성을 약화시키는 위험한 신호다. 법원의 판단을 정치적 프레임으로 소비하는 순간, 법은 분쟁 해결의 기준이 아니라 진영 대립의 도구로 전락한다.

검찰은 수사와 기소를 결합해 행사하는 막강한 권한기관이다. 이러한 권한 구조는 높은 책임성과 절제된 판단을 전제로 유지된다. 무리한 기소가 무죄로 귀결될 때마다 책임을 법원이나 절차 문제로 돌린다면, 권한 통제 장치는 작동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복된 무죄 판결은 수사 설계, 증거 수집, 기소 판단의 적정성을 점검하는 계기가 되어야 한다.

항소권 역시 마찬가지다. 항소는 법리적 오류를 시정하기 위한 수단이지, 여론이나 정치적 기대를 만족시키기 위한 절차가 아니다. 항소 여부를 냉정한 법률 판단이 아니라 감정적 요구로 압박하는 문화는 사법 절차의 합리성을 훼손한다. 대통령이 지적한 ‘기준의 일관성’ 문제는 바로 이 지점에서 설득력을 갖는다.

언론의 책임도 작지 않다. 동일한 사건 구조에서도 인물에 따라 해석 기준이 달라진다면, 독자는 언론을 공론장의 중재자가 아니라 갈등 증폭 장치로 인식하게 된다. 판결 존중 원칙이 무너질수록 사회적 신뢰 비용은 커지고, 법적 안정성은 약화된다. 이는 경제와 외교, 사회 갈등 관리 전반에 장기적인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통령의 발언은 개인적 억울함의 표현이 아니라, 사법 질서의 균형을 회복하자는 제도적 문제 제기로 읽는 것이 타당하다. 무죄 판결을 존중하고, 기소 권한의 책임을 강화하며, 언론이 원칙 중심의 해석으로 돌아갈 때 법치는 안정적으로 작동한다. 이 지점에서 대통령의 인식은 충분히 공감할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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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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