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파월의 힘' "금리속도조절" 발언에 주가·코인값 폭등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12-01 12:47:45
  • -
  • +
  • 인쇄
FOMC회의 앞둔 파월, '자이언트스텝' 멈추고 '빅스텝' 결정 쐐기
한-미 증시 급등에 비트·이더 등 주요 암호화폐 시세 덩달아 올라
원달러환율 '1300원벽' 무너져...1월 금통위, '금리 동결' 기대감↑
▲파월 의장이 30일(현지시간) 오후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의 힘은 역시 대단했다. 파월이 30일(현지시간) "12월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을 언급하자 미국과 한국의 증시가 그야말로 요동을 쳤다.


덩달아 FTX파산 결정으로 '혹한기'로 빠져들던 암호화폐 시장은 모처럼 춤을 췄다. 그 여파는 국내로 전이돼 1일 오전 증시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고 원달러 환율은 3개월여만에 1300원벽이 무너졌다.


파월 의장은 이날 브루킹스연구소 연설에서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그 시점은 이르면 12월 회의가 될 수 있다"고 전격 발표했다. 미국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FOMC 정례회의는 이달 14일로 잡혀있다.


올들어 4연속 자이언트스텝(0.75%포인트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글로벌 금융시장을 초토화시킨 연준이 경기침체 심화 우려에 12월에는 '빅스텝'(0.5% 인상)으로 보폭을 줄일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FOMC를 이끄는 연준 의장이 공식 석상에서 빅스텝으로 수위조절을 할 가능성을 직접 언급했다는 것은 차원이 다르다. 이에 시장이 즉각 반응한 것이다.

미국 대표 기술주들 예외 없이 폭등세 연출

파월의 12월 금리인상 속도 조절을 공식화한 발언이 나오자마자 뉴욕증시는 즉각 급등세로 화답했다. 뉴욕증시의 블루칩만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전일 보다 2.18%(737.24포인트) 오른 34,589.77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상승폭이 더 컸다. 3.09%(122.48포인트) 오른 4,080.11을 찍으며 3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멈췄다. 4,000선을 회복한 것이다.


금리에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기술주가 반등하는 것은 자연스런 일이었다. 나스닥 지수가 무려 4.41%(484.22포인트)나 급등한 11,468.00으로 마감하며 오랜만에 콧노래를 불렀다.


애플(4.85%), 테슬라(7.67%), 알파벳(6.09%), MS(6.16%), 아마존(4.45%), 넷플릭스(8.74%), 메타(7.89% ) 등 대표 기술주들이 거의 예외없이 폭등했다.


'혹한기'에 빠져있다던 반도체주도 급등세에 동참했다. 엔비디아와 퀄컴이 각각 8.23%, 7.53% 올랐고, 인텔과 AMD도 각각 4.04%, 5.77% 상승 마감했다.


파월의 확신에 찬 발언은 대표적인 불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시장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암호화폐 정보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시총 1위 가상자산인 비트코인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 오후 5시 현재 24시간 전에 비해 3.91% 오른 1만7102.15달러에 거래됐다.


이더리움의 상승폭은 더 커서 무려 6.37% 급등하며 1300달러선에 바짝 다가섰다. 시총 10위권에 있는 XRP(2.3%)와 도지코인(3.4%), 카르다노(3.2%) 등 메이저 알트코인(비트코인 외의 코인)들도 대부분 급등세를 연출했다.


전문가들은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요 노동 지표들이 일제히 악화된데다, 경기침체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이 파월의 속도조절 발언에 영향을 줬고, 이것이 다시 주식이나 코인 투자자들에게 확신을 심어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 고용정보업체 오토매틱데이터프로세싱(ADP)에 따르면 11월 미국 기업들의 민간 고용은 12만7천개 늘어나 전월(23만9천개)의 거의 절반에 불과했다. 지난해 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이며 시장 전망치(20만 개)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미 노동부의 10월 구인·이직보고서(JOLTS)가 이를 더욱 뒷받침했다. 10월 기업들의 구인건수가 1030만건으로 전월보다 35만3천건이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원달러 환율 장초반 1300원벽 붕괴되며 하락세

파월이 기준금리 속도조절 가능성이 거의 확실시되고 미국 증시가 폭등한 여파는 우리나라 금융시장 전반에 그대로 전이됐다. 원화가치가 상승하며, 원달러 환율이 장 초반 1300원벽이 무너졌다가 1일 오전 12시현재 1300원초반대에 거래중이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간밤 뉴욕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거래된 원·달러 1개월물은 1301.0원에 최종 호가됐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6원)를 고려하면 이날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1318.8원)대비 무려 17.2원이나 급락 출발한 것이다.


1400원벽이 붕괴되며 지난달부터 하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원달러 환율이 만약 1300원대로 내려온다면 8월16일(1308.1원)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과 미국증시의 호조, 여기에 환율 하락세가 맞물리면서 국내 증시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1일 개장 초반의 급등세가 다소 주춤해지긴 했으나 12시 현재 코스피지수가 소폭 상승한 2476.54를 기록중이다. 기술주 위주인 코스닥은 1.38% 가량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환율 하락세에 금리인상 속도조절 가능성까지 확실시되면서 최근 적극적인 '바이코리아'에 나서고 있는 외국인들을 매수심리를 더욱 자극시켜 당분간 증시가 호조세를 보일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두 달간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을 7조원어치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1일부터 이날까지 두 달간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금액은 7조435억원에 달한다.

내달 韓 금통위, 금리동결 가능성 모락모락

미국이 약 2주앞으로 다가온 FOMC회의에서 '빅스텝'으로 보폭을 줄일 것이 보다 확실해짐에 따라 이제 시장과 투자자드르이 관심은 다음달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로 쏠리고 있다.


지난달 베이비스텝으로 인상폭을 낮추며 선제적인 속도조절에 나선 금통위가 미국 FOMC마저 '광폭 행진'을 멈추고 속도조절에 나선다면, 이제는 기준금리의 동결 카드를 심각하게 고심할 때가 됐기 때문이다.


파월 의장이 이날 연설에서 금리인상 기조 유지와 최종금리 상향 조정을 시사했다는 점에서 미국과 한국 시장의 반응이 다소 과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지만, 미국과 우리나라의 경제상황은 체질적으로 다르다.


펀더맨털이 탄탄한 미국과 달리 우리나라의 경우 경기침체와 수출부진으로 모든 경제지표가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IMF와 금융위기를 방불케할 정도다. 

 

금리인하가 시기상조라고 해도 적어도 금리동결로 경기 반전의 새로운 모멘텀을 만들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OECD, IMF 등 주요 기관들이 내년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을 1%대로 낮췄을 정도로 경제위기가 심각한 상황이어서 또다시 금리를 소폭이나마 올리는 것은 사태를 악화시킬 것"이라고 전제하며, "통화당국이 다음 금통위에서 금리동결이란 특단의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이중배 기자
이중배 기자 안녕하세요. '토요경제' 이중배 기자입니다.

기자의 인기기사

뉴스댓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