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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덕형 편집국장 |
그러나 상승장은 오래가지 않았다. 중동 정세가 급격히 흔들리면서 상황이 바뀌었다. 이란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으로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이 커지자 국제유가가 상승했고, 글로벌 금융시장은 곧바로 경기 둔화 가능성을 반영하기 시작했다. 에너지 가격 상승은 산업 전반의 비용을 끌어올리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러한 불안 심리는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고 상승세를 이어가던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가가 떨어지자 기업들은 방어 카드로 자사주 매입과 소각을 선택했다. 실제로 국내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자사주 소각을 발표하며 주가 방어에 나선 것도 이러한 흐름 속에서 나타난 현상이다. 이는 최근 이재명 정부가 강조해온 주주가치 제고 정책과도 맞물린 조치다. 기업 입장에서는 시장 신뢰를 유지하기 위한 현실적인 선택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금의 시장 상황을 단순한 주가 조정으로 보기는 어렵다. 국제유가 상승은 단순한 금융 변수라기보다 실물 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인 충격이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장기화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은 글로벌 경기 전반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명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거나 기업을 압박하는 방식의 정책 메시지를 내는 것은 오히려 시장 불안을 키울 수 있다. 증시는 정부가 의지로 끌어올릴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글로벌 에너지 가격과 국제 정치 상황이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움직이는 시장을 정책적 메시지로 통제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특히 최근 이재명 정부가 강조하는 기업의 주주환원 정책이나 시장 친화적 조치 역시 자칫 강한 압박으로 받아들여질 경우 기업의 경영 전략을 위축시킬 수 있다. 기업은 단기적인 주가 방어보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기반으로 시장 신뢰를 확보해야 한다. 지금처럼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는 시기일수록 기업에게 필요한 것은 정책 압박이 아니라 전략적 여유다.
이재명 정부의 역할은 시장을 직접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시장이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있다. 특히 에너지 가격 상승이라는 외부 충격이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기업들이 비용 구조를 조정하고 장기 전략을 세울 수 있도록 정책적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증시는 결국 기업의 경쟁력과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움직인다. 이재명 정부가 정책으로 시장을 지킬 수 있다는 믿음은 현실과 거리가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아니라 시장의 구조를 개선하고 기업이 스스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 방향이다.
세계 경제의 흐름을 한 나라의 정책으로 막을 수는 없다. 국제 유가와 지정학적 충격이라는 거대한 변수 앞에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제한적이다. 그렇기에 지금은 시장에 대한 과도한 개입보다 기업이 장기 전략을 준비할 수 있도록 환경을 정비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증시를 지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정책이 아니라 경쟁력이다. 그리고 그 경쟁력을 만드는 주체는 정부가 아니라 기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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