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물가가 다시 반등했다. 대형마트에서 한 시민이 밀가루 코너 앞에서 가파른 가격상승에 부담을 느낀 듯 구매를 머뭇거리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8, 9월 두 달 연속 상승세가 꺾였던 물가가 또다시 고개를 치켜들었다.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9월에 비해 0.1% 상승한 5.7%로 나타났다.
소비자물가는 지난 7월(6.3%) IMF외환위기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8월(5.7%), 9월(5.6%) 연속으로 상승세가 주춤했다가 3개월도 못버티고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다.
좀처럼 잡히지 않는 물가가 다시 반등함에 따라 이달 기준금리 조정을 위한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앞둔 통화당국이 다시한번 빅스텝(0.5%포인트인상)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가뜩이나 11, 12 두 차례 기준금리 조정을 앞둔 미국이 최소 한 차례 이상 자이언트스텝(0.75%인상)을 밟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물가의 상승 전환이 금통위의 3연속 빅스텝 가능성에 힘을 실어준 모양새다.
그러나 지난 금통위 회의에서 일부 의견이지만, 과도한 긴축이 경기 침체를 가속화시킬 것을 우려해 빅스텝에 반대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져 한은이 이달 금통위에서 빅스텝을 결정할 지는 단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도시가스와 지역난방비가 물가 상승 견인
통계청은 2일 '10월 소비자물가동향'을 통해 10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해 같은기간에 비해 5.7% 올랐다고 발표했다.
비록 소폭이지만 석달만의 반등이다. 추석시즌이 맞물린 9월에도 소폭 하락했던 물가가 다시 상승세로 방향을 튼 것은 전기, 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 영향이 컸던 것으로 통계청은 보고 있다.
그간 물가상승을 주도했던 석유류의 가격 상승은 크게 한 풀 꺾였다. 그러나 도시가스(36.2%), 전기(18.6%), 지역난방(34.0%)등 공공요금이 일제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기·가스·수도 등이 공공요금이 평균 23.1% 오른 것인데,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10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결국 이같은 공공요금이 대대적인 인상이 주춤해진 물가상승의 동력을 제공한 셈이됐다.
공업제품의 경우는 석유류가 10.7%, 가공식품이 9.5% 각각 오르면서 평균 6.3% 올랐다. 석유류 상승률은 지난 6월 39.6%까지 오른 뒤 7월 35.1%, 8월 19.7%, 9월 16.6%로 눈에띄게 둔화하는 양상이다.
휘발유(-2.0%)는 올들어 처음으로 전년 동월 대비 하락 전환했다. 다만 경유(23.1%)는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이어갔다.
실제 한때 리터당 2천원대를 훌쩍 넘었던 일선 주유의 휘발유가격은 현재 1500원대까지 떨어진 상태다. 경유와의 가격차이도갈수록 벌어지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전체 물가에 대한 공업제품의 기여도는 6월 3.24%포인트에서 9월 2.32%포인트, 10월 2.20%포인트로 계속 작아지는 추세다.
농축수산물도 5.2% 올라 전월(6.2%)보다 상승률이 낮아지며 점차 안정세를 찾아가고 있다. 농산물의 경우 7.3% 오르면서 전월(8.7%)보다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채소류(21.6%)는 여전히 고공비행중이다.
작황이 좋지 않은 배추(72.3%)와 무(118.1%)가 큰 폭으로 오른 탓이다. 수입 쇠고기(6.3%), 돼지고기(3.3%) 등 축산물은 1.8% 상승하며 안정적 흐름을 보였으나 수산물은 6.5% 상승해 전월(4.5%)보다 상승률이 다소 높아졌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석유류 등 공업제품과 농축수산물 가격은 오름세가 둔화했지만, 전기·수도·가스의 오름세가 확대되며 상승 폭이 확대됐다"라고 설명했다.
이달중 추가 기준금리 결정에 영향 줄듯
개인서비스 상승률은 전월(6.4%)과 같은 6.4%로 1998년 4월(6.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유지했다. 외식물가 상승률은 8.9%로 전월(9.0%)보다는 낮아졌지만, 치킨(10.3%)이나 생선회(9.2%) 등을 중심으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보험 서비스료(14.9%), 공동주택 관리비(5.4%) 등 외식외 개인 서비스도 4.6% 올랐다.
통계청은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 즉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가 전년동월 대비 4.8% 올라 전월(4.5%)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고 설명했다. 이는 2009년 2월(5.2%) 이후 13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또 다른 근원물가 지표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역시 4.2% 올라 전월(4.1%)보다 오름폭이 커졌다. 이 또한 2008년 12월(4.5%)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 체감 물가에 가장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6.5% 올라 지난 9월과 같았다.
이처럼 물가가 비록 소폭이지만, 다시 고개를 든 것은 기준금리 결정에 적지않은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점에서 이달 24일로 예정된 금통위 통화정책방향결정회 결과가 주목된다.
금통위가 만약 물가의 상승 반전과 미국의 지속적인 고금리 기조를 감안, 3연속 빅스텝을 밟는다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특히 가계대출 금리가 5%대 진입하면서 이자부담이 가중되고 있는 서민들과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벤처기업들이 추가 빅스텝 결정 가능성이 높아지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한편 미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우리 시간으로 3일 새벽 기준금리 인상을 발표하는데, 4번째 자이언트스텝이 유력하다는게 금융권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토요경제 / 양지욱 기자 yjw@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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