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사업장 전경. 20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방문으로 전세계의 이목이 이곳으로 집중되고 있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을 위한 방한과 동시에 첫번째 행선지로 삼성전자 평택공장을 선택, 전 세계 IT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러시아와 중국을 기술적으로 견제하기 위해 주요 우방국들을 중심으로 기술동맹을 적극 추진중인 시점에 삼성 평택공장을 첫번째 국외기업 방문기업으로 점지했기 때문이다.
특히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세계 주요국가간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는 시점이 이루어진 바이든의 삼성 방문이어서 그 배경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바이든이 미국 대통령으로선 첫 번째로, 그것도 방한 하자마자 삼성부터 찾은 까닭은 삼성이 미국 주도의 기술동맹을 추진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키를 쥐고 있다는 방증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는 한-미-일 중심의 기술동맹의 핵심 키워드는 두말할 나위 없이 반도체다. 반도체는 전기전자, 정보통신, 자동차, 항공기 등 모든 분야의 심장과 두뇌에 해당하는 핵심 분야이기 때문이다.
삼성은 특히 인텔, 마이크론 등 미국의 기라성같은 반도체기업을 추월하며 세계1위에 올랐고, 하이닉스와 함께 세계 반도체 공급을 좌지우지할만한 영향력을 지니고 있다는 점에서 바이든의 평택 방문 배경을 이해할 수 있다.
이는 그만큼 삼성이 글로벌 시장에서의 위상이 높아졌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삼성을 빼고 반도체 공급망 재편이나 기술동맹을 논하기 어려울 정도가 됐다.
바이든, 기술동맹에 대한 의지의 표현
바이든의 이번 삼성 평택공장 방문은 한미간 기술동맹의 상징적이며 의미 있는 첫발을 내디딘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삼성을 찾은 것은 그만큼 바이든의 기술동맹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반도체 설계 기술을 갖춘 미국과 세계 최고의 반도체 제조 기술을 보유한 한국의 삼성이 협력한다면, 엄청난 시너지효과를 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사실 삼성의 평택공장은 단일공장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이다. 축구장 400개를 합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자랑하는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이다.낸드플래시 등 차세대 메모리반도체와 파운드리 제품을 생산하는 첨단 복합 라인으로 구성돼있다.
1라인(P1)과 2라인(P2)은 현재 풀 가동 중이며,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3라인(P3)이 가동되면 삼성의 반도체 생산능력은 경쟁사들을 압도하고도 남는다.
삼성의 입장에서도 바이든의 방문은 여로모로 의미가 크다. 설계, 생산, 파운드리를 아우르는 전 분야의 반도체종합기업(IDM)으로서 초격차를 유지하며 '반도체왕국' 건설을 꿈꾸는 삼성으로선 마지막 남은 퍼즐인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는데 있어서 미국 정부의 협조와 지원은 절대적이다.
천군만마를 얻은 것에 비유할만하다. TSMC의 거센 저항에 막혀 파운드리 마켓셰어를 늘리는데,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삼성으로선 분위기 전환을 위한 절호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미국은 안정적인 자체 수급을 위해 직접 파운드리 제조에 뛰어든 인텔을 필두로 퀄컴, 엔비디아 등 세계 파운드리 오더를 좌우하는 초대형 반도체 설계 업체들이 즐비하다.
글로벌 파운드리 오더의 대부분은 미국에서 나온다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정도다. 이런 상황에 미 대통령이 기술동맹을 강조하며 직접 평택공장을 찾은 것 그 자체만으로도 삼성의 파운드리 사업에 의미있는 진전을 기대할만한 요소다.
![]() |
| ▲ 취임 후 한국을 첫 방문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윤석열 대통령과 2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시찰을 마친 뒤 연설하고 있다. |
삼성, 3나노 공정 기술 적극 어필
바이든 정부는 특히 기술동맹의 핵심 축인 반도체 부문, 그 중에서도 파운드리 반도체의 공급망 재편을 전략적으로 추진중이다.
