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의 신뢰도 제고와 전문성 확보 위한 자구책...위기 대응 업계 '핫라인' 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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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업비트, 빗썸 등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들이 자율규제 차원에서 공통 상폐가이드라인을 만든다.<사진=토요경제> |
FTX 파산사태 이후 세계 암호화폐 시장의 냉기가 사라지지 않고 있다. 세계 1위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지난 10일(현지시간) 자체 블로그를 통해 전직원의 무려 20%를 해고 통보한 것이 현재의 분위기를 그대로 보여준다.
이에 앞서 지난 5일 암호화폐 대부업체 제네시스트레이닝은 전 직원의 무려 30%를 감원했다. 작년 8월 20%를 해고한 것과 합치면 절반이상을 구조조정한 셈이다.
글로벌 복합위기 속에서도 대표적인 불안전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의 태생적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올해도 암호화폐 시장전망은 먹구름이 가득하다. 이러한 부정적 시장 전망속에서 관련 기업들이 선제적 대응에 나선 것이다.
국내 상황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전반적으로 암호화폐 시세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데다, 테라-루나 사태에 이은 위믹스코인의 상장폐지 후폭풍에 시장에 좀처럼 활기를 찾기 어렵다. 엎친데덮친 격으로 정부는 암호화폐 시장 전반에 대한 규제의 칼을 들이댈 움직임을 보여 업계가 바싹 긴장하고 있다.
투자자 보호 위한 최소한의 공통 상폐기준 만들 것
국세청은 10일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운영사인 빗썸코리아와 빗썸홀딩스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착수했다. 다른 거래소 운영사들도 불똥이 튀지 않을까 전전긍긍이다.
진퇴양난의 위기에 빠진 암호화폐거래소들이 투자자 신뢰회복과 체질개선을 위한 자정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내 5대 암호화폐거래소 연합체인 디지털자산거래소공동협의체(Digital Asset eXchange Allince, DAXA)가 12일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디지털자산 자율규제 현황과 과제'란 정책 심포지엄을 가져 주목을 받았다.
DAXA(닥사)측은 이날 심포지엄을 통해 업비트, 빗썸, 코인원, 코빗, 고팍스 등 국내 5대 가상화폐 거래소가 거래지원 종료, 즉 상장폐지에 대한 공통 기준을 마련키로 했다고 밝혔다.
김재진 DAXA(닥사) 사무국장은 "거래지원 종료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거래소의 역할"이라며 "닥사는 이에 대한 최소한의 공통 기준을 수립하고자 현재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거래지원 공통가이드라인처럼 개별 사업자의 경쟁력을 제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최소한의 요건조차 갖추지 못한 불건전한 자산이 시장에 유통됨으로써 투자자 피해가 발생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최소한의 자율규제 장치"라고 설명했다.
업계 공동 위기 대응 체제와 핫라인 구축
DAXA(닥사) 소속 5대 암호화폐거래소는 거래 지원, 즉 상장을 위한 공통 심사 가이드라인은 이미 적용하고 있다. 거래지원 가이드라인은 내재적 위험성, 기술적 위험성, 사업 위험성, 기타 위험성 등으로 구성된다. 즉, 상장 심사에 이어 상폐에 대해서도 공통 기준을 마련, 상폐 기준에 대한 투명성을 대폭 높이겠다는 것이다.
김 국장은 "위험성 별로 다양한 세부 평가 항목을 마련했고, 해당 항목들을 과거 문제 사례에 적용해 검증하는 절차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닥사는 공동의 위기 대응 체계도 마련, 시행 중이다. 닥사에 따르면 라이트코인, FTT, 위믹스 거래지원 종료와 이더리움 머지 대비 입출금 중단 등이 주요 공동 대응 사례다.
닥사는 또 시장 상황에 의한 단순한 가격 등락 외에 특이사항 발생으로 투자자 주의가 요구되는 경우를 위기 상황으로 지정, 회원사 간 핫라인을 통해 공유한다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해당 암호화폐 발행 주체와 소통을 공동으로 진행해 사업자들이 동일한 자료를 판단의 기초로 삼도록 하고, 검토된 자료를 바탕으로 각 회원사가 판단했을 때 거래지원 결과가 같으면 공지 사유와 일시를 협의해 동시에 공지한다는 것이다.
닥사는 공동으로 위험성 지표를 발굴하고, 모니터링도 실시하고 있다. 일례로 스테이블 코인의 경우 1달러에 연동하는 코인 가격이 0.9달러에 도달 후 24시간 동안 그 이하로 유지되거나, 0.8달러까지 떨어지는 경우 12시간 내 유의 종목으로 지정한다. 특정 종목의 가격, 거래량, 입금량 등이 급변동하는 경우 경보 알림을 제공하는 시스템도 개발중이다.
닥사 측은 "이같은 공동 대응이 투자 판단의 기초가 되는 정보의 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긍정적 영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실효성 있는 경보제가 실행될 수 있도록 면밀히 검토하고 준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발행사들 "거래소 문턱 더 높아질까" 우려
이석우 닥사 의장(두나무 대표)은 “디지털자산 시장이 대외적으로는 글로벌 경기 침체와 신 3고 현상이 지속되고, 대내적으로는 테라·루나 사태와 FTX 파산, 위믹스 상폐 등 큰 이슈가 겹쳐 ‘크립토윈터(암호화폐 침체기)’가 이어지고 있다”고 전제하며 "앞으로 자율규제의 기반을 마련하고 암호화폐 생태계의 신뢰도 제고 및 전문성 확보를 위해 공동의 자율규제안을 수립, 이행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국회와 금융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암호화폐 생태계의 건전한 발전과 투자자 보호를 이행하겠다”며 “나아가 국내 디지털자산 산업의 국제 경쟁력 제고에 이바지하겠다”고 강조했다.
5대거래소의 이같은 공통의 자율규제 움직임에 대해 암호화폐 업계와 투자자들의 반응은 다소 엇갈리고 있다. 기존 암호화폐 업체들과 신규 상장을 추진중인 업체들은 닥사 소속 빅5 거래소의 공동 전선 확대로 거래소 문턱이 더욱 높아져 소위 '갑질'이 심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반면 투자자들은 묻지마식 투자를 지양하고 발행사에 대한 보다 면밀한 분석을 통한 신중하게 결정하게 됨으로써 투자리스크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다.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에 비해 암호화폐 시장은 상대적으로 투명성과 신뢰도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고 전제하며 "이제라도 닥사를 축으로 거래소들이 적극적인 자율규제에 나섬으로써 향후 이 시장의 건강한 발전에 큰 계기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토요경제 / 이중배 기자 dialee0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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