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韓-사우디, "전략적 동반자 관계 발전"...제2의 중동붐 기대감

조봉환 기자 / 기사승인 : 2023-10-24 13:4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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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만의 공동 성명, 양국간 포괄적 협력 44개항 담아내
인프라·방산·제조·에너지·첨단기술 등 협력 분야 확대
사우디발 대규모 수주 임박...제2의 중동붐 기대감 커져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확대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반>

 

대한민국과 중동의 맹주 사우디아라비아가 미래 지향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 발전시키기로 전격 합의했다.


한국 대통령으로는 사상 처음 사우디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 모하메드 빈 살만 왕세자 겸 총리와 회담을 갖고 양국 간의 포괄적 협력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24일 자정무렵(한국시간) 공식 발표했다.


1980년 5월 최규하 대통령 시절 공동 성명을 발표한 지 43년 만에 다시 채택된 한-사우디 공동성명엔 양국 간 다양한 경제협력을 비롯해 문화 및 인적교류, 미래 과학기술 협력, 안보 및 국제평화 협력 등 44개에 달하는 방대한 협력방안이 담겨있다.


윤 대통령의 이번 국빈 방문과 공동성명 채택을 계기로 한-사우디 간 경제 협력의 깊이와 넓이가 커짐에 따라, 사우디, UAE, 카타르 등 중동특수에 따르는 '제2의 중동붐' 기대감이 확산하고 있다.

◆건설·인프라 등 실질적 협력분야 대폭 확대키로

이날 두 정상이 채택한 공동성명은 그간의 우호적 양국 관계를 '미래지향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더욱 확대, 발전시키자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단순히 선언적 의미에 그치지 않고, 실질적인 결과물로 끌어내기 위한 제도적 기반까지 함께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양국 정상은 공동성명에 담긴 취지에 앞서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체결된 156억 달러 이상의 수출·수주에 대한 MOU(양해각서)가 실행될 수 있도록 정상급 '전략 파트너십 위원회'의 목적과 업무범위 등을 체계적으로 규정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의 야마마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식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의 영접을 받으며 반갑게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한-사우디 양국은 우선 1962년 수교 이후 60년 만에 교역규모가 400배 증가하고 경제협력이 상당히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는 점에 주목, ▲교역·투자 ▲건설·인프라 ▲국방·방산 ▲에너지 ▲기후 ▲문화·인적교류 ▲신규 협력 등 실질적인 협력분야를 대폭 확대키로 했다.


공동선언문에서 우선 눈길을 끄는 것은 수소경제, 스마트시티, 미래형 교통수단, 스타트업 등 양국의 공통 관심 분야를 중심으로 상호 투자를 확대한다는 대목이다. 이들 분야는 대한민국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다.


오일 중심의 단편적인 경제구조를 첨단 에너지 및 미래산업 중심으로 재편하기 위해 국가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사우디와 그만큼 협력을 확대할 여지가 크다. 네옴시티프로젝트와 같은 초대형 신도시개발에 대한민국이 보유한 강력한 첨단 기술과 노하우가 큰 효과를 낼 수 있다.


제조업 분야의 양국간 협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키로 한 것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두 정상은 제조업이 시장 확대, 고용 창출, 기술 이전 등 상호 경제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크다는 점에 인식을 같이했다.


사실 한국과 사우디의 제조업 분야의 협력은 이미 급물살을 타고 있다. 조립 방식의 자동차공장 설립 계약이 체결된 상태이며 한국과 사우디 최대그룹 아람코 간 합작 법인을 통해 사우디 동부지역에 내년 6월 완공 목표로 조선소 건설이 진행중이다.

자동차·조선 등 제조업 협력 강화...방산 수출 청신호

한국의 제조기술과 사우디의 오일머니가 결합되는 한-사우디 제조업 협력이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한국은 자동차, 조선 외에도 반도체, 가전, 통신, 철강 등 여러 제조업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세계가 인정하는 제조업 강국인 만큼, 양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제조업 전반으로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리야드 야마마궁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왕세자 겸 총리와 한-사우디 회담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반>

 

국방·방산 분야의 협력도 빼놓을 수 없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어 이스라엘-팔레스타인의 충돌을 계기로 양국 방산협력의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 

 

한국의 방산 기술은 이미 동유럽과 중동 지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으며 중동의 진정한 패권자를 노리는 사우디는 국방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적지 않은 접점이 존재한다.


이미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양국 간 대규모 방산 협력 논의가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전언이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사우디 간에 대공 방어체계, 화력 무기 등 다양한 무기 수출 계약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규모와 액수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한-사우디 회담, 올 3월 칼리드 장관의 방한에 이어,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양국의 국방·방산 협력이 한층 발전하고, 이를 통해 양국 관계가 보다 더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칼리드 사우디 국방장관은 이에 대해 "결실 단계에 접어든 한-사우디 방산 협력 성과가 양국 관계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기술협력, 공동생산을 포함한 방산 협력을 함께하길 희망한다"고 제안, 주목을 받았다.


지난해 11월 빈 살만 왕세자 방한 시 양국 정상회담에서 핵심 의제였던 건설 및 인프라 협력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두 정상은 건설 및 인프라분야는 양국의 경제발전과 상호 협력에 큰 역할을 해온 상징적인 분야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양측은 네옴시티프로젝트를 비롯해 사우디가 추진 중인 키디야, 홍해 개발, 로신, 디리야 등의 기가 프로젝트와 이에 연계된 인프라 사업의 성공을 위해 함께 협력하기로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리야드의 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린 동행 경제인 만찬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경제인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제공>

 

韓, 네옴프로젝트 중 약 250억달러 규모 수주 유력

네옴프로젝트는 빈 살만이 주도하는 초대형 신도시 건설 프로젝트로 홍해에 인접한 사막과 산악지대에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최첨단 미래 신도시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첨단기술이 총망라되며 투자비만도 5000억달러를 웃돈다. 빈살만의 중장기 사우디 국가재건 플랜인 '비전2030'의 핵심이다.


우리나라는 윤 대통령의 국빈 방문을 계기로 사우디가 추진하는 네옴프로젝트 중 현대차그룹의 가스플랜트 수주를 비롯해 약 250억 달러(약 34조원) 규모의 수주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실은 "실질적인 양국 인프라 협력의 적극적인 추진을 위한 '한-사우디 인프라협력센터를 개소, 제도적 기반을 강화한 것이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도 한-사우디 정상은 공동선언문에서 양국 간의 에너지, 기후, 문화·인적 교류 등으로 신규 협력 범위를 지속적으로 확대하기로 했다. 

 

한국은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최대 원유수입국 사우디와 오일 공급망에 대한 지속적 지원과 협력을 이끌어내는 한편, 신재생에너지 분야의 중동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양국 정상회담에서 'K팝', 'K드라마' 'K뷰티' 등 한류가 주요 화젯거리가 된 만큼 향후 양국의 문화 콘텐츠 부문의 협력도 강화될 전망이다.이에 따라 한국의 소프트 파워가 사우디를 비롯한 중동지역에서 입지를 강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 기업인들과 만찬에서 "이번 사우디 순방에서 우리 '팀코리아'가 156억 달러 이상의 수출·수주에 대한 MOU를 체결한 것이 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줄 소중한 마중물"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윤대통령의 사우디 국빈방문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 회장, 김동관 한화 부회장,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 류진 한국경제인협회 회장(풍산그룹 회장), 허태수 GS 회장, 김석준 쌍용건설 회장, 김영섭 KT 대표이사,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장 등 180여명의 기업인이 동행했다.

 

토요경제 / 조봉환 기자 ceo@sateconom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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