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의 분식' 혐의 벗은 셀트리온, 이미지쇄신 성공할까

이중배 기자 / 기사승인 : 2022-03-12 13: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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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선위, 회계처리 위반 인정 과징금 부과 예정...이미지 변신과 수익성 개선 새 과제
거래정지 등 가까스로 위기 탈출, 리딩기업에 걸맞은 이미지 쇄신 절실

바이오 대장주인 셀트리온그룹이 위기에서 극적으로 벗어났다. 분식회계의 고의성 여부를 놓고 금융당국과 공방을 벌였던 셀트리온이 '고의'라는 꼬리표를 떼는 데 성공한 것이다. 이에 따라 셀트리온 및 계열 상장회사들은 주식거래 정지 등의 중징계의 위험성에서 벗어났다. 회사 측은 다소 침체에 빠진 사업에 전력투구할 수 있게 됐다. 셀트리온그룹의 분식회계 혐의가 최악의 상황을 면함에 따라 뜨거운 관심을 보였던 주주들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게 됐다.

 

▲ 셀트리온그룹이 4년가까이 끌었던 계열3사간의 '고의 분식회계' 논란에서 벗어나 어떻게 이미지 변신에 나설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셀트리온은 대한민국 바이오산업 'K-바이오'의 상징과 같았던 업체다. 90년대 맨손으로 시작해 기업가치만 수 십 조에 이르는 바이오그룹으로 오르는 신화를 창조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계열사를 통한 매출 부풀리기와 비용 줄이기를 통한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이며 그 명성이 크게 퇴색됐던 게 저간의 사정이다. 이번 금융당국의 제재조치가 일단락됨에 따라 셀트리온그룹이 어떻게 반등의 계기를 마련할 지 주목된다.

거래정지 등 가까스로 위기 탈출
금융당국의 분식회계에 대한 처벌은 고의성 여부가 핵심이다. 고의적으로 분식을 했다면, 거래중지에 이어 상장폐지까지 이를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다. 반면 고의성이 없다면, 과징금을 부과하는 선에서 마무리된다. 셀트리온의 경우는 워낙 분식회계의 규모가 크고 그룹자체가 바이오산업은 물론 국가경제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큰 탓에 최종 결론을 내는 데까지 무려 4년 여의 긴 시간이 필요했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증선위)는 11일 제7차 임시회의를 열어 회계처리 기준을 위반해 재무제표를 작성, 공시한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셀트리온 상장3사에 대해 제재조치를 의결했다. 결론은 셀트리온그룹 주요 3개사가 개발비를 과다하게 산정하거나, 종속기업의 재고자산 평가손실을 반영하지 않는 등 손실을 축소하고, 특수관계자와 거래를 주석에 누락하는 등 '회계처리기준'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앞서 금감원은 감리 결과를 바탕으로 셀트리온 3사가 '고의 분식회계'를 저질렀다고 판단, 작년 10월 셀트리온에 3사와 임직원에 검찰 고발 등 제재를 사전 통지했다. 이에 따라 증선위 감리위원회는 작년 11월부터 종합조사에 착수했고 셀트리온 측은 바이오제약산업의 특수성과 관련 회계 기준의 불명확성 등을 내세워 소명에 총력을 펼치며 치열한 공방전을 전개했다.
 

양측 공방의 핵심은 '고의성' 여부였다. 증선위는 결국 금감원과 셀트리온 양측의 공방을 종합적으로 검토한 끝에 셀트리온 3사의 회계처리기준 위반을 '중과실'로는 인정하되, 고의 분식회계는 아니라고 결론 지은 것이다. 역설적으로 금감원의 조사 결과가 '고의성'을 입증하기에 미흡했다는 결론이다.
 

