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덕수 총리가 24일 오전 대한상의에서 열린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포럼에서 영상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
"한-중 양국 간의 실질적인 협력을 더욱 확대하고 글로벌 공급망 안정, 기후변화 등 국제사회 현안에 대한 협력을 한층 강화해야 한다"(한덕수 국무총리)
"양국은 이사할 수 없는 이웃이자 뗄 수 없는 동반자다. 서로의 핵심 이익과 중대한 사항을 배려하며 역내 평화를 추진하자."(리커창 총리)
대한상공회의소,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한국무역협회, 코트라(KOTRA) 등이 공동으로 24일 서울과 북경을 온라인으로 연결해 마련한 '한중 수교 30주년 기념 비즈니스포럼'에서 한-중 양국 총리의 경제협력 강화에 대한 견해는 일치했다.
이날 포럼은 미국 주도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반도체 4개국 동맹, 이른바 '칩4 동맹'의 추진으로 중국의 한국에 대한 노골적인 불만과 비난을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열려 양국 경제계의 관심이 집중됐다.
우리나라 입장에선 교역량이 가장 많은 중국과의 무역 적자가 3개월째 계속되는 등 이상기류가 흐르자 대 중국과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산업계의 목소리가 고조되는 상황이어서 귀추가 주목됐다.
실제 한국과 중국의 교역량은 지난해 사상 최고치인 3천억달러를 넘어서며 수교 이후 50배 가까이 증가했다. 그러나 올들어 교역량의 감소가 뚜렷하며 우리나라의 대충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각계 전문가들이 참석한 이날 포럼에선 양국이 한목소리로 경제협력을 확대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최근 공급망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등 글로벌 경제 위기 국면에서 양국이 상호 신뢰와 긴밀한 경제협력을 바탕으로 공동 대응하자는 것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글로벌 인플레로 인한 경제 위축이나 에너지, 원자재 가격 인상, 국제 분쟁 등 다양한 영역에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좋은 이웃은 값을 매길 수 없는 진귀한 보배와 같다'는 중국 속담을 인용, 어느 때보다 신뢰를 기반으로 한 양국 기업인들 간의 경제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자로 나선 김동수 산업연구원 해외산업실장은 "한중 양국의 교류가 양적 확대에서 질적 제고로 전환될 것"이라며 "국제 정치나 경제 측면에서 한국과 중국 간의 관계에서 미국이나 일본, 아세안 국가를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한동훈 삼성글로벌리서치 북경대표처 원장은 "중국 경제의 굴기(堀起)로 인한 세계 경제 질서의 변화, 공급망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 등 한중 관계가 많이 변했다"면서 "신기술들은 가용한 모든 자원을 활용해야 하므로 서로 얽혀있는 양국의 공급망은 앞으로도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더욱 강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조윤택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원과 홍창표 코트라 중국지역본부 본부장은 미세먼지와 기후변화 위기 대응을 위한 양국 간 협력 필요성을 거론했다.
또 이성우 대한상의 국제통상본부장은 "공급망 문제,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등의 이슈가 산적해 있지만, 다가올 30년도 양국 협력이 새로운 역사를 쓸 수 있도록 양국 기업들이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은 기념식 행사인 탓에 대체로 긍정적인 교감을 이루었지만, 양국의 긴장 및 갈등관계가 완벽히 해소되고 경제협력 무드가 조성되기는 쉽지 않다는 게 중론이다.
무엇보다 미-중 간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이후 미국이 중국을 배제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최대 변수다. 현실적으로 칩4동맹 등 미국이 추진하는 공급망 재편에 불참하기 어렵고, 어떤식으로든 공식 참여가 이루어지면 중국의 불만이 더 노골적으로 진화하고 대 중국 교역이 지금보다 더 어려워질 것이 불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사드 문제도 골치아픈 이슈다. 한-중 수교 30주년을 맞아 경제협력 강화에 양국이 한목소리를 내는 상황 속에서도 중국관영매체들은 일제히 사드문제 해결이 선행조건이 돼야한다는 주장하고 있다.
한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24일 발표한 '한중 수교 후 중국경제 폭발적 성장, 다수 경제지표에서 한국 추월'이란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이 주요 지표에서 한국을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총생산(GDP)의 경우 중국이 한국과의 차이를 크게 벌렸다. 한국은 1992년 3555억달러에서 지난해 1조7985억달러로 약 5.1배 성장한데 비해 같은 기간 중국은 4921억달러에서 17조4580억달러로 무려 35.5배 가량 급성했다.
수출은 한국이 1992년 773억달러에서 지난해 6444억달러로 8.3배 증가했지만 중국은 같은기간 수출이 856억달러에서 3조3682억달러로 30배 이상 증가했다.
스위스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 국가경쟁력 평가에서도 1994년 32위였던 한국이 올해 27위로 5계단 상승한데 비해 중국은 34위에서 17위로 껑충뛰며 한국을 앞질렀다.
유엔산업개발기구(UNIDO) 제조업경쟁력지수(CIP)에서도 1992년에는 한국과 중국이 각각 14위와 33위로 큰 차이를 보였으나 이 역시 2020년 중국이 2위, 한국이 5위로 역전됐다.
포춘 글로벌 500대 기업수에서도 마찬가지다. 1995년 한국은 8개, 중국(홍콩 포함)은 3개에 불과했만 올해는 한국이 16개, 중국(홍콩 포함)이 136개로 중국 기업이 8.5배 더 많다.
전경련은 "한중 경제력 간의 격차가 계속되면 한국 기업이 중국에서 이익을 내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대중(對中) 무역적자가 확대될 우려가 높다"면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등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