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추경호 경제부총리가 2일 판교에서 벤처업계 및 기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열린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편집=토요경제> |
윤석열 정부의 경제사령탑인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의 벤처 부양 정책의 골격이 드러났다. 이른바 '추노믹스'의 한 축인 벤처산업의 재육성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추 부총리는 2일 'K-벤처'의 중심인 판교 제2테크노밸리 기업지원허브 창업존에서 벤처기업계와 간담회를 갖고 벤처정책의 밑그림을 발표했다.
추 부총리는 모두 발언을 통해 대선 전에 구상하고, 인수위에서부터 갈고닦은 듯한 주요 벤처정책의 틀과 방향을 가감 없이 풀어냈다. 이날 간담회에는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 한국여성벤처협회장, 한국엔젤투자협회장 등 3대 벤처협단체장과 주요 벤처기업 대표들이 총 출동, 추노믹스의 벤처정책에 대해 깊은 관심을 나타냈다.
벤처업계 및 단체장들은 이 자리에서 업계의 갖가지 애로사항과 정부에 대한 건의 사항 등을 모아 전달했으며, 관련 내용은 내달 중순 발표 예정인 윤석열 정부의 경제정책 방향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벤처산업의 화두도 '초격차'
윤석열 정부 산업진흥 정책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키워드 중 하나는 '초격차'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후발 경쟁업체의 추격을 완전히 따돌려 확고부동한 경쟁력을 지니는 초격차 아이템에 지원을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잘하고 있는 업종을 더 잘하게 만들어 확실한 세계 1등상품을 만드는데 일조하겠다는 의미이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바이오, 배터리, AI(인공지능) 등이 대표적인 아이템이다. 이를 반영하듯, 추노믹스의 벤처육성의 화두도 '초격차'였다. 추 부총리는 이날 간담회에서 '초격차 스타트업'을 특별히 강조했다. 장치 글로벌 시장을 선도할 초격차 스타트업을 집중적으로 발굴, 지원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추 부총리가 얘기하는 초격차 스타트업이란 향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가능성이 높은 이른바 빅테크 선도기업을 말한다. AI, AR(증강현실), VR(가상현실), 메타버스, 빅데이터, 드론, 빅테크, 블록체인, 로보틱스, 모빌리티, 바이오 등 신산업 분야에 선택과 집중을 하겠다는 뜻이다.
추 부총리는 이를 위해 국내를 넘어 세계 시장에서 통하는 글로벌 유니콘 기업을 육성하기 위해 해외 창업 인프라를 확충하고, 글로벌 벤처캐피털과 연계해 세계 일류 수준의 기업을 발굴하겠다고 강조했다. 자그마한 스타트업에서 출발, 이제는 명실상부한 글로벌 유니콘기업으로 자리매김한 카카오, 네이버, 넥슨, 넷마블, 셀트리온, 크래프톤, 스마일게이트 등과 같은 반열에 오를 새로운 미래의 유니콘을 키우겠다는 얘기다.
벤처 '선순환 체계' 대변혁 예고
경제 총사령관인 추 부총리의 이같은 정책 의지는 앞으로 전담 부처인 중기벤처부 등를 통해 새 정부 벤처정책에 그대로 투영될 것이 분명하다. 대표적인 것이 벤처자본 시장의 변화다. 이 중에서도 스타트업과 벤처업계의 젖출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벤처 자본의 양대 축인 엔젤투자와 벤처캐피털 관련 정책의 대변혁을 예고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추 부총리는 우선 민간 주도의 벤처투자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는데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임을 특별히 강조했다. 이는 윤석열 정부가 표방하는 민간 주도형 경제정책의 큰 그림과 일맥 상통한다. 이날 추 부총리가 대기업·중견기업과 연계한 기업형 벤처캐피털, 즉 코퍼레이트캐피털의 확산을 위한 오픈 이노베이션, 즉 개방형 혁신을 강조한 것은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이는 각종 정부 예산과 연기금을 활용한 공공 자본 위주의 국내 벤처캐피털의 펀드 조성 및 운용의 헛점이 많다고 판단한 결과로 보인다. 사실 현재의 공공 주도의 벤처캐피털은 각종 규제와 간섭, 그리고 투자 결과에 따르는 패널티 등으로 벤처펀드 운용사인 벤처캐피털의 자율성을 떨어트려 결국 벤처자본의 왜곡과 선순환을 가로막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에 따라 벤처펀드 결성과 사후 관리와 관련된 규제를 대폭 개선하고 세제지원 확대 등 민간 벤처투자 확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벤처캐피털의 투자회수, 즉 엑시트가 보다 원할 할 수 있도록 세컨더리펀드 등 후속투자, 인수합병(M&A), 기업공개(IPO) 등의 투자 회수시장의 활성화를 중점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벤처캐피털업계는 즉각 쌍수를 들어 환영하는 분위기다. 민간 자본의 물꼬를 벤처자본시장 쪽으로 돌린다면 벤처투자 시장이 한결 활기를 띨 것이 자명하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와 민간의 복합금융, 즉 매칭펀드가 활성화된다면 벤처캐피털의 스스로의 '책임투자'가 일반화할 가능성이 높다.
중견 창투사의 A사장은 "현재의 벤처자본시장은 각종 사후 규제와 지나친 간섭으로 투자에 실질적인 제약이 많다"며 "현재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규제 혁파와 엑시트라인을 다양하게 만들어 벤처자본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가장 시급하다"고 말했다.
규제는 줄이고, 지원은 늘리고
추 부총리가 이날 간담회에서 밝힌 또 하나의 벤처정책 기조는 벤처기업이 규모를 키워나가는 이른바 '스케일업'(scale up) 지원을 강화하기 위해 불필요한 규제를 과감히 혁파하겠다는 점이다. 그는 "정부가 자꾸 따라다니면서 뭘 해주려고 하는 것 보다 벤처기업인들이 맘껏 뛰어놀 공간을 활짝 열어주고, 위험한 것이나 불필요한 것, 걸림돌이 되는 것, 족쇄가 되는 것을 헐어주기만 해도 벤처생태계는 여러분이 열어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지나친 규제와 간섭은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란 벤처 비즈니스의 본질적인 생리에 비춰 볼 때 맞지 않는 다는 것이다. 대신에 정부는 벤처자본 시장의 활성화 등 인프라 확충에 보다 정책의 무게를 싣는 게 효율적이란 얘기다. 추 부총리가 대학을 스타트업의 요람으로 만들겠다는 것도 결국은 인프라를 튼실히 하겠다는 것과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벤처업계는 이에따라 벤처투자조합 결성 및 투자, 신시장 진출, 복수 의결권 등 업계 현안인 각종 규제가 대거 완화 내지는 폐지되고 벤처투자에 대한 세제해택 등 다양한 지원 정책이 뒤따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추 부총리는 이와관련, "혹시 정부가 힘을 보탤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함께 하고, 벤처 현장의 건의사항은 면밀히 검토해 향후 정책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덧붙였다. 추노믹스의 벤처 진흥정책의 큰 밑그림이 드러남에 따라 향후 K-벤처가 어떻게 변모하며 재도약의 전환점을 만들어낼 지 귀추가 주목된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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