증선위가 만약 금감원의 손을 들어 고의 분식회계로 판단, 검찰 고발·통보 조처를 의결했다면 셀트리온그룹 3개 핵심 상장사는 한국거래소의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거래정지) 대상이 돼 거래정지를 피할 수 없었다. 셀트리온그룹 입장에선 자칫하면 수 십만 주식 투자자의 큰 반발과 함께 집단소송 등에 휘말릴 수 있는 절체정명의 순간에서 가까스로 탈출한 것이다. 또 그룹의 불확실성이 장기간 계속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을 모면한 셈이 됐다.

리딩기업에 걸맞은 이미지 쇄신 절실
증선위 이번 최종 의결로 셀트리온은 2018년 금감원이 회계 감리에 착수, 분식회계 논란에 휩싸인 지 4년 만에 그 의혹과 관련한 불확실성을 해소하는 데는 성공했다. 다만, 증선위가 의결한 임원 해임 권고와 감사인 지정 등의 징계는 피할 수 없다. 여기에 자본시장법·외부감사법에 따른 과징금에 필연적으로 수반될 예정이다. 두 처벌 모두 셀트리온그룹 입장에선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다. 셀트리온3사가 장기간에 걸쳐 매출을 부풀리고 손실을 축소하는 등 부실 회계처리 수 천억원에 달함에 따라 과징금도 수 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제 관건은 셀트리온 그룹이 얼마나 빨리 분식회계의 오명을 벗고 재도약의 기틀을 마련하느냐는 점이다. 무엇보다 이번 증선위 결정을 계기로 고의 분식회계혐의에서 벗어난 만큼 'K-바이오'의 리딩기업으로서의 명예를 되찾고 이미지를 쇄신하는 게 시급하다. 분식회계의 굴레 속에서 셑르리온은 그간 그룹 이미지에 치명적인 흠집이 났다. 자수성가한 벤처업계의 상징에서 탈법, 편법 기업으로 낙인이 찍힌 셈이다. 따라서, 이미지 변신과 내부시스템 혁신에 더욱 적극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셀트리온은 국내 바이오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이어서 이 회사의 문제는 셀트리온 한 곳에 그치는 게 아니기에 더욱 이미지 변신이 시급하다는 게 중론이다. 바이어투자자인 A창투사 대표는 "셀트리온 같은 대기업도 회계부정을 저지른다고 하면, 많은 후발 바이오벤처기업을 어떻게 믿고 거금을 투자할 수 있겠냐"면서 "업종 대표기업의 기업문화, 시스템, 리더십 등은 업종전체이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다"고 강조했다. 후발 바이오벤처기업들을 위해서라도 셀트리온의 이미지 변신과 투명한 기업문화 정착이 시급하다는 얘기다.
 

또한 이번 분식회계 논란을 계기로 셀트리온 그룹은 전체적인 사업구조의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선 기존의 문어발식 사업확장 전략에서 벗어나 경쟁력이 높은 바이오시밀러 부분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을 높게 본다. 보다 기본에 충실하며 내실을 기하면서 훗날을 도모할 개연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사실 셀트리온그룹은 신규사업에 박차를 가했음에도 큰 성과를 내지 못해 주가가 정점을 지나 부진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결국 모든 것은 서정진 그룹회장을 필두로 셀트리온 그룹 경영진의 노력 여하에 달려있다는 게 중론이다. 일부 경영진이 진행 중인 자기주식 매입 정도 만으로는 등 돌린 투자자를 되돌리기조차 쉽지 않다. 오히려 분식회계 꼬리표가 붙음에 따라 대주주들이 대량 주식을 매도하며 주가를 더 흔들 여지도 있다. 이 보다는 강력한 분위기 쇄신이 가능한 ESG경영과 기본사업인 바이오시밀러 부문의 강화를 통해 실적을 반등시키는 등 자구 노력이 더 절실한 시점이다. 업계 전문가는 "셀트리온이 고의 분식회계 꼬리표를 떼는데 3년이 걸렸지만, 예전의 바오이신화 창조기업이란 명예를 되찾는 데는 더 긴 시간이 걸릴 수 있는 만큼 경영진의 피 눈물 나는 노력이 수반돼야한다다"고 조언했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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