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팹리스산업협회 회원사 대표들이 17일 판교스타트업 캠퍼스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시스템 반도체 육성 의지를 다지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
대한민국은 세계가 알아주는 반도체 강대국이다. 그러나 정확히 말하면 메모리 강국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을 거의 장악했다.
메모리 분야에서 최강이라 해서 대한민국을 반도체 절대 강국이라 말하는 것은 다소 어폐가 있다. 반도체산업을 형성하는 3대 축 중에서 메모리를 제외한 나머지 2개가 상대적으로 취약하기 때문이다.
파운더리(위탁생산)와 시스템반도체 분야가 바로 그것이다. 그나마 파운더리는 좀 낫다. 삼성전자가 명운을 걸고 집중 투자를 단행, 절대강자인 대만 TSMC를 맹추격 중이다.
우리나라의 파운더리 시장 점유율은 어직 20%도 채 못된다. 하지만 삼성이 TSMC를 제치고 3나노 양산에 가장 먼저 진입, 내년 이후 매우 의미있는 진전이 기대된다.
메모리와 파운더리에 비하면 대한민국의 시스템반도체 분야는 세계 시장에서 존재감이 약하다. 경쟁력이 매우 취약하다. 업계에 따르면 한국의 시스템 반도체 점유율은 고작 4%대에 불과하다.
그나마 삼성과 하이닉스를 제외하면 1%수준이다. 엔비디아, 컬컴, 인텔 등 세계적인 시스템반도체 업체들이 즐비한 미국은 이 분야에 절대강국이다. 점유율이 70%에 육박한다.
'반도체 굴기'란 이름 아래 메모리, 파운더리, 시스템반도체 등 반도체 전 분야에 대한 정부차원의 투자와 지원을 늘리고 있는 중국도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오고 있다.
대한민국이 메모리 분야의 절대 강국임에도 불구, 취약한 시스템 반도체로 인해 진정한 반도체 강국으로 나가는 길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는 이유다.
이같은 시스템 반도체의 설계와 개발을 전문으로하며 생산은 파운더리에 맡기는 업체, 이른바 팹리스업체들이 뭉쳐 17일 '한국팹리스산업협회'를 공식 출범시킨 것은 이래서 더욱 의미가 깊다.
한국팹리스산업협회는 이날 판교 스타트업캠퍼스에서 105개 팹리스 대표와 양향자 의원(국민의힘 반도체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 위원장), 장영진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신상진 성남시장 등 관계자가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갖고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협회의 전신인 한국팹리스연합회장이었던 이서규 픽셀플러스 대표가 회장을 맡고 허염 실리콘마이터스 대표가 명예회장, 이장규 텔레칩스 대표가 수석 부회장에 각각 선임됐다.
협회는 앞으로 반도체 설계 인력 양성을 비롯한 팹리스산업 인프라 확충, 팹리스 업체 상호 교류, 대 정부 건의 등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전반의 집중 육성을 위한 적극적인 활동에 나설 계획이다.
협회는 이를 위해 시스템 인터페이스 솔루션, 반도체 설계자산(IP), 자동차·산업 , 모바일·인터넷 등 4개 분과로 조직을 구성하고 분과 참여 기업 간 상호 협력으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방침이다.
협회는 팹리스 업계의 애로사항을 국회와 정부에 전달하는 대표 창구역할을 맡게된다. 대한민국 시스템반도체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팹리스 업계 목소리를 대변하겠다는 것이다.
협회는 팹리스 업체의 의견을 수렴해 능동적으로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 육성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시스템 반도체 생태계의 열악한 인프라와 애로점을 정부와 관련기관에 호소하여 생태계의 질적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고질적인 인력 확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학계와 적극 협력체체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이미 가천대와 반도체 공학회 등과 함께 '시스템반도체아카데미' 설립을 준비중이다.
협회는 앞으로 정부가 반도체산업 육성을 위해 법을 바꿔서라도 수도권 대학의 대대적인 반도체인력 약성을 추진 중인 것에 보조를 맞춰 팹리스 업계가 필요한 고급인력을 대거 양성하는데 힘을 보태겠다는 방침이다.
▲ 장영진 산업부 1차관이 '팹리스 산업협회 창립식'에 참석해 축사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제공> |
협회는 또 포럼·세미나·기술 교류 행사 등을 활용해 팹리스업계 내 인적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기술 고도화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정했다. 이에 따라 팹리스-파운드리 상생 협의회도 활성화할 생각이다. 파운더리와 팹리스업체는 불가분의 관계란 점에서 이 협의회가 시스템반도체 산업 발전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그런가하면 팹리스 업체가 설계한 반도체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멀티프로젝트웨이퍼(MPW)' 사업 협력에도 기여할 계획이다. 특히 팹리스 고객사인 스마트폰·가전·자동차 등 완성품 업체와의 상호 교류를 확대, 시장이 요구하는 반도체 성능과 품질 고도화에 나선다.
이서규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적 소명과 사명을 다하기 위해 협회 소속 시스템반도체업체가 기획 및 설계한 칩이 글로벌 시장에서 대한민국을 진정한 반도체 패권국가로 자리매김하는데 역할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반도체 초강국 구현이란 정책 목표를 갖고 반도체 관련 다양한 지원책을 속속 내놓는 가운데 출범한 팹리스협회가 취약한 시스템반도체 산업을 진일보 시키는 촉매제 역할 해낼 수 있을 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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