바이든이 기술동맹이란 무기를 내세워 궁극적으로 노리는 핵심 타깃은 두말할 나위 없이 중국이다.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현재 미국의 유일한 경쟁국은 중국이다.
미국이 중국의 견제와 각종 규제에 사활을 걸고 있는 이유다. 중국이 세계 시장에서 차곡차곡 마켓셰어를 늘려갈수록 미국의 심리적 부담은 가중된다.
이런 상황에 바이든 정부가 꺼내들은 히든 카드가 기술동맹이다. 중국을 근원적으로 견제하기 위해선 기술동맹국의 도움이 없이는 실효를 거두기 어려운 까닭이다.
세계 파운드리 시장을 크게 보면 삼성과 대만 TSMC가 양분하고 있지만, 최근 중국의 추격이 매섭게 전개되고 있다. 게다가 위탁 생산을 맡기다보면 설계의 주요 내용과 제품 정보가 그대로 공개될 수 밖에 없는 구조이다.
미국의 입장에선 중국 견제를 통해 안정적인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는데 있어서 기술동맹은 '필요조건'이며. 삼성의 적극적인 동참은 '충분조건'인 셈이다.
삼성은 이를 모를 리 없다. 누구보다 세계 반도체 시장을 둘러싼 패권 전쟁의 의미와 그 분위기를 잘 간파해 파운드리 사업의 일대 전환점으로 이번 기회를 이용하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평택공장 방문에 핵심 경영진 100여명이 총 출동한 것이 이를 증명한다. 특히 TSMC를 따라잡을 킬 체인으로 밀고 있는 3나노 기술을 바이든 방문에 전략적으로 어필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삼성이 세계 최초로 상용화에 나설 3나노 공정기술은 최근 파운더리 업계의 최고 핫이슈다. 삼성이 TSMC에 앞서 있는 거의 유일한 분야이기도 하지만, 3나노 파운드리의 상용화는 관련 응용 제품의 획기적인 진전을 가져올 최첨단 기술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이재용 삼성 부회장은 이번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 일정중 3차례 직접 만남의 기회를 잡아 스킨십을 더욱 밀도있게 함으로써 향후 삼성의 미국투자 확대와 파운드리 영업의 결정적 계기로 삼는다는 전략이다. 실제 이 부회장은 20일 평택공장을 시작으로 윤석열 대통령 주관의 만찬 등 2차례 더 바이든을 대면한다.
한-미 반도체 공조 급진전 예고
특히 바이든이 방한에 퀄컴의 크리스티아누 아몬 최고경영자(CEO)가 동행, 이 부회장으로선 더없는 기회를 마주하게 됐다. CDMA통신칩업체로 잘 알려진 퀄컴은 미국의 대표적인 파운드리 발주회사이다.
미국 텍사스주 중부 소도시인 테일러에 무려 17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해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신축한다고 발표한 삼성으로선 퀄컴은 최고의 잠재 고객이다. 미 대통령인 바이든이 삼성에게 최고의 영업 기회를 제공한 셈이다.
반도체 초격차 아이템중 하나로 선택한 운석열 정부도 바이든의 평택공장 방문이 한-미간의 반도체 공조가 급진전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대통령실의 한 관계자는 이와관련, "미국이 강점이 있는 반도체 설계와 장비 분야 협력에 이어 시스템 반도체 분야까지 결합한다면 매우 강한 시너지 효과 낼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30년까지 메모리에 이어 시스템반도체도 세계 1등에 오르겠다는 야심찬 목표를 세운 삼성으로선 바이든의 방문이 하늘이 내린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제하며 "이를 계기로 삼성이 매머드급 투자가 예고된 미국 택사스 공장 신축과 미국 반도체업체를 대상으로한 파운드리 영업이 새로운 국면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저작권자ⓒ 토요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