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덕형 칼럼] 이재명 대통령 국력과 기업, 그리고 정치의 책임

이덕형 기자 / 기사승인 : 2025-09-14 09: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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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위대함’과 이재명의 선택,한국의 미래를 가른다”
▲편집국장 이덕형
미국 조지아주에서 최근 벌어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 단속 사태는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던졌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과 국토안보수사국(HSI)이 대규모 현장 단속을 벌여 수백 명의 근로자를 체포했고, 이 가운데 한국 기술 인력 다수가 억류됐다가 뒤늦게 풀려났다. 

 

세계 초강대국의 법 집행 현장에서 한국의 투자가 어떻게 취급되는지, 또 한국 기술자들이 어떤 위험에 노출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다. 그러나 동시에 이 장면은 한국 기업이 미국 제조업 재건의 핵심 동력으로 간주되고 있음을 드러낸다. 한국의 기술력과 자본 없이는 미국이 내세우는 ‘제조업 부흥’도 완성될 수 없다는 현실이 확인된 것이다.


역사를 돌아보면 한국은 불과 한 세기 전만 해도 힘없는 약소국이었다. 외세의 무력 앞에서 시장과 자원이 빼앗겼고, 산업화를 이루지 못한 대가는 식민지라는 치욕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오늘날 상황은 달라졌다. 이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기업의 투자를 요청하고, 미국 당국이 체포한 한국 기술자를 다시 풀어주는 모습이 연출된다. 국력의 원천이 기업 경쟁력에 있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일깨워주는 대목이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국력은 결코 자동으로 유지되지 않는다. 삼성, 현대차, LG, SK, 포스코 등 한국의 대표 기업들은 이미 세계 무대에서 존재감을 인정받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마음껏 성장하지 못한다면, 한국이 벌어들이는 달러도 줄고, 국방력과 외교력도 뒤따라 약화될 수밖에 없다. 기업의 성장 동력이 흔들리면 국가의 국제적 위상은 순식간에 추락한다.

그런데 국내 정치와 제도는 오히려 기업을 옥죄는 방향으로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노동법은 고용 안정이라는 명분을 내세우지만, 실제로는 기업의 확장과 혁신을 가로막는 족쇄로 작용한다는 지적이 많다. 정치인들은 선거를 의식해 ‘친노동’을 외치지만, 그 결과 기업이 움츠러들고 투자가 지연된다면 결국 국가 경쟁력이 무너진다. 보호라는 이름의 규제가 지나쳐 기업이 기회를 잃게 된다면, 그 피해는 노동자 자신과 국민 모두에게 돌아올 수밖에 없다.

역사적 교훈도 분명하다. 조선은 산업화를 이루지 못한 대가로 일본의 식민지가 되었다. 경제력도 군사력도 모두 뒷받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늘날 한국 역시 기업이 벌어들이는 달러로 국방과 외교를 유지하고 있다. 만약 기업이 제도적 장벽 때문에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진다면, 그 국력은 언제든 흔들릴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라는 구호로 자국 산업을 일으켰다. 그렇다면 이재명 대통령의 구호는 무엇인가. “노동자를 위대하게”인가, 아니면 “국가 경쟁력을 위대하게”인가. 국력의 근본은 기업에서 나오고, 기업은 곧 국가의 힘이다. 노동자의 권익 보호와 기업의 성장 동력이 대립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맞물려야 하는 과제다.

지금 필요한 것은 포퓰리즘이 아니다. 미래를 내다보는 전략이다. 기업이 혁신과 투자를 통해 일자리를 만들고, 국가는 사회안전망과 재교육 시스템을 통해 노동자의 권익을 지켜주는 선순환 구조가 필요하다. 기업을 억누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는 제도적 토양을 마련하는 것이 곧 국가의 내일을 지키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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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덕형 기자
이덕형 기자 1995년 방송사 기자로 입사한 뒤 사회부,정치부,경제부 등 주요부서를 두루 거쳤습니다. 앵커와 취재기자, 워싱턴 특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현장을 누볐고,올해로 기자 생활 31년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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